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이재명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외교부(재외동포청)·통일부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2025.12.19 2025.12.19 superdoo82@yna.co.kr (끝) |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재외국민 참정권 확대와 정보 접근권 개방, 국익 중심의 원조 정책 전환을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외교부,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재외동포청에 재외국민의 투표권 보장을 위해 우편·전자투표 도입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행정적 편의보다 국민의 기본권 행사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이 제도 도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하자, 이 대통령은 “재외국민이 투표를 못 하게 하는 것이 목표인 집단이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고 지적하며, 우편 제도 미발달과 같은 기술적 한계는 보완책으로 해결할 사안이지 투표권 자체를 제한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재외동포청과 재외동포협력센터의 기능 중복을 지적하며, 재외동포청 중심으로 조직을 통합해 대국민 행정 효율성을 높일 것을 지시했다.
통일부 업무보고에서는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에 대한 일반 국민의 접근 제한 조치를 두고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민을 주체적인 존재로 취급하는 게 아니라 선전·선동에 넘어갈 존재로 취급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국민적 시각에서 쉽게 판단해보자”며 “북한 노동신문을 못 보게 막는 이유는 국민이 그 선전전에 넘어가서 '빨갱이'가 될까 봐 그러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이어 “그럴 가능성이 있느냐. 저는 오히려 북한의 실상을 정확하게 이해해서 '저러면 안 되겠구나' 생각할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홍진석 통일부 평화교류실장이 제도와 현실의 괴리를 좁히기 위해 이를 국정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별도의 복잡한 절차 없이 “그냥 열어놓으면 된다”고 답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통일부는 그런 입장인데, 다른 부처는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며 “국정원은 국정원법에 근거한 특수자료 지침에 의해 (열람을) 묶어 놨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국정원 정도는 이런 걸 봐도 안 넘어가는데 국민은 이런 거 보면 홀딱 넘어가서 종북주의자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라며 “이건 정말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국에 남아있는 비전향 장기수의 북한 송환 문제를 언급하며 중국을 거쳐 북한에 들여보내는 방안을 추진해보면 좋겠다는 구상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일부에서 남북 간 협의를 통한 송환이 어려운 점을 고려, 여권을 만들어 주고 중국을 거쳐 평양행 비행기를 타도록 하는 방안을 거론하더라”며 “이에 대한 통일부의 판단은 어떠냐”고 물었다.
이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금 그런 단계에 있다. 예컨대 중국 선양으로 가서 (북한으로 입국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단계”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문제는 북한이 (이 사람들을) 받아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 대통령은 “그것은 본인이 감수해야 할 일이다. 우리는 보내주면 되는 것이고 북한으로 들어가지 못해 되돌아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데 막지 않고 길을 열어주는 것으로 (해야 한다)”며 “북한과 협의를 해 판문점을 통해 넘겨주면 제일 좋지만, 반응이 없으니 (중국을 경유하는) 방안으로라도 보내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재차 강조했다.
외교부 업무보고에서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 대해 국익과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질적 성장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ODA가 단순한 원조를 넘어 대한민국 문화와 경제가 진출하는 교두보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료나 식량 지원과 같은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 기후 위기 대응 등 변화하는 환경에 맞춘 전략적 사업 구성을 지시했다. 특히 “원조받는 나라의 필요성도 고려해야 하지만 원조하는 우리의 입장도 반영되어야 한다”며, 전 부처에서 분산 시행 중인 ODA 사업 전반에 대한 정밀 분석과 효율성 검토를 요구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대북 정책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이견이 노출되었던 외교부와 통일부를 모두 독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남북 관계의 경색 국면을 언급하며 신뢰 회복을 위한 통일부의 적극적인 행보를 당부하는 한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건의한 통일연구원의 통일부 이관 문제에 대해서도 “일리 있는 말씀”이라며 힘을 실었다. 외교부에 대해서는 업무 처리의 전문성을 높이 평가하고, 캄보디아 초국가 범죄 대응 등 외교 성과를 치하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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