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비하 방송에 슈퍼챗 몰려
슈퍼챗 수익 30%는 유튜브 몫
자율 규제보다 수익에만 몰두
극단적 정파성을 앞세운 유튜버들의 막말 방송이 익숙하다 못해 지루하게 느껴지던 차에 '진격의변호사들'이 나타났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들은 11월 19일 꼼수로 감치를 모면하자마자 유튜브 채널 진격의변호사들에 나와 법원과 판사를 맘껏 모독했다. '윤 어게인'에 경도된 시청자들은 그동안의 막말 수준을 뛰어넘는 '통쾌한' 퍼포먼스에 환호했다. 비슷한 시기 '감동란TV' 진행자는 장애인 정치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반복했다가 그에 동조한 패널과 함께 경찰에 고발당했다.
'도'를 넘는 유튜버들의 막말 방송 배경에 '돈'이 있다. 달리 표현하면, 혐오와 선동이 돈벌이 수단이 되는 희한한 세계가 유튜브다. 유튜브 통계분석 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진격의변호사들은 법원 모독 방송 당일 슈퍼챗으로 415만 원을 벌어 국내 1위에 올랐다. '감치 소동' 이벤트의 효과가 최근 월 200만~300만 원대까지 떨어진 슈퍼챗 수익을 1,000만 원대로 끌어올렸다. 감동란TV 또한 문제가 된 방송 당일 230만 원의 슈퍼챗을 벌고, 월 수익도 평상시보다 두 배 가까이 뛰는 기염을 토했다.
슈퍼챗(Super Chat)은 유튜브 생방송 중 시청자가 크리에이터에게 현금을 직접 후원하는 참여형 유료 댓글 기능이다. 슈퍼챗을 구매해 댓글을 달면 댓글 창 상단에 노출되므로 팬심도 과시하고 만족감도 느낄 수 있다. 슈퍼챗 금액이 클수록 눈에 더 잘 띄는 색깔로 더 오래 노출되기 때문에, 더 주목받고 싶으면 더 큰돈을 '질러야' 한다.
슈퍼챗 수익 30%는 유튜브 몫
자율 규제보다 수익에만 몰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 이하상(가운데), 권우현 변호사가 지난달 19일 법원의 감치를 모면한 직후 이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진격의변호사들'에서 생방송을 하고 있다. 유튜브 진격의변호사들 캡처 |
극단적 정파성을 앞세운 유튜버들의 막말 방송이 익숙하다 못해 지루하게 느껴지던 차에 '진격의변호사들'이 나타났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들은 11월 19일 꼼수로 감치를 모면하자마자 유튜브 채널 진격의변호사들에 나와 법원과 판사를 맘껏 모독했다. '윤 어게인'에 경도된 시청자들은 그동안의 막말 수준을 뛰어넘는 '통쾌한' 퍼포먼스에 환호했다. 비슷한 시기 '감동란TV' 진행자는 장애인 정치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반복했다가 그에 동조한 패널과 함께 경찰에 고발당했다.
'도'를 넘는 유튜버들의 막말 방송 배경에 '돈'이 있다. 달리 표현하면, 혐오와 선동이 돈벌이 수단이 되는 희한한 세계가 유튜브다. 유튜브 통계분석 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진격의변호사들은 법원 모독 방송 당일 슈퍼챗으로 415만 원을 벌어 국내 1위에 올랐다. '감치 소동' 이벤트의 효과가 최근 월 200만~300만 원대까지 떨어진 슈퍼챗 수익을 1,000만 원대로 끌어올렸다. 감동란TV 또한 문제가 된 방송 당일 230만 원의 슈퍼챗을 벌고, 월 수익도 평상시보다 두 배 가까이 뛰는 기염을 토했다.
슈퍼챗(Super Chat)은 유튜브 생방송 중 시청자가 크리에이터에게 현금을 직접 후원하는 참여형 유료 댓글 기능이다. 슈퍼챗을 구매해 댓글을 달면 댓글 창 상단에 노출되므로 팬심도 과시하고 만족감도 느낄 수 있다. 슈퍼챗 금액이 클수록 눈에 더 잘 띄는 색깔로 더 오래 노출되기 때문에, 더 주목받고 싶으면 더 큰돈을 '질러야' 한다.
'정치 유튜버들의 돈벌이 수단'이란 오명에도 불구하고, 슈퍼챗은 원래 '선한' 역할을 추구한다. 우선, 시청자가 직접 후원하는 방식이라 조회수에 의존하는 수익 구조를 벗어날 수 있다. 조회수가 폭발하지 않아도, 충성도 높은 소수 시청자만으로 창작 활동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알고리즘에 덜 휘둘리는 수익 구조는 소위 '대박'이 나기 어려운 분야, 즉 인문 교양이나 공공의 담론, 지역 기반 창작물, 소수 취향 콘텐츠도 살아남게 할 수 있다. 단순 소비자가 아닌 후원자로서 창작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에게도 효능감을 준다.
그러나 현실에선 상대 진영을 향한 비난과 막말, 무분별한 거짓 선동에 유독 많은 슈퍼챗이 날아들고, 더 많은 슈퍼챗을 받기 위해 자극적인 언행을 투척하는 '진흙탕 경쟁'이 치열하다. 혐오 표현 등에 대한 플랫폼의 자율규제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당사자인 유튜브는 '강 건너 불구경'도 모자라 떡고물 챙겨 먹기 바쁘다. 유튜브는 시청자가 결제한 슈퍼챗 액수의 30%를 플랫폼 수수료 명목으로 떼어간다. 재주는 크리에이터가 부리고, 시청자들이 슈퍼챗을 쏘면, 실속은 유튜브가 챙기는 셈이다.
슈퍼챗이 많이 쏟아질수록 수수료 수입이 느는 구조에서 유튜브는 "라이브 스트리밍 중 (슈퍼챗)구매자를 말로 언급하거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슈퍼챗에 하트를 달아 고마움을 표시합니다"라는 식으로 슈퍼챗을 더 얻기 위한 팁을 상세히 안내하거나 수익 증대 장치의 활용을 독려한다. 자율 규제 기준이라 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이드의 준수 의무는 소극적으로 공지할 뿐이다. 온갖 가짜 뉴스와 모욕적 표현으로 시청자의 피드가 오염되는 이 순간에도 유튜브는 쌓이는 슈퍼챗 수수료를 확인하며 웃고 있다.
박서강 기획영상부장 pindropper@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