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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무리한 일정도 거뜬히 소화하던 '철강왕' 이강인(24·파리생제르맹)이 결국 쓰러졌다.
이강인은 8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 플라멩구(브라질)와의 2025년 국제축구연맹(FIFA) 인터콘티넨털컵 결승에서 제로톱으로 선발출전해 전반 35분만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세니 마율루와 교체됐다. 파리생제르맹(PSG)이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며 우승하는 순간을 벤치에서 지켜봤다.
돌아보면, 이강인의 다리가 지금까지 버틴 것만 해도 용하다. 이날 경기는 올해 이강인이 치른 56번째 경기(국가대표팀 A매치 포함)였다.
이강인은 남들보다 시즌을 일찍 시작해 남들이 쉴 때 못 쉬었다. 뛰고 또 뛰었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대한민국 대표팀과 트레블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는 PSG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다보니, 쉬고 싶어도 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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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2025년의 시작도 카타르였다. 1월6일,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AS모나코와의 트로피 데 샹피옹 결승전에 선발출전해 1대0 승리를 통한 우승을 뒷받침했다.
트로피를 안고 프랑스로 돌아와 곧바로 2024~2025시즌 후반기에 임했다. 3월말부터 4월초까지 발 부상으로 짧게 쉬었을 뿐, 매 경기 엔트리에 포함됐다. 주말엔 프랑스 리그앙, 주중엔 유럽챔피언스리그를 뛰는 빡빡한 일정과 싸웠다. 중간중간에 쿠프 드 프랭스도 치렀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잉글랜드 리버풀, 잉글랜드 버밍엄, 잉글랜드 런던과 프랑스를 오갔다. 챔피언스리그 8강부터 결승전까지 뛰지 못했지만, 원정길에 빠짐없이 동행했다. 3월엔 월드컵 예선을 치르러 한국으로 날아가 오만전(1대1 무)에 나섰다.
소속팀이 4개 대회 우승을 노리다보니, 시즌 막바지까지 집중력을 잃을 수 없었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챔스'에 주력하기 위해 우승이 확실시되는 리그 경기엔 스쿼드 플레이어인 이강인을 주로 선발로 투입했다. 이강인은 짧은 출전시간에도 리그 6골 6도움으로 엔리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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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G가 역사적인 첫 트레블을 달성한 뒤 달콤한 휴식은 없었다. 6월 6일과 10일 국내에서 이라크, 쿠웨이트와의 월드컵 예선에 출전한 이강인은 곧바로 미국으로 날아가 2025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참가했다. 16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4대0 승), 21일 보타보구(0대1 패)와의 조별리그에 출전했다. 인터마이애미와의 16강(4대0 승), 레알마드리드와의 준결승(4대0 승)에도 나섰다. 7월14일 첼시와의 결승전(0대3 패)을 끝으로 시즌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새 시즌 시작도 남들보다 빨랐다. 8월 14일 이탈리아 우디네의 블루에너지 스타디움에서 토트넘 홋스퍼와 2025년 유럽슈퍼컵 결승을 치렀다. 후반에 교체투입해 극적인 추격골을 터뜨리며 대역전 우승에 일조했다. 그 경기를 시작으로 이번 인터콘티넨털 결승까지 전반기에만 총 26경기를 뛰었다.
11월 A매치 친선경기에선 볼리비아(2대0 승), 가나(1대0 승)전을 합쳐 총 172분을 뛰었다. 올 한해 이동거리와 경기 출전수는 국제프로축구선수협회(FIFPRO)가 꾸준히 제기하는 '선수 혹사'의 대표적인 케이스다. 프랑스 일간 '레퀴프'는 "이강인은 올 시즌 개막 후 단 3경기에만 결장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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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G는 지난시즌 트레블을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은 여파인지, 올 시즌 들어 주요 선수들이 거푸 부상으로 쓰러지고 있다. '발롱도르' 우스만 뎀벨레는 9월 부상 후 완벽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풀백 아치라프 하키미도 장기 부상을 당했다.
한편, PSG는 이강인의 부상 변수에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결국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전반 38분 데지레 두에의 패스를 받은 흐비차 크라바츠켈리아가 선제골을 뽑았다. 후반 17분 '아스널 출신' 조르지뉴에게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헌납한 PSG는 승부차기에 돌입해 2대1로 승리했다. 골키퍼 마트베이 사포노프가 상대 2~5번째 키커의 슛을 모조리 막아내는 활약으로 일약 영웅으로 등극했다.
이강인은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시상대에 나와 개인통산 10번째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다. 동료들과 어우러져 우승 세리머니를 즐기는 이강인의 표정엔 어느새 웃음꽃이 피었다.
PSG는 21일 하부리그 폰테나이와의 쿠프 드 프랭스 5라운드를 끝으로 짧은 겨울 휴식기에 돌입한다. 햄스트링 부상이 회복까지 최소 2~3주 걸리는 점을 고려할 때, 이르면 1월 초중순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1월엔 올랭피크 마르세유와의 트로피 데 샹피옹 결승,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홈 경기 등이 예정됐다.
월드컵 모드에 돌입한 홍명보호 입장에선 이강인의 부상이 심하지 않길 바랄 터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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