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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서학개미 마케팅도 올스톱

서울경제 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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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서학개미 마케팅도 올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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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 중개 경쟁 과열에 경고
적발땐 해외주식 영업 중단 제재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해외투자 신규 마케팅을 중단하기로 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과열된 해외 증권 중개 시장 점유율 경쟁을 잠시 멈추겠다는 게 명분이지만 고환율의 주요인으로 지목된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의 투자 활동을 부추기지 말라는 당국의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미래에셋·메리츠·키움·토스증권 등 해외 주식거래 부문 시장 점유율 상위 4개 증권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후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 대표들도 순차적으로 소집했다. 금감원은 이들에게 증권 업계의 과도한 해외투자 마케팅으로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에 관해 강한 우려를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증권 업계는 신규 가입 시 해외 투자 지원금 제공이나 수수료 무료 등의 해외투자 행사·광고 관련 이벤트를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다. 기존에 해왔던 해외투자 광고도 내릴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은 향후 위법·부당한 마케팅 행위가 적발되면 해외 주식 영업 중단 등 최고 수준의 제재를 부과할 방침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이날 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증권사들이 투자자 보호는 뒷전으로 한 채 눈앞의 단기적 수수료 수입 확대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닌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증권사는 거래·환전 수수료로 매년 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반면 개인투자자는 상당수가 손실인 것이 이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8월 말 기준 개인 해외 주식 계좌의 49%가 손실 상태였으며 해외 파생상품 손실액은 10월 말 기준 37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증권 업계에서는 고환율 문제를 애꿎은 증권사에 풀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결국 환율 문제 때문에 압박이 들어온 게 아니겠느냐”며 “동학개미 수익률이 안 좋으면 국내 마케팅을 금지시킬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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