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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낮은 美 11월 CPI에…월가 "데이터 석연찮아"

뉴시스 고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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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낮은 美 11월 CPI에…월가 "데이터 석연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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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CPI 시장 예상치 3.1%보다 낮아
10월 자료 누락…정상 회복에 반년 필요
[뉴욕=AP/뉴시스] 11월 미국의 물가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자 월가에서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여파로 통계 자료 자체의 신뢰성이 떨어졌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18일(현지 시간) FT 등이 전했다. 사진은 뉴욕 증권거래소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 2025.12.19.

[뉴욕=AP/뉴시스] 11월 미국의 물가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자 월가에서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여파로 통계 자료 자체의 신뢰성이 떨어졌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18일(현지 시간) FT 등이 전했다. 사진은 뉴욕 증권거래소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 2025.12.19.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11월 미국의 물가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돈 데에는 물가가 실제 둔화됐기보다는 통계 작성 차질 때문일 수 있다는 분석이 월가에서 나오고 있다.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기간에 노동통계국(BLS) 직원들이 통상 하던 현장 가격·임대료 수집을 제대로 못 했고 그 결과 CPI가 물가 상승폭을 과소추정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1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월가에서는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통계 자료 자체의 신뢰성이 떨어졌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물가 지표는 미 노동통계국(BLS)이 10월 초부터 43일간 이어진 셧다운 기간 동안 업무를 중단하면서 예정보다 늦게 공개됐다.

1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3.1%)보다 하회하는 수치로 지난 9월(3.0%)보다 낮았다.

제프리스의 수석 경제학자인 토마스 사이먼스는 FT에 "데이터가 엉망인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는 신호는 있지만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10월 CPI 수치가 누락되면서 통계의 연속성이 깨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0월 데이터가 통째로 빠지면서 이후 수치의 기준점이 흔들렸다는 뜻으로 전문가들은 데이터가 정상적으로 회복되려면 수개월간의 추가 관측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리카르도 트레지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코노미스트는 "주거 임대료 자료는 한 달치만 빠져도 그 영향이 반년 동안 이어질 수 있다"며 "앞으로 데이터의 신뢰도가 점진적으로 6개월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큰 데이터 오류는 '주거비(렌트)'에서 발생했다고 WSJ는 짚었다. BLS가 임대료를 매달 전수조사하지 않고 전체의 약 6분의 1을 순환 방식으로 조사하는데, 이런 구조에서는 한 달치 임대료 데이터가 빠지면 그 결손이 이후 수개월(약 6개월)간 추정치에 잔상처럼 남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거비는 CPI의 약 3분의 1을 차지해 영향이 크다.

11월 가격 수집 '시점' 자체가 달라져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효과가 과대 반영됐을 수 있다. 가격이 인위적으로 낮아지는 시기인 11월 하반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 불완전한 항목과 추정치가 포함돼 있다는 해설이다.


이번 CPI 지표는 연준의 2026년 추가 금리 인하 기대를 키워 더욱 주목받고 있다.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이른바 '가상의 인플레이션' 때문에 금리가 과도하게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해 왔었다.

반면 RBC 캐피털 마켓츠의 마이크 리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확신하기에 이 보고서가 충분한 근거가 될지는 의문"이라며 "10~11월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발생한 차질을 감안하면 일회성 결과로 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대국민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멈췄다"며 자신의 경제 성과를 부각한 것과 관련한 비판도 제기됐다.

조 브루 셀라스 컨설팅 기업 RSM의 수석 경제학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물가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 시간과 자원이 부족해서 발생한 단순한 판단 착오"라고 전했다.

FT 역시 "낮은 여론조사 지지율의 압박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그의 과장된 표현들을 보더라도 지나치게 낙관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 경제 통계가 차질을 빚은 가장 최근 사례로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다.

☞공감언론 뉴시스 jek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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