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배우 윤석화가 별세한 가운데, 생전 항암을 포기하고 자연요법 치료에 전념했던 고인의 삶의 태도가 회자되고 있다.
윤석화는 19일 오전 9시 50분께 뇌종양 투병 끝에 눈을 감았다. 향년 69세.
앞서 한국연극배우협회는 윤석화가 전날 오후 9시쯤 별세했다는 소식이 오보로 전해졌고, 한국연극배우협회가 이를 정정하고 사과하는 소동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몇 시간 뒤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더했다.
윤석화는 다수의 연극에 출연한 '1세대 연극배우'로, 오랜시간 무대를 지키며 큰 사랑을 받았으나 2022년 연극 '햄릿' 출연 중 악성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해왔다.
이후 2023년 10월 채널A '뉴스A'의 '오픈 인터뷰' 코너에 출연해 투병 중인 근황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처음 뇌종양 진단 소식을 들었을 당시 "기가 막혔다. 암도 웬만한 암을 주시지 뇌는 전체이지 않나. 웃음이 났다. 그리고 정신이 들더라"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윤석화는 "전조증상은 없었다"며 "개인 사정으로 힘든일이 많았고 지쳐 있는 일이 많았지만 특별히 아프다 생각하지 않았다"며 "런던 출장에 가서 픽 쓰러지 것"이라고 회상했다. 당시 그는 런던에서 에어 앰뷸런스를 타고 국내로 긴급 이송됐다.
또 그는 항암치료 포기에 대해 "수술 후 처음에는 방사선 표적 치료를 했는데 진짜 힘들더라 그때 몸무게가 43kg였는데 7kg가 빠졌다"고 36kg가 됐었다면서, 출연 당시 40kg까지 회복했음을 밝혔다.
이어 "주치의 선생님이 단순 병을 보신 게 아니라 제 삶을 이해해 주셨다. '저 분한테 항암치료가 안 맞는구나'하고, 자연치료 한다고 했을 때 이해해 주셨다"고 이야기했다.
항암치료 거부에 대해 윤석화는 "병원에 간호사들이 무작위로 혈관주사를 꽂는데 괴성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거다"라며 너무 아픈 나머지 사람이 미워지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매일 아침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는 건 삶이 아니다"라며 "일주일을 살아도 그냥 나답게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아이들을 실컷 보고 싶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또 당시 그는 자연치료 중인 일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한옥 자택에서 지내던 그는 "눈을 뜨면 무조건 작은 마당에 나간다. 나가서 맨발 걷기를 한다"며 자택 앞마당에서 매일 기도하고 있다고 근황을 공개했다.
그는 "내가 대지를 맨발로 걷는 동안에 내 몸의 모든 나쁜 독성이 빠지길 기대한다. 결국 암이라는 건 우리 안에 독극물이 쌓인 거다. 그래서 아침에 감사 기도로 맨발 걷기 하며 시작을 하고 그리고 아침 먹는다"며 "아침 먹을 땐 계란 2개를 꼭 삶아 먹는다. 아직 고기는 소화갈 잘 안 되니까 모자란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서"라고 먹는 음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그는 영양 보충을 위해 주스를 챙겨 먹는다고 했다. 20시간 넘는 수술 이후, 마취 호스 탓 앞니를 잃어 젖병을 사용해 주스를 먹는 근황을 유쾌하게 전하기도 했다. 그는 항암치료를 포기하고 자연 요법 치료에 전념했으나, 결국 회복하지 못하고 비보를 전했다.
한편, 윤석화는 1975년 데뷔 후 '신의 아그네스', '나, 김수임', '덕혜옹주', '명성황후' 등 다양한 연극과 뮤지컬에서 활약했다. 또한 드라마, 영화, CM송 가수 등 다방면에서 족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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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