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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기준금리 0.75%로 인상…엔저 압박 속 ‘금융정상화’ 한발

헤럴드경제 서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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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기준금리 0.75%로 인상…엔저 압박 속 ‘금융정상화’ 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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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월 만에 추가 인상…연간 0.5%p 인상은 1990년 이후 처음
엔화 약세·물가 압력에 ‘돈 풀기’…다카이치 내각과 미묘한 온도차
일본 기준금리 30년 추이

일본 기준금리 30년 추이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19일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하며 30년간 이어져 온 저금리 체제에서 한발 더 벗어났다. 엔화 약세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과 고물가 부담이 커지자, 금융완화 기조를 더는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행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단기 정책금리인 무담보 콜 다음날물 금리 유도 목표를 기존 ‘0.5% 정도’에서 ‘0.75% 정도’로 0.2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 정책위원 9명 전원이 찬성했다. 일본 기준금리가 0.75%에 도달한 것은 1995년 이후 30년 만이다.

이번 인상은 올해 1월 금리를 0.5%로 올린 이후 11개월 만의 추가 조정이다. 연간 기준금리 인상 폭이 0.5%포인트에 이른 것은 1990년 이후 처음이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데 이어, 같은 해 7월과 올해 1월 연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며 ‘돈 풀기’ 정책에서 점진적 출구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금리 인상의 직접적 배경으로는 엔저와 물가 압력이 꼽힌다. 엔화 약세가 장기화되며 수입 물가가 오르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를 웃도는 흐름이 이어지자 통화정책 정상화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교도통신은 “엔저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이 가계 부담으로 이어진 점이 금리 인상을 재촉했다”고 해설했다.

다만 금리 인상이 엔저 흐름을 즉각 되돌릴지는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많다. 일본은행이 급격한 긴축으로 전환하기보다는 ‘완화적 환경의 조정’이라는 선을 긋고 있어서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앞선 강연에서 “정책금리를 올리더라도 이는 완화적 금융환경의 조정이지, 경기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적지 않다. 일본은행은 전망 리포트에서 미국의 고관세 정책 영향으로 일본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고, 물가 상승도 다소 정체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기 회복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정치권과의 미묘한 온도차도 변수다. 적극적 재정과 경제 성장을 강조해온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번 금리 인상을 용인했지만, 향후 추가 인상 국면에서 정부와 일본은행 간 시각 차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올해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폭은 1990년 이후 최대 수준”이라며 “역사적인 전환점을 계기로 시장의 관심은 이미 2026년 정책금리 수준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금융 정상화 기조를 유지하되, 경기·환율·정치 환경을 저울질하며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