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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췌장암도 구멍 하나로 제거···“통증·감염 확 줄였다”

서울경제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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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췌장암도 구멍 하나로 제거···“통증·감염 확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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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병원 췌담도외과 교수 연구팀
유문보존 췌십이지장 절제술 환자 후향분석
단일공 다빈치 로봇수술 시스템의 장점 입증


복부에 구멍 하나만 내어 진행하는 단일공 로봇수술이 난이도가 높은 간담췌암 수술에서도 여러 군데 절개창을 이용하는 기존 방식보다 수술 시간과 통증, 수술 부위 감염 위험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진홍·김형선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췌담도외과 교수 연구팀은 2023년 11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유문보존 췌십이지장 절제술을 시행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후향적 분석을 시행한 결과 단일공 다빈치 로봇수술 시스템 활용의 이점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췌십이지장 절제술은 췌장 머리 부분에 발생한 종양을 제거하는 치료법으로 '휘플씨 수술'이라고도 불린다. 십이지장, 담도 등 췌장 머리 주변의 장기를 광범위하게 절제한 후 남은 소화기관을 하나씩 다시 연결해 소화기능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술기가 매우 복잡하고 수술 범위가 넓어 오랫동안 복부를 크게 가르는 개복수술이 표준이었다. 하지만 의료기술 발전에 따라 복강경 수술과 다공 로봇수술이 도입됐다. 최근에는 환자 복부에 단 하나의 절개창을 만드는 단일공 로봇수술까지 시행되고 있다.

연구팀은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단일공 다빈치 로봇수술로 유문보존 췌십이지장 절제술을 시행받은 환자 7명을 실험군으로, 다공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 8명을 대조군으로 설정하고 임상 결과를 비교했다. 분석 대상은 50대 중반~60대 내외 환자로, 연령과 체질량지수(BMI)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분석 결과 단일공 로봇수술을 받은 실험군의 평균 수술 소요 시간은 490.7±131.4분으로, 다공 로봇수술군의 674.9±133.4분에 비해 짧았다(p=0.02). 반면 환자의 생리적 안정성을 평가하는 예상 출혈량, 수술 후 회복속도를 짐작할 수 있는 입원 기간 등의 지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수술 후 합병증 지표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두 군은 후 연결해 놓은 췌장과 소장 문합 부위에서 췌장액이 새어나오는 췌장루 등급, 수술 후 위 운동능력이 저하돼 음식물이 소장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위에 머무는 위 배출 지연 발생률 모두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 전원에서 심각한 합병증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지난 2022년부터 췌미부절제술, 담도절제술, 췌장두부절제술, 이식을 위한 우간절제술 등 복잡한 간담췌질환 치료에 단일공 다빈치 로봇 수술 시스템을 적용했던 경험과 결과를 꾸준히 보고해왔다.


임진홍 교수는 "복잡하고 난도가 높은 간담췌 질환 수술에 단일공 로봇수술기를 활용하면 수술 시간이 줄어들고 절개창이 하나인 만큼 수술 후 통증과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며 "미용적 만족도 향상과 함께 복강 내 합병증 감소로 일상생활 복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형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유문보존 췌십이지장 절제술에서도 단일공 로봇수술이 다공 로봇수술과 비교해 수술 효율성은 높이고, 안전성과 주요 임상 지표는 동등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환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단일공 로봇수술 기반의 간담췌 영역 연구가 앞으로 더욱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 최근호에 실렸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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