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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 차트 데자뷔”… 월가 “비트코인, 거품 꺼지면 90% 폭락” 경고

디지털데일리 조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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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 차트 데자뷔”… 월가 “비트코인, 거품 꺼지면 90% 폭락”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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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비트코인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8만 6000달러선을 위협받으며 하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이번 하락장이 단순 조정을 넘어 ‘1929년 대공황’ 수준의 대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월가의 경고가 제기됐다.

현재 비트코인은 고점 대비 30% 이상 급락한 상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바닥 다지기’가 아닌, 2026년까지 이어질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침체의 서막으로 해석하고 있다.

◆ ‘대공황의 20년대’와 닮은 2025년… “1만달러까지 추락할수도”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마이크 맥글론 수석 상품 전략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이 10만달러 돌파 후 형성된 투기적 거품이 꺼지는 과정에 있으며 향후 1만 달러(약 1400만원) 수준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맥글론의 분석 근거는 ‘역사의 반복’이다. 그는 2025년 ‘블룸버그 갤럭시 크립토 지수’의 흐름이 1929년 대공황 당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유사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1920년대 미국 경제의 폭발적 호황기였던 이른바 ‘광란의 20년대(Roaring Twenties)’ 당시, 다우 지수는 9년 만에 10배 폭등하며 거품을 형성했다. 이후 ‘검은 목요일’을 기점으로 시장은 고점 대비 90% 폭락했고, 그 여파로 인한 대공황은 1939년까지 이어졌다.

맥글론은 "현재 비트코인 시장이 보여준 급격한 상승과 광범위한 투기, 그리고 최근의 완만한 하락세가 당시의 패턴과 흡사하다


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 재선 전까지 물속에 눌려 있던 비치볼처럼 억눌려 있던 가격이 재선 직후 급등했지만, 이제는 그 과정에서 형성된 ‘투기적 과잉’이 해소되는 대대적인 청산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디지털 금’의 균열…비트코인, 안전자산 신뢰 시험대에

단순한 차트의 유사성을 넘어, 거시경제 지표 또한 경고등을 켜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위험자산 선호 심리의 척도인 ‘비트코인-금(Gold) 가격 비율’의 급락이다.


올해 들어 이 비율은 약 40% 하락했다. 이는 투자 자금이 대표적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에서 이탈해,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맥글론은 “최근 비트코인이 8만달러 후반대를 유지하는 것은 안전하다는 신호가 아니라, 더 큰 하방 리스크를 숨기고 있는 것”이라며 “주식시장과의 동조화(Coupling) 현상마저 깨진 채 독자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전무후무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대형 거래소의 파산이나 스캔들 같은 외부 악재 없이도 시장이 자체적인 무게를 이기지 못해 무너지고 있다는 뜻이다.

차트 분석가들의 전망 역시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레든의 존 글로버 최고투자책임자(CIO)는“비트코인이 상승 5파동을 마무리하고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그는 “2023년 초부터 이어진 강세장은 이미 종료됐으며 과거 반감기 이후 18개월 뒤 정점을 찍고 하락하던 패턴을 고려할 때 이번 조정은 최소 2026년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낙관론자들이 기대하는 7만~8만달러 선의 반등이 아닌, 장기적인 우하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여전히 저가 매수의 기회라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월가의 시선은 냉정하다. ‘디지털 금’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금과의 괴리율은 커지고 있고, 100년 전 대공황의 차트가 오버랩되는 현시점에서 섣불리 ‘바닥’을 논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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