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수장에 만프레드 하러
기획조정담당엔 서강현 사장
AVP본부 수장은 아직 공석
SDF 구축 위한 승진 인사도
기획조정담당엔 서강현 사장
AVP본부 수장은 아직 공석
SDF 구축 위한 승진 인사도
현대차그룹이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을 자동차 개발을 총괄하는 연구개발(R&D) 본부장 사장으로 승진·임명했다. 지난해 지난해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을 선임한 데 이어 R&D 본부장까지 외국인에게 맡긴 셈이다. 그룹 계열사를 총괄하는 기획조정담당에는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이 이름을 올렸으며, 정준철 현대차 제조부문장과 윤승규 기아 북미권역본부장, 이보룡 현대제철 생산본부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자율주행·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등을 총괄하는 미래차플랫폼(AVP)본부 수장은 공석으로 남았다.
18일 현대차그룹은 이같은 2025년 사장단·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번 인사의 초점을 R&D 등 핵심기술 경쟁력 강화에 맞췄다. 특히 그룹의 성과주의 기조를 이어가는 한편 미국의 관세 문제 등 글로벌 불확실성과 공급망 리스크를 해소한 리더는 승진시키고 분야별 전문성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R&D본부장에 새롭게 임명된 하러 사장은 지난해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이후 R&D본부 차량 개발담당 부사장으로서 현대차그룹의 제품 개발 전반의 성장에 기여해왔다. 향후 R&D 본부장으로서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유관부서들과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SDV 경쟁력을 제고할 전망이다. R&D본부와 함께 그룹의 기술 개발의 양대축으로 꼽히는 AVP본부 대표는 공석으로, 빠른 시일 내 후임을 선임할 예정이다. 현재 AVP본부는 송창현 전 AVP본부 사장이 이달 5일 사임한 이후 대표가 없는 상태다.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 구축 가속화를 위해 정준철 제조부문장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정 사장은 완성차 생산기술을 담당하는 제조솔루션본부와 수익성과 공급망 관리의 핵심인 구매본부를 총괄하고 있다. 이번 승진을 통해 소프트웨어 중심의 미래 생산체계 구축과 로보틱스 등 그룹의 차세대 생산체계 구축에 주력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국내공장을 총괄하는 국내생산담당 겸 최고안전보건책임자에는 제조기술 엔지니어링에 정통한 최영일 현대생기센터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임명 임명했다. 최 부사장은 기술 중심의 공장으로 조직을 재편하면서 현대차그룹의 마더 팩토리(Mother Factory)인 국내 공장의 핵심적 위상과 기술력을 공고히 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윤승규 기아 북미권역본부장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윤 사장은 본사 미주실장, 미국·캐나다 판매법인장을 거치며 비즈니스 전문성과 북미 시장의 인사이트를 보유한 판매 전문가로 손꼽힌다. 올해 어려운 경쟁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대비 8%가 넘는 소매 판매 신장을 이뤄낸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은 주요 계열사 세 곳의 신임 대표이사 임명 및 승진 인사도 단행했다. 현대제철의 신임 대표이사에는 이보룡 현대제철 생산본부장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임명된다. 이보룡 신임대표는 30년 이상의 풍부한 철강업계 경험을 기반으로 R&D 분야 내 엔지니어링 전문성뿐만 아니라 철강사업 총괄운영 경험까지도 풍부한 것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2023년 부터 현대제철 대표이사를 맡아온 서강현 사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그룹 기획조정담당으로 이동하면서 그룹사간 사업 최적화를 주도할 예정이다. 아울러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위기 관리 역량을 통해 성과를 창출한 조창현 현대카드 대표와 전시우 현대커머셜 대표도 나란히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사장단 인사 뿐 아니라 219명 승진을 포함한 정기 임원인사도 시행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조직을 재정비한다는 것에 방점이 찍힌다. 다만 승진자 규모는 전체 239명의 승진을 실시했던 지난해 임원인사 대비 승진자 규모는 20명이 줄어들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40대 차세대 리더 발탁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2년 연속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세계적인 반열에 올리는데 기여한 지성원 현대차 브랜드마케팅본부장 전무(만 47세)가 40대 부사장으로 발탁됐다.
올해 상무 신규선임 대상자 중 40대의 비율도 지난 2020년 24% 수준에서 올해 절반 가까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상무 초임의 평균 연령도 올해 처음 40대로 진입했다. 80년대생 상무로는 조범수 현대차 외장디자인실장(만 42세)과 권혜령 현대건설 플랜트기술영업팀장(만 45세) 등 총 12명이 신규 선임됐다.
전체 승진 대상자 중 30%에 달하는 임원이 R&D와 주요 기술 분야에서 발탁됐다는 점도 특징이다. 특히 서정훈 배터리설계실장 상무(만 47세)와 김덕환 수소연료전지설계1실장 상무(만 48세) 등 그룹의 핵심 미래전략과 직결된 부문에서의 인재 발탁에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의 싱크탱크 역할을 담당하는 HMG경영연구원 원장으로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경제학과 신용석 교수를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신용석 부사장은 글로벌 학계에서 거시경제·경제성장 및 융합형 연구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중 한명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향후 현대차그룹 내 전략적 인사이트를 제시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 인사를 통해 글로벌 불확실성의 위기를 체질 개선과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 인적쇄신과 리더십 체질변화를 과감하게 추진했다”며, “SDV 경쟁에서의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혁신적인 인사와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건율 기자 y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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