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포지션 청산·대규모 옵션 만기 등
불확실성 영향…비트코인 8만6000불 붕괴
“중장기적 비트코인 1만불까지 폭락”전망도
불확실성 영향…비트코인 8만6000불 붕괴
“중장기적 비트코인 1만불까지 폭락”전망도
[로이터] |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디지털자산 시장 약세장으로 전환하면서 4분기에만 시가총액이 2000조원 넘게 증발했다.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과 대규모 옵션 만기, 일본 기준금리 인상 관측 등 불확실성이 겹치며 시장 전반의 경계심리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연말을 앞두고도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어 디지털자산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9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49분 기준 전체 디지털자산 시가총액은 2조8800억달러를 기록했다. 4분기 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10월7일(4조2800억달러) 대비 두 달여 만에 1조4000억달러(약 2069조원)가 증발했다.
시장 약세는 비트코인 가격 흐름에서도 확인된다. 비트코인은 10월 고점 당시 12만6000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근 몇 주간 9만달러선을 유지해왔으나 다시 한 차례 매도 압력이 커지며 이날 8만5476달러까지 급락했다. 이날 CNN은 “비트코인이 1월 이후 약 7% 하락해 연초 대비 15% 상승한 S&P500 지수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과도하게 누적된 레버리지 포지션을 꼽았다. 레버리지 거래는 수익률을 확대할 수 있으나 가격 변동성이 커질 경우 대규모 청산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실제로 지난 10월10일 급락 국면에서 190억달러(약 28조원)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한 번에 정리되며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대규모 비트코인 옵션 만기도 단기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약 230억달러(약 34조원) 규모의 비트코인 옵션 계약이 오는 26일 만료될 예정이다. 이는 세계 최대 비트코인 옵션 거래소인 데리빗(Deribit) 전체 미결제 약정의 절반 이상에 해당한다.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인상도 디지털자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인마켓캡은 “세계 4위 경제국인 일본의 금리 인상은 그간 글로벌 위험자산에 유동성을 공급해 온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란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수익률이 높은 다른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을 말한다.
장 린 블록체인 투자기관 엘뱅크랩스(LBank Labs) 최고경영자(CEO)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엔화 정상화를 의미한다”며 “수년간 글로벌 위험자산을 지탱해온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빠져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확장에서 수축으로 전환되는 신호로 보고 있다. 일본의 통화 긴축이 달러 강세와 증시 변동성 확대를 불러왔고 그 여파가 디지털자산 시장에도 압력으로 작용해 왔다는 점에서다.
비트코인 가격이 중장기적으로 1만달러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마이크 맥글론 수석 전략가는 지난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비트코인은 다시 1만달러로 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20년 비트코인이 1만달러선에 머물던 시기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 회장의 시장 진입이 이후 10배 랠리의 촉매가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시와 달리 현재는 시장이 기대해왔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제도권 수용, 주류 금융 편입 등 주요 호재가 이미 상당 부분 현실화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은 향후 MSCI의 지수 편입 결정도 주요 변수로 주목하고 있다. 오는 1월15일 MSCI는 디지털자산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일부 디지털자산 재무기업(DAT, Digital Asset Treasury)들의 지수 편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시장 심리를 보여주는 코인마켓캡의 ‘가상자산 공포·탐욕지수’는 전날(18일)에 이어 ‘공포’ 단계를 기록하고 있다. 해당 지수는 0~100 사이로 나타나며, 값이 낮을수록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태를 의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