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시 : 2025년 12월 19일 (금) 저녁 10시 20분
□ 담당 PD : 이시우
□ 담당 작가 : 김배정, 김현정
□ 출연자 : 박태용 (강북삼성병원 비뇨기과 전문의)
□ 방송 채널
IPTV - GENIE TV 159번 / BTV 243번 / LG유플러스 145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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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박태용: 안녕하세요. 비뇨의학과 전문의 박태용입니다. 오늘 제가 준비한 주제는 남성 난임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정계정맥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박성훈 성우: 남성 난임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정계정맥류. 정계정맥류는 고환 주위에 정맥이 늘어나고 구부러져 울퉁불퉁하게 혈관이 만져지는 질환인데 중장년층뿐 아니라 청소년기 남성에게도 발생한다고 한다. 전체 남성의 15%에서 발생하는 정계정맥류,정계정맥류가 발생하면 고환 온도가 올라가 정자의 기능이 떨어지고 심할 경우는 불임을 유발하게 된다는데, 남성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정계정맥류의 발병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정계정맥류의 이해>
◆박태용: 이 방송을 보시는 많은분들이 정계정맥류란 말이 생소하실 거라고 생각됩니다.먼저 무슨 뜻인지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정은 정자, 계는 줄기. 즉, 정계는 정자가 이동하는 통로 정삭을 말하고 정맥은 우리 몸의 곳곳에서 사용된 피를 다시 심장으로 되돌려 보내는 혈관입니다. 류는 혹처럼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른 상태를 뜻합니다. 즉 정계정맥류란 고환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정맥이 늘어나고 혈액이 역류하는 병적인 상태를 말합니다.정계정맥류라는 질환에 대해서는 익숙하지 않으실 테지만 이와 유사하고 우리에게 비교적 익숙한 질환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하지정맥류입니다. 정계정맥류는 남성 고환에 발생하는 하지정맥류와 같은 질환입니다. 우리 몸의 정맥은 각 조직과 기관을 거친 피를 심장으로 올려보내는 역할을 하는데요. 그 안에는 피가 역류하지 않게 막아주는 정맥 판막이 있습니다.그런데 이 판막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망가지면 피가 역류하고 혈관벽이 점점 늘어나면서 푸르게 변하고 불룩해집니다. 이런 상태가 고환에서 발생하는 것이 정계정맥류입니다. 그림처럼 고환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동맥과 정맥, 정자의 통로인 정관, 신경 다발들이 모인 이 구조물을 정삭이라고 합니다. 여기에는 고환에서 나오는 수많은 가느다란 정맥들이 덩굴처럼 얽혀 있는데요. 이걸 덩굴 정맥 또는 만상정맥이라고 합니다. 이 부위의 만상정맥이 늘어나 혈액이 고이고 온도가 올라가는 질환이 바로 정계정맥류입니다.
<정계정맥류 발생 비율>
◆박태용: 그렇다면 정계정맥류는 얼마나 흔하게 발생할까요? 미국 비뇨의학회와 여러 역학 연구에 따르면 전체 성인 남성의 약 15%에서 정계정맥류가 발견됩니다. 생각보다 꽤 흔한 질환인 것입니다. 좌우 발생 비율을 보면 80~90%의 환자에서 왼쪽에 나타납니다. 오른쪽만 단독으로 생기는 경우는 약 1~5%, 양측성은 10~20%로 보고되어 정계정맥류가 주로 좌측에 발생하는 질환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정계정맥류가 왼쪽에서 더 흔한 데에는 몇 가지 해부학적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정맥의 길이와 합류 각도의 차이입니다. 오른쪽 고환 정맥은 비교적 짧은 길이를 따라 올라가 곧바로 하대 정맥으로 들어갑니다. 또한 정맥이 완만한 각도로 합류하기 때문에 혈류가 부드럽게 흘러 배액이 잘 이루어집니다. 반면 왼쪽 고환 정맥은 좌신 정맥을 거쳐야 하고 정맥이 거의 직각으로 합류하는 구조입니다. 직경도 더 좁고 정맥압이 높아지기 쉬워 혈액이 정체되거나 역류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둘째 이유는 바로 호두까기 증후군입니다. 왼쪽 신장에서 나오는 좌신 정맥은 대동맥과 상장간막동맥 사이를 지나가는데요. 사람에 따라서 이 사이가 좁아져 정맥이 압박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좌신 정맥이 눌리면 정맥 안에 압력이 상승하고 연결된 왼쪽 고환 정맥의 압력까지 함께 올라가면서 정맥이 확장되고 역류가 더 잘 생기게 됩니다. 세 번째 이유는 정맥 판막의 발달 차이입니다. 좌측 고환 정맥은 다른 정맥과 비교했을 때 정맥 판막이 없거나 있어도 기능이 불안정한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정맥 판막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혈액이 위쪽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아래로 역류하기 때문에 정맥이 쉽게 확장하게 됩니다.말씀드린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정계정맥류는 대부분 좌측에서 발생합니다. 하지만 오른쪽에만 단독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단순한 정맥 판막 문제뿐만 아니라 후복막강의 종양이나 림프종 등의 병변이 하대정맥을 압박하여 발생하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우측 단독 정계정맥류가 발견되면 복부 초음파나 CT 등 추가적인 영상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정계정맥류의 증상>
◆박태용: 정계정맥류가 생기면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요? 사실 정계정맥류는 아무 증상 없이 지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건강검진이나 군 신체검사·정액검사를 진행하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 또한 굉장히 많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있는 분들은 주로 음낭과 고환 주변의 불편감·묵직한 통증을 호소합니다. 여러 형태로 나타날 수 있지만 주로 둔하고 잡아당기는 느낌 혹은 무언가가 눌려 있는 듯한 통증으로 표현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징적으로 시간과 자세에 따라 증상이 달라지기도 하는데요. 오래 서 있거나 운동을 하면 혈액이 아래로 몰리면서 통증이 심해지고 사우나·온탕 등의 환경에서는 체온이 올라가고 정맥이 더욱 확장되어 불편감이 악화되는 경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눕거나 휴식을 취하면 정맥압이 떨어지면서 증상이 호전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특징은 외형 변화입니다. 정계정맥류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음낭 겉으로 구불구불한 혈관이 뭉쳐 보이거나 만졌을 때 지렁이 뭉치 같은 덩어리가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정계정맥류의 또 한 가지 중요한 문제는 남성 생식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 조상님들이 '남자는 차갑게 키워야 한다'라고들 많이 말하셨는데요. 이건 어느 정도는 과학적 근거가 있는 표현입니다. 고환의 온도는 정상적으로 우리 몸의 심부 체온보다 약 2~3℃도 정도 낮게 유지됩니다. 이렇게 고환의 온도가 낮게 유지될 때 정자는 제대로 만들어지고 성숙합니다. 그러나 정계정맥류가 있을 경우 확장된 정맥에 혈액이 정체되고 주변 열이 빠져나가지 못해 고환 온도가 상승합니다. 울혈과 혈액 정체로 인해서 저산소증이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산화 스트레스와 활성산소가 증가하여 고환 조직을 손상시킵니다. 결과적으로 정자 수의 감소·운동성 저하·비정상 형태의 증가 등으로 이어져서 임신 성공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실제 통계를 보면요. 1차성 불임의 35~40%·2차성 불임 남성의 75~80%에서 정계정맥류가 관찰됩니다. 정계정맥류는 남성 불임 원인 중 교정 가능한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으로 정계정맥류가 오래 지속될 경우에는 정맥 검사 이상뿐만 아니라 고환 자체가 조직학적으로 손상되고 점차 크기가 작아지는 위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어머님들이 들으실 때 '고환이 조금 작아지는 게 큰 문제인가요?'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고환는 정자 생성뿐만 아니라 남성 호르몬 생성의 핵심 기관입니다. 실제로 정계정맥류 환자에서 평균적으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더 낮게 측정되는 연구들이 있고, 저성선증이 동반된 경우 수술로 정계정맥류를 교정하면 남성 호르몬 수치가 회복된다는 결과들이 다수 보고되어 있습니다. 즉, 정계정맥류는 단순히 통증이나 불임의 문제를 넘어서 남성의 호르몬 기능과 심리적 ·신체적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질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계정맥류 진단 방법과 검사>
◆박태용: 그렇다면 정계정맥류가 의심될 때 병원에선 어떤 검사를 하게 될까요?정계정맥류의 진단은 생각보다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정계정맥류의 가장 기본적인 진단 방법은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서 확인하는 것입니다. 고환과 음낭의 정맥이 굵어져 있는지, 지렁이가 뭉친 것 같은 덩어리가 만져지는지를 확인합니다. 검사는 누워서 또는 서서 진행하며 서 있을 때 정맥이 더 잘 부풀기 때문에 진단이 어려울 경우 자세를 변경하여 검사를 진행합니다. 필요할 경우 환자에게 배에 힘을 꽉 주어 복압을 올리는 동작 이것을 발살바법이라고 하는데요. 이것을 시행해 보도록 합니다. 발살바를 하면 정맥압이 순간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평소 잘 보이지 않던 혈관이 도드라지게 보이거나 만져질 수 있습니다.이 발살바법을 시행하며 고환 주위에 팽창된 혈관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거나 만져보아 부풀어 오르는지 확인함으로써 정계정맥류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시진과 촉진을 하면서 정계정맥류가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 평가합니다. 여러 분류법이 있지만 가장 흔히 사용되는 것은 더빈 아멜라 분류법인데요.
1단계는 겉으로는 보이지 않고 배에 힘을 주어 복압을 높였을 때, 즉 발사바법을 시행했을 때만 손으로 만져지는 정계정맥류입니다. 이 단계는 비교적 경미한 편이며 환자 스스로는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단계는 힘을 주지 않아도 평상시 촉진이 가능한 경우를 말합니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의사가 손으로 만져보면 확장된 혈관이 비교적 쉽게 잡히는 단계입니다.
3단계는 가장 심한 단계로 혈관이 만져질 뿐만 아니라 눈으로도 확실하게 보일 만큼 팽창된 상태입니다. 환자 스스로도 샤워하거나 거울을 볼 때 혈관이 도드라져 보인다, 지렁이가 뭉쳐 있는 것 같다라고 표현하실 정도로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해집니다. 이렇게 시진과 촉진해서 정계정맥류가 의심 시에는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초음파 검사 시에는 음낭 내에 정계정맥류만이 아니라 다른 이상이 없는지도 함께 확인합니다. 혹이 있거나 물이 차 있지는 않은지 탈장이 있지 않은지 감별해야 할 여러 질환을 동시에 체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정계정맥류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좌우 고환의 크기 차이와 만상정맥총의 직경이 확대되어 있는지, 도플러 초음파로 혈액이 역류하는지를 확인합니다.
도플러초음파란 도플러 효과를 이용하여 혈관 내 혈류의 속도와 방향을 평가하는 진단 도구입니다. 초음파를 혈관 내부에 발사하여 반사되는 음파의 주파수 변화를 측정해 속도와 방향을 계산하여 스크린의 영상으로 표시하여 줍니다. 이미지를 보시면요. 일반인들과 비교했을 때 만상정맥총의 직경이 굵게 늘어나 있는 것이 뚜렷하게 관찰됩니다. 추가적으로 도플러 모드로 전환하여 관찰 시에는 혈액의 흐름 방향과 속도를 색깔로 표시해 줍니다.정계정맥류 환자의 경우에는 배에 힘을 주어 복압이 올라가면 혈액이 역류되며 빨간색과 파란색이 뒤섞인 모자이크 패턴이 관찰됩니다. 이 모자이크 패턴이 정맥 역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소견입니다. 일반적으로 만상정맥총의 직경이 2.5~3mm 이상으로 확장되어 있고 발살바시 혈액 역류가 2초 이상 지속된다면 명확하게 정계정맥류가 있다고 진단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초음파 검사 외에도 고환 기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정액검사와 남성호르몬을 포함한 생식호르몬 검사를 시행합니다. 먼저 정액검사는 정계정맥류가 실제로 정자 생성에 영향을 주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입니다. 검사 전에는 3~5일 정도 성관계나 사정을 피해야 하고요. 채취된 정액을 통해서 정자 수·운동성 형태 등을 평가합니다. 남성호르몬은 일반적으로 아침에 가장 높고 저녁에 낮은 일주기 리듬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식사에 영향을 받아 오차가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검사의 정확도를 위해서 혈액 검사는 오전 일찍 3~4시간 정도의 금식 상태에서 진행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혈액 및 정액검사는 한 번의 검사 결과만으로 비정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수면부족·스트레스·발열·음주·사정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수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2번 이상의 반복 검사를 통해 이상 소견이 지속적으로 확인됐을 경우에 치료 방침에 반영됩니다. 또한 상황에 따라 CT 또는 MRI 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정계정맥류는 대부분 해부학적 구조 차이로 인해 좌측에서 발생합니다. 그러나 오른쪽에만 단독으로 생기거나 갑자기 최근에 심한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신장의 종양·후복막·종양·림프종·후복막 섬유증 등 하대정맥 또는 고환 정맥을 압박하는 병변이 숨어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럴 때는 CT나 MRI 등의 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정계정맥류 치료가 필요한 경우>
◆박태용: 많은 환자분들께서 정계정맥류로 진단되면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여쭤보십니다. 일단 말씀드리자면 모든 정계정맥류가 치료 대상은 아닙니다.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크게 세 가지 상황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통증이 지속될 때입니다. 오래 서 있거나 운동 후 음낭이 묵직하게 아프고 휴식 시에도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통증이나 뻐근한 불편감이 몇 달 이상 지속된다면 통증 완화를 위해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음낭 및 음낭 주위 만성 통증은 전개 정맥류 이외에도 부고환염·신경 문제·서혜부 탈장 등 여러 원인과 겹칠 수 있기 때문에 정계 정맥류가 통증의 원인이 맞는지 치료 전 정확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수술하면 정말 통증이 개선될까요? 많은 연구에서 전기 정맥류 교정술을 시행하면 70~90%의 경우에서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거나 부분적으로 개선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즉 정계정맥류가 원인으로 의심되는 경우라면 통증 치료 효과가 비교적 확실한 편이기 때문에 수개월 관찰해도 좋아지지 않을 때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치료가 필요한 경우입니다. 바로 정계정맥류 발생 측의 고환 크기가 유의미하게 작아진 경우입니다. 정상적으로는 양측 고환 크기가 비슷해야 하지만 20%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에는 정계 정맥류가 정자 생산 등 보안 기능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추가적인 고환 위축과 기능 악화를 막기 위한 수술적 교정이 필요합니다. 정계정맥류는 사춘기 전 발생 시에는 드물게 자연 치유가 되기도 하지만 사춘기 이후에 발생 시에는 회복되지 않고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입니다. 하지만 사춘기나 젊은 성인 시기에는 정계정맥류를 교정 시 약 70~80%의 환자에서 작아졌던 고환이 다시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즉 반대쪽 정상 고환의 크기를 어느 정도 다시 따라잡는 것인데요. 이걸 따라잡기 성장이라고 합니다. 고환 크기가 회복된다는 것은 단순히 외형적인 변화가 아니라 생식 능력과 기능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이른 시기에 발견된다면 고환 부피의 회복과 추가적인 위축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을 것을 권고합니다.세 번째 경우는 임신을 시도 중이거나 앞으로 아이를 갖고 싶은데 정액검사에서 이상이 보이고 정계정맥류가 동반된 경우입니다. 실제로 많은 환자분들이 정계정맥류가 있으면 임신이 가능한지 수술하면 좋아지는지를 질문하시는데요. 정계정맥류는 남성 불임 중 교정 가능한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술을 통해 우려를 개선하고 고환 온도를 낮춰주면 손상 받았던 정자 생성 항균이 점차 회복되고 정액 지표가 개선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연구를 종합하면 정계정맥류 수술을 받은 경우 약 60~80%의 환자에서 이전보다 정자 농도·정자의 운동성과 정상 형태 비율이 유의미하게 호전됩니다. 이 외에도 임신율에 중요한 총 운동성 정자 수가 약 100~200% 이상 증가하였다는 보고들이 많이 있습니다.이러한 변화는 자연 임신율에 반영되는데요. 정계정맥류 치료 후 자연 임신율은 30~50% 정도로 비치료군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결과를 보입니다.
요약하자면 정계정맥류 치료는 정액 지표 개선과 자연 임신 가능성 증가라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 있는 치료입니다.
<정계정맥류의 치료>
◆박태용: 다음으로 정계정맥류의 치료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통증이 있을 때 아세트아미노펜이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거나 혈액순환 개선을 위한 보조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약물은 통증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증상 조절이나 단기적 불편함의 완화 목적에 의미가 있습니다. 때때로 환자분들이 이렇게 질문을 하십니다. '약을 먹으면 좋아졌다가 끊으면 다시 아픈데 약만 먹으면 되는 건가요?' 안타깝지만 정계정맥류 자체를 치료하는 효과적인 약물 치료는 없습니다.약물은 어디까지나 통증을 줄여주는 대증요법일 뿐 늘어나서 역류가 생긴 정맥이 원래 상태로 회복되는 것은 아닙니다. 약을 복용하는 동안만 편해지고 약을 끊으면 통증이 다시 발생한다면 이것은 정계정맥류가 여전히 남아 있고 진행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팽창된 정맥을 차단하거나 제거하는 치료, 즉 수술적 교정이 필요합니다. 이 치료는 정맥의 역류를 차단하여 울혈를 해소시키고 고환으로 가는 혈류 환경을 정상화해 통증과 불편감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근본적인 치료로는 크게 수술적 정맥 결찰술과 혈관 색전술 두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정맥 결찰술입니다. 가장 오래되고 널리 시행되는 표준 치료로 작은 절개를 통해 팽창된 정맥을 직접 확인하고 묶거나 절제하여 역류를 차단하는 방식입니다. 전기 정맥류 수술법은 접근법, 수술 절개 위치에 따라서 조금 달라지는데요. 크게 후복막 접근법·서혜부 접근법·서혜하부 접근법으로 나뉩니다. 후복막 접근법 같은 경우에는 동맥을 손상으로 인한 고환 위축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요. 다만 모든 분지정맥들을 결찰하기 어렵기 때문에 재발률이 조금 높은 단점이 있습니다.다음은 서혜부 접근법입니다. 장점으로는 동맥과 림프관을 비교적 명확하게 구분해 보존할 수 있고 수술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습니다. 단점으로는 수술 후 통증이 조금 큰 편이고요. 재발률은 서혜하부 접근법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혜하부 접근법은 건막을 절개하지 않기 때문에 통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고요.고환 상부의 내정계정맥뿐만 아니라 확장된 외정계정맥·도대정맥까지 모두 쉽게 접근이 가능하여 결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재발률이 크게 낮출 수 있는 접근법입니다. 다만 식별하거나 결찰해야 할 정맥과 동맥의 분지 수가 많아지고요. 경험 부족 시에 동맥 결찰로 인한 고환 위축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수술 시간도 상대적으로 길고 양측성인 경우 수술을 시행하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미세현미경과 서혜하부 접근법을 결합한다면 동맥과 림프관 같은 주요 구조물을 높은 배열로 정확하게 구분하여 팽창된 정맥만 선택적으로 절제할 수 있습니다. 이를 서혜하부 미세현미경 정계정맥류 절제술이라고 합니다.현재까지 가장 치료 성적이 좋고 합병증 발생률과 재발률이 낮은 최선의 치료 방법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색전술은 피부를 절개하여 직접 혈관을 묶는 대신 혈관 속에 가느다란 카테터를 넣고 정맥 안쪽에서 역류하는 혈관을 막는 시술입니다. 보통 목이나 서혜부의 피부에 있는 정맥을 통해서 카테터를 삽입하고요. 조영술로 혈관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팽창된 고환 정맥을 찾아 코일이나 혈관 접착제·경화제들을 투여하여 혈관을 막습니다. 전신 마취가 필요 없고 회복이 빠르며 대부분 입원 없이 귀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상처가 작아 미용적으로 유리하고 시술 후 통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사람마다 혈관의 굵기나 분지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카테터가 목표 정맥까지 정확히 접근하지 못해 시술이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소량이지만 방사선이 사용되며 드물게 코일 이동이나 혈관 천공·경화제에 의한 염증 등 관련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정계정맥류 수술 후 관리>
◆박태용: 모든 치료에서 수술 자체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수술 후 관리입니다. 정계정맥류 치료는요. 시술 방법에 관계없이 회복이 매우 빠른 편에 속하며 대부분 수술 당일 또는 다음 날부터 걷기나 가벼운 일상 생활이 가능합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무거운 웨이트 트레이닝·격한 달리기·축구 같이 복압을 급격히 높이는 운동은 정맥의 압력이 가해지고 통증·멍·붓기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회복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약 2~4주 정도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부관계의 경우 상처가 충분히 아물고 통증이 없다면 수술 후 1~2주 뒤에 가능합니다. 드물게 정액에 약간 혈액이 같이 나올 수 있는데요. 대부분 일시적이고 자연스럽게 없어지므로 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정계정맥류 예방법>
◆박태용: 마지막으로 정계정맥류 예방과 생활 수칙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정계정맥류는 기본적으로 해부학적 구조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따라서 100% 예방은 어렵고 현재까지 명확하게 검증된 예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발생 위험을 낮추거나 증상 악화를 줄이기에 다음과 같은 생활 습관 관리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첫째 복압이 과도하게 올라가는 상황을 줄이는 것입니다. 지나치게 무거운 웨이트 트레이닝·장시간 서 있는 자세는 고환 주변 정맥의 압력을 높여 정맥 팽창과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둘째 장운동을 원활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변비가 있으면 배에 힘을 주게 되고 복압이 올라가며 정맥 순환에 부담이 가해집니다. 물을 충분히 마시고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을 섭취해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복부 비만을 줄이고 체중을 적정하게 관리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복부 지방이 많아지면 복강 내 압력이 높아져 울혈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가벼운 유산소 운동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걷기·자전거 타기·수영처럼 전신 혈액 순환을 촉진하는 운동은 고환 주변 정맥에 고여 있는 혈류 정체를 줄여주고 통증 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속옷 선택입니다. 너무 꽉 조이는 속옷은 복압을 높여 불편함을 줄 수 있고, 반대로 너무 헐렁한 속옷은 고환이 아래로 쳐지며 정맥 늘어짐을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적당한 지지력을 주면서도 조이지 않는 스포츠형 속옷이나 운동용 서포터 속옷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만은 기억하자>
◆박태용: 정계정맥류는 매우 흔하지만 남자의 고환과 음낭이라는 민감한 위치로 인해서 혼자 고민하시거나 병원 방문을 주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혹시 지속적인 음낭 주위 불편감이나 음낭 주위에 덩어리가 만져지는 것·불임 문제 등으로 고민하고 계시다면 혼자 걱정하지 마시고 전문의와 상담해 보시길 권합니다. 정계정맥류는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한다면 통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으며, 가임력과 고환 기능을 보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오늘 저의 이야기가 여러분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감사합니다.
이시우PD (lsw540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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