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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무 '댕댕런' 이제 불가?...경찰 쫙 깔린 청와대 앞 직접 뛰어보니

머니투데이 박상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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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무 '댕댕런' 이제 불가?...경찰 쫙 깔린 청와대 앞 직접 뛰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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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을 달리는 한 시민의 모습. 경찰 곁을 지나가도 제지는 없었다./사진=박상혁 기자.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을 달리는 한 시민의 모습. 경찰 곁을 지나가도 제지는 없었다./사진=박상혁 기자.



대통령실의 청와대 복귀가 성탄절 이전에 마무리될 전망인 가운데 시민들은 일대 경비 강화로 통행이 제한될 것을 우려했다. 하지만 실제로 청와대 일대를 직접 뛰어보니, 경비 인력은 이전보다 늘어나 강화된 모습은 있었지만 현장에서 시민들을 제지하는 조치는 없었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일대 경비는 이전보다 강화된 모습이었다. 청와대 정문엔 하얀색 이동식 경비초소가 새로 설치됐고, 춘추관 인근 등에 기동대 버스 2대가 배치돼 경찰 인력이 주변을 지키는 중이었다. 경비 인력은 이른 아침부터 러닝하는 시민에 시선을 두긴 했지만, 제지나 불시 검문에 나서진 않았다.

청와대 러닝코스./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청와대 러닝코스./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기자도 시민들을 따라 직접 러닝 코스를 뛰어봤다. 광화문을 출발해 국립민속박물관을 지나 삼청동 문화거리 인근까지 달려보니, 이 일대의 경비 인력은 이전에 비해 늘진 않았다. 길가에는 철제 진입 차단 구조물 8개가 설치됐지만, 모두 옆으로 치워진 상태여서 통행에는 불편함이 없었다.

언덕을 올라 청와대 춘추관 인근으로 들어서자 이곳부터는 경비가 한층 더 삼엄해진 모습이었다. 일대에는 형광색 조끼를 입은 경찰관 약 10명이 순찰하며 경계 근무를 서는 중이었다. 경찰관들은 러닝을 하는 시민들의 움직임을 지켜봤지만, 별도로 제지하진 않았다. 기자가 일부러 형광색 조끼를 입은 경찰관 옆을 지나가 봤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시민들이 우려하던 불시 검문도 없었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러닝 코스에 접근 차단 구조물 4개가 놓인 모습./사진=박상혁 기자.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러닝 코스에 접근 차단 구조물 4개가 놓인 모습./사진=박상혁 기자.


다만 청와대 방향으로 사진 촬영을 시도하자, 한 경찰관이 '보안 구역인 만큼 사진은 자제해달라'라고 안내했다. 이후엔 청와대 사랑채를 지나 경복궁역 인근까지 돌아 '청와대 코스'를 달리는 동안 아무런 제지 없이 완주할 수 있었다.

실제로 이곳에서 오랜 기간 뛰었다는 시민들도 별다른 통제 없이 러닝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50대 여성 최미정씨는 "인근 주민이라 매일 이곳 인근을 뛴다"라며 "청와대 개방 이후로 러닝을 포함한 이동에 제약을 느낀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도 통제 방식에 특별한 변화는 없었고 지금도 자유롭게 뛰며 주변을 오간다"라고 했다.


오후가 되자 러닝 인파는 더 늘어 5분에 한 번꼴로 달리는 사람들이 지나갔다. 조정선씨(66)는 "퇴근 후 5년 전부터 청와대 주변을 뛰었다"라며 "경찰들이 구역별로 있긴 하지만 제지하거나 통제하진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 "본 안내문은 '소음을 내지 말라'는 팻말 정도였고, 경찰들도 이 근방을 뛰기도 하더라"라고 했다.


복귀 앞두고 불거진 '러닝 통제' 오해…경호처 '접근 제한 없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정문 인근 모습. 형광색 옷을 입은 경찰관들이 순찰 중이었지만, 별다른 제지 없이 통과할 수 있었다./사진=박상혁 기자.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정문 인근 모습. 형광색 옷을 입은 경찰관들이 순찰 중이었지만, 별다른 제지 없이 통과할 수 있었다./사진=박상혁 기자.



지난 11월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 일정에 맞춰 일대 경비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3년간 청와대 개방으로 환경이 크게 달라진 만큼 시설 점검과 조정이 필요하다"라며 "대통령실이 복귀하면 지금보다는 (시민들의) 진입이 더 제한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통령 경호처 관계자는 "경찰 쪽에서 진입이 제한될 거라는 취지로 브리핑하자 경호처 내부에선 '왜 그런 얘기가 나왔나' 하며 의아해하던 상황이었다"라며 "해당 발언에 대해 우리 측과 사전에 논의한 적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호처는 '열린 경호·낮은 경호' 원칙을 최대한 유지해 개방과 소통 기조가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댕댕런' 등 청와대 주변 달리기 보장은 물론, 등산로 개방 등 국민 접근성 통제 최소화가 기본 기조"라고 말했다.

박상혁 기자 rafandy@mt.co.kr 김서현 기자 ssn35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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