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선 빅2' 후보군도 지각변동
'SNS 칭찬' 정원오, 정청래와 회동
"먼 길 가기 위해서는 단단히 채비"
해수부 부산 이전으로 민심잡기 속
김영춘 전 해수장관 추대 움직임도
'SNS 칭찬' 정원오, 정청래와 회동
"먼 길 가기 위해서는 단단히 채비"
해수부 부산 이전으로 민심잡기 속
김영춘 전 해수장관 추대 움직임도
이재명 대통령이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해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서울시장에는 ‘새 인물론’으로 경쟁력을 부여하고 부산시장에는 해양수산부 이전을 통해 민심을 얻는 데 이어 충청권은 ‘대전·충남 통합론’을 내세워 주요 광역단체장을 석권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달 8일 정원오 성동구청장에 대한 이 대통령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칭찬글이 대표적이다. 대통령실은 “행정가로서의 칭찬”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SNS 게시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에 비해 열세라는 평가를 받았던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이 함께 주목받는 결과를 가져왔다. 리서치뷰가 KPI뉴스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12~13일, 서울 시민 1000명, 자동 응답 방식) 결과 정원오 45.2%, 오세훈 38.1%로 나타났다(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5.4%,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의 홈페이지 참조).
이규정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는 “패배감이 가득했던 서울시장 선거에 이 대통령의 SNS 게시글 하나로 여당으로서는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여야 모두 그 나물에 그 밥이었던 후보군에 새 인물론이 선거 지형을 재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정 구청장은 18일 국회에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만난 뒤 취재진에 “먼 길을 가기 위한 채비로 이해하시면 좋겠다”고 면담의 취지를 밝혔다. 회동에서는 차기 서울시장 선거와 당내 경선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구청장은 “정 대표가 따뜻한 말씀을 주셨고 경선 관련해서는 좀 포지티브(positive)한 경선을 해서 후보들끼리 시너지를 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전했다. 이어 “정 대표는 ‘엄정 중립’의 입장을 원래부터 밝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시겠다는 입장을 말씀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정 구청장은 “아직 제가 공식적으로 출마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며 “현재의 여론을 상당히 무겁게 느끼고 있고 충실하게 그런 마음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구청장 사퇴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그것까지는 진도를 나가지 않았다”며 “출마 관련해서는 이런 것도 다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과정 하나하나를 단단히 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고 했다.
해수부 부산 이전도 비슷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정부 업무보고 마지막 일정이 해수부 개청식에 맞춰질 경우 부산 민심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해수부 장관으로서 전재수 의원이 낙마한 뒤 새로운 전략이 필요해진 형편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대선 당시 부산 지역 선대위원장을 맡아 무너진 지역 조직을 추슬렀던 김영춘 전 해수부 장관을 전면에 세우는 방안도 거론된다. 김 전 장관이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정치적 직계로서 부산 시민들에게 상징적 ‘큰 정치인’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여권 내부에서는 충분히 승부수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온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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