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노곡동 마을이 지난 7월17일 물에 잠겨 119구조대가 보트를 타고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
대구시는 올 여름 발생한 노곡동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관리주체 일원화 등 재발 방지책을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대구시에 따르면, 북구 노곡동 풍수해 대비 시설물 중 북구청이 관리해 온 고지배수터널 및 침사지 등 시설을 앞으로 대구시가 관리하게 된다. 시는 기존 배수펌프장과 함께 관리·운영하기로 북구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간 배수시설 운영주체가 나뉘어 있어 긴급 상황 시 신속하고 일관된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서 나온 보완책이다.
대구시는 노곡동 침수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시설 개선과 재해예방 시스템도 단계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침수피해의 원인으로 지목된 직관로 수문 작동방식을 유압식에서 기계식으로 바꿀 계획이다. 또한 직관로 수문의 고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는 등 주요 시설물을 정비한다.
침수 사태 다음 날인 지난 7월18일 대구 북구 노곡동의 한 상점에서 공무원과 주민 등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현수 기자 |
상류지역에 이물질이 쌓이는 현상을 막기 위해 사방댐 2곳과 펌프장 방류구에 인명피해 방지를 위한 CCTV 및 전광판, 스피커 등 경보·안내장치도 설치될 예정이다.
대구시는 2~3년마다 자체적으로 벌이던 실태 점검을 민·관 합동으로 매년 진행할 계획이다. 펌프장 작동여부를 확인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펌프장 수문과 시스템 등 시설 전반, 매뉴얼 및 직원교육 등 종합 점검체계로 강화할 방침이다.
시는 내년 장마철 전까지 현장 직원을 대상으로 펌프장 운영 및 작동 매뉴얼에 대한 교육을 벌이기로 했다. 이를 통해 펌프장 운영 및 작동 오류를 최소화하고, 실제 비상 상황 시 대응력을 높인다는 게 대구시의 복안이다.
이밖에 대구시는 중장기 방안으로 전문가 용역을 진행해 노곡배수펌프장 시설물의 추가 개선 여부를 파악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7월17일 북구 노곡동에서 발생한 침수사고로 수십 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주민 20여명이 소방당국의 도움으로 긴급 대피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대구시는 차량 36대, 사업장·주택 30건 등 66건에 대한 보상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노곡동에는 2010년 7~8월에도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도로 등 약 9000㎡와 주택 80채, 차량 30여대가 물에 잠기고 80여명의 이재민 발생한 바 있다. 대구시는 그간 예산을 대거 투입해 배수펌프 설비를 점검하고, 터널 배수로를 설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지만 또 다시 침수 피해를 막지 못했다.
박희준 대구시 재난안전실장은 “침수 피해가 반복된 노곡동 지역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리 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시설 개선 및 운영역량 강화를 계속 추진하겠다”면서 “시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안전한 도시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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