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부담·AI 투자 확대에 투자사 우려
블랙스톤 대안 거론되나 계약 미체결
오픈AI 지원용 1GW급 시설…재원 조달 불확실
블랙스톤 대안 거론되나 계약 미체결
오픈AI 지원용 1GW급 시설…재원 조달 불확실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이 추진 중인 100억달러 규모의 미시간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이 주요 투자 파트너와의 자금 협상이 결렬되면서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오라클의 최대 데이터센터 파트너인 블루아울 캐피털이 미시간주 세일린 타운십에 건설 예정인 데이터센터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FT 보도 이후 17일 오라클 주가는 6% 넘게 떨어졌다.
블루아울은 오픈AI에 컴퓨팅 파워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되는 1기가와트(GW)급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방안을 놓고 오라클 및 대주단과 협의를 진행해왔으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거래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AFP) |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오라클의 최대 데이터센터 파트너인 블루아울 캐피털이 미시간주 세일린 타운십에 건설 예정인 데이터센터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FT 보도 이후 17일 오라클 주가는 6% 넘게 떨어졌다.
블루아울은 오픈AI에 컴퓨팅 파워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되는 1기가와트(GW)급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방안을 놓고 오라클 및 대주단과 협의를 진행해왔으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거래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대주단이 오라클의 AI 투자 확대와 부채 증가를 반영해 임대 및 차입 조건을 더욱 엄격하게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해당 거래는 블루아울이 과거 참여했던 프로젝트들보다 재무적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블루아울은 또 해당 부지가 개발업체 리레이티드 디지털(Related Digital)에 의해 조성되는 과정에서 공사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간 자본 운용사인 블루아울은 그동안 오라클의 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왔다. 텍사스 애빌린의 150억달러 규모 부지와 뉴멕시코의 180억달러 캠퍼스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특수목적법인(SPV)을 설립해 데이터센터를 소유한 뒤 이를 오라클에 장기 임대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왔다.
이번 협상 결렬로 미시간 데이터센터의 재원 조달은 불투명해진 상태다.
블루아울은 해당 거래에서 최대 100억달러의 자금 조달을 주선하고 상당한 규모의 자기자본을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안으로 블랙스톤이 재무적 파트너로 참여하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아직 투자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자금 조달 난항은 오라클의 인공지능(AI) 인프라 전략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라클은 최근 AI 데이터센터 확충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대출을 통해 공격적으로 자금을 조달해왔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려가 제기됐고, 신용평가사와 애널리스트들도 부채 증가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오라클 주가는 9월 고점 대비 40% 이상 하락했으며, 회사채 역시 약세를 보였다.
오라클은 성명을 내고 “개발 파트너인 리레이티드 디지털이 경쟁적인 절차를 거쳐 최적의 자기자본 파트너를 선정했으며, 이번 경우 블루아울은 선택되지 않았다”며 “자기자본 거래에 대한 최종 협상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오라클은 미시간주 앤아버 인근 세일린 타운십의 농지에 해당 시설을 건설 중이며, 이는 향후 5년간 총 4.5GW의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3000억달러 규모의 오픈AI와의 계약의 일환이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8월 착수 이후 난관을 겪어왔다.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용도 변경 신청이 현지 당국에 의해 처음 거부되면서 소송으로 이어졌으나, 이후 합의가 이뤄져 내년 1분기부터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오라클의 순부채는 리스 의무를 포함해 11월 말 기준 약 1050억달러로, 1년 전의 약 780억달러에서 크게 늘었다. 모건스탠리는 오라클의 순부채가 2028년까지 약 2900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라클은 지난 9월 18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현재도 미국 주요 은행들과 최대 380억달러의 추가 차입을 논의 중이다. 또 최근 공시를 통해 총 리스 약정액이 석 달 만에 1000억달러에서 2480억달러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한편 블루아울은 오라클의 대형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지속해왔다. 텍사스 애빌린 부지는 2027년 중반 완공 시 오픈AI의 미국 내 첫 대형 데이터센터가 될 예정으로, 블루아울이 과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블루아울은 이 프로젝트에 약 30억달러의 자기자본을 투입하고, JP모건으로부터 약 100억달러를 차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부채는 오라클이 체결한 15년 장기 임대 계약을 통해 상환되며, 블루아울의 목표 수익률은 최대 2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