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교육 필수코스로 자리잡는 '우순경 사건 희생자 추모공원'

총경급 교육생들, 헌화·묵념…43년 전 공권력에 희생된 넋 기리는 기억공간

의령 4·26추모공원서 묵념하는 총경급 경찰 교육생들 [경남 의령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의령=연합뉴스) 정종호 기자 = 약 43년 전 경남 의령군 궁류면에서 발생한 '우순경 사건'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공원에 총경 기본 교육을 받는 경찰들이 방문해 헌화·묵념했다.

18일 의령군에 따르면 총경급 고위직 교육생 67명이 지난 17일 궁류면 평촌리 '의령 4·26추모공원'에서 헌화와 묵념을 하면서 우순경 사건의 역사적 의미와 국가 책임을 되새겼다.

경찰 신분인 이 교육생들은 경찰대에서 진행되는 '총경 기본 교육과정'을 밟는 총경 진급자 또는 진급 예정자들이다.

경찰대학 직무교육과장인 이민수 총경은 "아픈 역사 현장을 직접 마주하니 그 무게가 피부로 와 닿고, 오랜 세월 참아온 유족들을 뵈니 더욱 가슴이 아팠다"며 "국민 생명과 존엄을 지키는 공직자의 책임을 다시 깊이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우순경 사건은 1982년 4월 26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당시 의령경찰서 궁류지서 소속 우범곤 순경이 총기와 실탄 등을 탈취해 궁류면 일대 주민 56명을 무참히 살해하고, 30여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사건이다.

당시 정부는 보도 통제 등으로 사건을 은폐했고, 공식적인 추모도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군은 사건 발생 42년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공식 위령제를 개최했고, 올해 의령 4·26추모공원 조성을 완료해 국가 책임의 기억 공간을 마련했다.

군에 따르면 추모공원은 경찰 역사 순례길 코스로 지정돼 경찰 교육과정에서 국민 인권과 공권력 책임을 되새기는 교육 현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올해 경남경찰청 소속 경찰공무원 60명과 신임 경찰 160명 등이 추모공원에 방문했다.

지난 4월 추모공원에서 열린 희생자 위령제에는 당시 김성희 경남경찰청장이 직접 참석해 사건 발생 43년 만에 희생자와 그 유족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jjh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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