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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전 대통령 "사북항쟁, 신군부가 지어낸 편견 속에 남아 있어"

뉴스1 신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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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전 대통령 "사북항쟁, 신군부가 지어낸 편견 속에 남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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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통령 부부 16일 '1980사북' 상영회 참석

"진정한 화해의 길 열기 위한 행동 관객들 몫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16일 경남 양산시에서 열린 영화 '1980사북' 양산시민초청상영회에 참석했다. (정선지역사회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12.18/뉴스1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16일 경남 양산시에서 열린 영화 '1980사북' 양산시민초청상영회에 참석했다. (정선지역사회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12.18/뉴스1


(정선=뉴스1) 신관호 기자 = "사북사태는 여전히 신군부가 지어낸 편견 속에 남아 있습니다.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80년 강원 정선군 사북항쟁을 다룬 영화인 '1980사북' 상영회에 참석해 사북항쟁을 두고 이같이 평가했다.

18일 정선지역사회연구소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 부부는 지난 16일 경남 양산시에서 열린 영화 '1980사북' 양산시민초청상영회에 참석했다. 1980사북시민상영위원회인 '늦은 메아리' 주최로 열린 상영회인데, 이 자리에는 박봉남 감독과 황인욱 정선지역사회연구소장도 함께했다.

앞서 이 영화 배경이 된 사북항쟁은 1980년 4월 정선군 사북읍 탄광 근로자들의 총파업에서 시작됐다. 동원탄좌 사북영업소 노동자와 가족 등이 당시 어용노조와 열악한 근로환경에 항거한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경찰차가 광부를 다치게 한 사건도 벌어졌고, 노동자들이 주요 시설을 점거하는 상황도 벌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영화 상영 후 박봉남 감독은 무대인사를 통해 "많은 사람이 1980년 '서울의 봄'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이 영화는 같은 시기 너무 짧게 끝나 버린 '사북의 봄'에 대한 이야기"라면서 "국가 배신으로 비극적 운명에 처한 광부들의 아픔을 알리고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인욱 소장도 "영화는 비상계엄이 허용한 야만과 국가폭력 때문에 약자로 살아가지 않아도 됐을 많은 사람이 사회적 약자로 내몰리고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늦은 메아리일망정 사북 광부들의 외침에 이제라도 양산시민들이 화답해달라"고 했다.


이들의 발언이 끝난 후 문 전 대통령도 무대에 올라 박 감독과 황 소장을 격려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광주사태는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바로잡혔지만, 사북사태는 여전히 신군부가 지어낸 편견의 언어와 이미지 속에 남아 있다"면서 "한국 현대사에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우리가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는 점에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또 "사북노동항쟁이야말로 87년 노동자 대투쟁에 앞선 우리나라의 대중적 노동운동의 효시였지만, 투쟁 과정에서 벌어졌던 여러 과오와 논란으로 오랫동안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참여정부 시절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위원회 활동을 통해 사북 사건에 대한 재조명을 시작한 게 이후 재심과 무죄 판결로 이어진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영화가 그 자체로 아주 잘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서로 대립되는 다양한 목소리를 모두 담아내고, 진정한 화해의 길을 열기 위해 어떤 행동이 필요한지 관객들의 몫으로 남겼다는 점에서 유사한 여러 사례의 문제 해결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한편 1980사북시민상영위원회는 지난 2일 국회 의원회관 특별상영회를 시작으로, 12월 한 달간 춘천, 원주, 강릉, 정선 등 강원 주요 지역은 물론,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전주 등 전국 12개 지역에서 순회 상영회를 이어가고 있다.

skh8812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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