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믹 오렌지 2주 만에 핑크로
알루미늄 산화 원인 내구성 도마
중고가 방어 비상···애플 무대응
알루미늄 산화 원인 내구성 도마
중고가 방어 비상···애플 무대응
애플 아이폰17 프로 라인업이 출시 초기부터 품질 논란에 휩싸였다. 티타늄 대신 처음 도입한 알루미늄 소재가 산화 반응을 일으키며 기기 본연의 색을 잃어가면서다. 200만 원에 육박하는 고가 제품인데도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되면서 향후 중고가 방어는 물론 판매량에도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19일 정보기술(IT) 업계와 레딧 등 해외 커뮤니티에 따르면 아이폰17 프로와 프로맥스 사용자 사이에서 ‘코스믹 오렌지’ 모델의 색상 변질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구매 후 2주가 지나면 오렌지색이 핑크빛이나 로즈골드로 변한다는 주장이 주를 이룬다. 변색은 주로 후면 카메라 섬 부분에서 시작해 기기 전체로 번지는 양상이다. 사용자들은 단순한 색감 차이가 아니라 기기 표면이 화학적으로 변질된 것처럼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는 이번 시리즈부터 적용된 알루미늄 소재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애플은 원가 절감과 경량화를 위해 기존 티타늄 대신 알루미늄을 채택했다. 알루미늄은 열전도율이 높아 발열 제어에는 유리하다. 공기 중 산소나 수분과 만나면 산화막을 형성하는 특성이 있다. 애플이 적용한 양극산화(아노다이징) 밀봉 공정이 일부 라인에서 불완전하게 이뤄져 보호 코팅이 제 역할을 못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외신 반응도 차갑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사태를 과거 품질 논란에 빗대 ‘스크래치 게이트’로 명명했다. 코스믹 오렌지뿐만 아니라 ‘딥 블루’와 ‘스페이스 블랙’ 모델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색상은 미세한 충격에도 외관이 쉽게 손상된다는 지적이다. 알루미늄 소재 특성상 자외선에 취약하고 표백제나 과산화수소 등 생활 화학물질에 닿으면 변색이 가속화될 위험도 크다.
소비자 불안도 확산 중이다. 아이폰17 프로와 프로맥스 국내 출고가는 각각 179만 원과 199만 원이다. 아이폰 출시 이래 최고가인데도 내구성 문제가 불거지자 ‘아이폰은 가격 방어가 잘 된다’는 중고 시장의 불문율이 깨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외관 변색이나 스크래치는 중고 거래 시 가장 큰 감가 요인이다.
애플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제기된 셀룰러(5G·LTE) 속도 저하 문제는 이달 중순 iOS 26.2 업데이트로 진화에 나섰다. 하드웨어 소재 자체의 결함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결이 불가능해 논란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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