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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주민들, 당국 허락 없이도 픽사·디즈니 영화 시청 가능한 이유는?

뉴스1 유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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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주민들, 당국 허락 없이도 픽사·디즈니 영화 시청 가능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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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출처 숨기고 일부 영화 방영…'현대화'된 주민 수요에 대응



북한 만수대TV에서 방영된 디즈니·픽사 '라따뚜이' (38노스 갈무리)

북한 만수대TV에서 방영된 디즈니·픽사 '라따뚜이' (38노스 갈무리)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 주민들이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KCTV)이외에도 3가지 채널을 시청하고 있다고 미국의 싱크탱크 스팀슨센터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19일 보도했다. 특히 이를 통해 디즈니나 픽사 등 외국의 영화들이 일부 상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주민들이 공식적으로 외국의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이다.

38노스가 소개한 3가지 채널은 만수대 TV, 스포츠 TV, 룡남산 TV다. 38노스는 "물론 모든 채널은 국영이며 선전선동부의 감찰을 받기 때문에 각 채널은 ​​노동당의 지침을 따르고 있으며 상당한 양의 이념적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지만, 이들 채널들은 상대적으로 가볍고 선전적 내용이 적은 프로그램을 방영한다"라고 설명했다.

만수대 TV는 3개의 채널 중 가장 오래된 채널로 1983년 12월 4일 개국했다.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오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만 방송한다. 일요일에는 프로그램이 두 파트로 나뉘는데, 첫 파트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두 번째 파트는 오후 4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진행된다고 한다.

지난 2016년 만수대 TV에서는 인도 영화인 '풀리무루간'이 방영됐으며 북한어로 더빙된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라따뚜이'도 방송됐다. 다만 이 영화들의 출처를 정확하게 명기하진 않아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 작품들이 어디서 만들어졌는지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포츠 TV는 2015년 8월 15일에 개국한 비교적 최신 스포츠 채널로, 개국 당시에는 주말 저녁 3시간 동안 스포츠 관련 프로그램을 방송했지만 현재는 방송 시간이 4시간으로 확대됐다고 한다. 조선중앙TV에서 다루지 않는 농구·수영 등 국내스포츠 경기를 방영한다.

룡남산 TV는 2012년 9월 5일부터 운영이 시작됐다. 평일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시청 가능하며 "다양한 주제의 짧은 프로그램들로 가득 차 있다"라고 38노스는 전했다.


이 채널에서는 외국어 학습 프로그램도 방영된다고 한다. 영어 특집 방송에선 지난 2022년 제작된 디즈니 영화 '루카'의 내용을 담은 5분가량의 영상도 나왔다고 한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집권 후 외국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방영하거나 이를 어린이들의 학용품 캐릭터로 활용하는 등 외국 문물에 대해 열린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관련 출처를 명확하게 밝히거나 제작사에 사용료(개런티)를 지불하는 등의 정식 계약은 이뤄지지 않아, 북한이 외국과의 교류 차원에서 이를 도입하기보다는 잦은 외부 정보 유입 등으로 높아진 주민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고육지책을 펼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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