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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뉴스 봤냐”…여의도 출근길 멈춰 세운 공사장 죽음 [오승혁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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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뉴스 봤냐”…여의도 출근길 멈춰 세운 공사장 죽음 [오승혁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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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여의도역 신안산선 공사 현장서 또 사망
올해만 포스코이앤씨 6번째 안타까운 죽음
사고마다 "책임지겠다" 말 되풀이


송치영(가운데)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18일 저녁 서울 여의도역 신안산선 공사 사고현장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날 여의도역 2번 출구 옆 신안산선 복선전철 4-2공구 지하 70m에 위치한 터널 공사 현장에서 작업자 7명 중 3명이 부상을 입었다. 50대 작업자 A씨는 터널 상단 약 16m 높이에서 낙하한 40m 길이의 철근망에 부상을 입고 심정지 상태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뉴시스

송치영(가운데)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18일 저녁 서울 여의도역 신안산선 공사 사고현장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날 여의도역 2번 출구 옆 신안산선 복선전철 4-2공구 지하 70m에 위치한 터널 공사 현장에서 작업자 7명 중 3명이 부상을 입었다. 50대 작업자 A씨는 터널 상단 약 16m 높이에서 낙하한 40m 길이의 철근망에 부상을 입고 심정지 상태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뉴시스


[더팩트|여의도역(영등포)=오승혁 기자] "어제 뉴스 봤냐?" "돌아가신 분만 안 됐지." "다치면 본인만 손해다." (여의도 직장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역 6번 출구 인근 '신안산선 복선전철 4-2공구' 공사 현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한 이튿날인 19일 오전, 출근길 직장인들이 현장을 지나면서 주고받은 말이다.



19일 오전 '오승혁의 현장'이 찾은 현장 주변은 통행 인구가 많은 금융·업무지구답게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곳에선 전날 낮 지하 70m 지점에 있던 철근 구조물이 낙하했고, 철근 콘크리트 타설 차량 운전자인 50대 남성이 낙하한 철근에 맞아 의식이 없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다른 1명은 발목에 부상을 입었다.

주변에는 사학연금,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밀집해 있어 출근 시간대 인파가 끊이지 않았다. 참사 소식을 알고 있는 인근 직장인들은 표정에서부터 안타까운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흡연하던 직장인들은 "뭐 저런 사망사고가 처음 발생한 것도 아니고, 그때도 똑같은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직장인들이 다 그렇듯 돌아가신 분도 어제 퇴근을 기다리며 열심히 일하던 분이셨을텐데 마음이 너무 안 좋다"고 깊은 한숨을 뱉었다.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어제 낮에 갑자기 동네가 시끄럽고 구급차가 여러 대 와서 놀랐다"며 "제발 공사 현장에서의 사망 사고 같은 소식 좀 끊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시선이 집중되는 곳은 물론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다. 전날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대표가 공사 현장을 찾아 "전국에 있는 포스코이앤씨의 공사 현장에 대한 점검을 진행하겠다"며 사과했지만 이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만 들렸다.

이번 사고는 포스코이앤씨의 공사 현장에서 올해 발생한 6번째 사망이다. 지난 1월 15일 경남 김해시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50대 하청업체 노동자가 17층 높이에서 추락사했고 4월 11일에는 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현장 터널 붕괴로 노동자 1명이 사망했다.

4월 21일에는 대구 중구 아파트 현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승강기 추락방지망 설치 작업중 사망했고, 7월 28일에는 경남 의령군 고속도로 현장에서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에 끼어 사망했다. 그리고 이번 여의도 신안산선 현장까지 총 5건의 사고가 발생하며 6명의 작업자가 목숨을 잃었다.


이처럼 연달아 사망자 발생이 이어지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 29일 국무회의에서 포스코이앤씨를 향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심지어 이 대통령의 질타 불과 5일만인 8월 4일, 경기도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연장공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의 30대 남성 근로자가 감전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에 당시 취임 8개월밖에 되지 않은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는 사표를 제출했고, 이후 그룹내 안전 전문가인 송치영 부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불과 3개월여 만에 안전사고가 재발한 셈이 됐다.


sh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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