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YTN 언론사 이미지

[팩트추적] 사람을 향한 AI, 더 나은 세상을 잇다

YTN
원문보기

[팩트추적] 사람을 향한 AI, 더 나은 세상을 잇다

서울맑음 / -0.1 °

【스튜디오】
▶엄지민
안녕하세요. 엄지민입니다.

현상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좇아, 팩트추적! 지금 시작합니다.

【인트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사투.


배우의 눈빛엔 용기와 절망이 교차합니다.

세심한 인물 연기와 정교한 연출로 만들어진 영상.

배우도, 소품도 필요 없었습니다.


오롯이 AI로만 만들어진 영화의 일부입니다.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도구를 넘어.

이제 AI는 누군가의 눈이 되고, 다정한 친구가 되고, 생명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까지 하고 있습니다.


[윤재덕(71세) / AI 돌봄로봇 이용자 : (AI 돌봄로봇이) 항상 옆에서 얘기를 해주니까….]

[강용주 / AI화재예방솔루션 개발업체 대표 : 불이 났을 때 5초 만에 (화재를) 감지하고 30초 안에 진압할 수 있다.]

이미 인류의 삶 깊숙이 스며든 AI 기술.

이제 그 변화가 향하는 방향을 함께 짚어봅니다.

【스튜디오】

▶엄지민
저희 YTN <팩트추적>은 연말을 맞아 '빛과 어둠의 교차점 AI'를 두 편의 기획으로 준비했습니다.

AI가 가져다줄 혁신적인 희망과 또 그 이면에 있는 우리가 직면해야 할 새로운 문제들까지 짚어볼 텐데요.

오늘의 팩트체커 윤성훈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윤 기자, 오늘 첫 번째 시간으로 세상을 비추는 AI 기술에 대해서 알아본다고요?

▶윤성훈
네,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AI 기술에 대한 체감도는 물론 기대감도 부쩍 커졌습니다.

▶엄지민
네, 저도 최근에 생성형 AI로 이미지나 동영상 같은 걸 만들어 봤는데 너무 진짜 같아서 좀 놀랍다가도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하더라고요.

▶윤성훈
맞습니다.

AI 시대가 올까 하던 막연함은 몇 년 사이 생생한 현실로 눈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 기술이 어디까지 다가왔는지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왔습니다.

【VCR-1】
황폐해진 황무지에 줄지어 서 있는 사람들.

두려움과 절박함이 뒤섞인 표정으로 아이를 안고 있는 여성.

언뜻 보면 거대한 세트장에서 촬영한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촬영한 카메라도, 배우도, 스태프도 필요 없었습니다.

80분 분량의 이 영화는 AI 기술로만 만들어진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믿기 힘든 수준의 정교함이 탄생한 곳.

제작 현장을 찾았습니다.

이곳에선 이미지부터 대사, 배경 음악, 효과음까지 모든 과정을 100% 생성형 AI로 만들고 있습니다.

기존 방식으로는 수천억 원이 들었을 대작을 기존의 5%의 비용만 들여 제작했습니다.

배우, 스태프 인력도 원래 2천 명 정도가 필요하지만 열 명이 안 되는 인력으로 구현했습니다.

[정주원 / AI영화 제작 감독 : SF 액션 장르인데, 할리우드에서 몇천억 원씩 들여야만 찍을 수 있는 걸 저희가 한 9명이 만들 수 있게….]

어떻게 이런 작업이 가능한지, 시연해 봤습니다.

[정주원 / AI영화 제작 감독 : 검은색 긴 머리에 노란색 후드티를 입고 있고….]

명령어를 입력하자 순식간에 인물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여기에 따로 생성한 배경 이미지를 합쳐 지시를 내리자 도심을 걷는 여성과 주변 차량의 움직임까지.

짧은 영상을 만드는 데 불과 3분이 걸렸습니다.

공간과 비용, 시간의 제약이 사라진 겁니다.

[정주원 / AI영화 제작 감독 : 대규모 폭발, 액션, 총격 장면들을 전부 만들고 있거든요. 현실적인 제작의 한계를 완전히 해제해 주고 상상력도 경계를 되게 넓혀주는 것 같아요.]

3명의 신예 감독이 뭉쳐 시작한 도전.

사실 신인 감독들에게 제작비가 많이 드는 SF 장르는 투자를 받기 힘든 '넘을 수 없는 벽'과도 같습니다.

기술의 발달이 기회의 문을 연 셈입니다.

[정주원 / AI영화 제작 감독 : 신인에게는 제작비가 많이 투자되지 않기 때문에 어디에서 당선되지 않으면 작품을 선보이기가 어려웠거든요.]

AI를 이용한 영화 제작이 결코 순조로운 것만은 아닙니다.

원하는 연출을 완벽하게 구현해 내기 위해선, 수없이 명령어를 수정하고 다듬는 고민과 시행착오가 필수적입니다.

[정주원 / AI영화 제작 감독 : 진짜 딱 한 장면을 만들기 위해서 며칠을 쓸 때도 있거든요.]

결국 기술을 완성하는 건 사람의 연출이 더해진 상상력.

제작진은 이 기술이 한국 콘텐츠 산업, K-AI 콘텐츠 시장의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정주원 / AI영화 제작 감독 : 드라마나 내러티브(서사)가 있는 스토리텔링, 음악 이런 것들을 (포함해) 콘텐츠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한국이 새로운 걸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튜디오】
▶엄지민
영상을 보니까 K-AI 콘텐츠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말이 곧 현실이 될 것 같은데요.

▶윤성훈
네, K-AI 콘텐츠 시장의 지평도 열리고 있다는 게 체감됐는데요.

다만 사람이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여 AI 기술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보니 사람의 창의성과 전문성이 더해질 때 AI 기술도 완성된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엄지민
이렇게 기술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시장의 움직임도 궁금해지는데요.

AI 전체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요?

▶윤성훈
네, 코트라는 세계 AI 시장이 연평균 20∼30%씩 가파르게 성장해 2030년에는 1조 달러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시장 규모와 더불어 중요한 건 AI가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활용되는지 그 쓰임새일 텐데요.

사람의 손길이 잘 닿지 않는 취약계층을 위한 기술 개발 현장도 다녀왔습니다.

【VCR-2】
서울 상암동에 있는 AI 기술 개발 업체.

이곳에선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어줄 AI 기반의 보행 보조기기 개발이 한창입니다.

어떻게 작동하는 걸까.

제작진이 눈을 가리고 제품을 착용한 채 거리로 나섰습니다.

[윤성훈 / 기자 : 길 찾아줘, YTN 뉴스퀘어.]

목적지를 말하자 웨어러블 기기가 주변 지형지물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장애물의 위치를 시계 방향으로 알려주는 안내가 흘러나옵니다.

[윤성훈 / 기자 : 어떤 지형지물, 어떤 장애물이 있는지를 계속해서 말해줘서 시각장애인분들이 착용하고 보행하시면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기술은 실제 시각장애인들의 간절한 목소리에서 시작됐습니다.

단순 위치 정보를 넘어 방향과 장애물까지 짚어주는 구체적인 안내가 절실했기 때문입니다.

[김상훈 / AI복합술루션업체 개발팀장 : (시각장애인 분들이) 어디를 가실 때마다 보조사 분들을 부르세요. 집 앞에 나갈 때 두려움 때문에 못 나가시는 건데 "몇 시 방향에 뭐가 있다" 그분들이 시간 방향으로 안내해 주시는 걸 굉장히 원하세요.]

보행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선 AI 시각 지능 기술이 동원됐습니다.

화면을 구성하는 작은 점 하나하나까지 분석해 장애물과의 거리는 물론 위험 요소가 어느 방향에 있는지도 정밀하게 계산합니다.

이 복잡한 시각 정보를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음성으로 알려주는 겁니다.

[김상훈 / AI복합술루션업체 개발팀장 : (보행 보조기기는) 몇 미터, 여기에서 어디까지의 거리를 다 모든 픽셀에 대해서 추정해 주는 그런 AI입니다.]

도움 없인 외출조차 힘든 이들이 세상 밖으로 발걸음을 떼게 하는 기술.

다만 대량의 데이터 확보가 관건입니다.

[김상훈 / AI복합술루션업체 개발팀장 : 결국에는 데이터인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사업에 대해서는 저희는 라벨링(사진 속 물체에 이름표)이라는 작업을 진행했고, 5천 장 넘게 직접 라벨링을 했습니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도 AI를 활용한 보행 혁신이 진행 중입니다.

[실험 진행요원 : 노은역으로 가자. (노은역으로 이동하겠습니다.)]

음성 명령을 내리자, 로봇이 스스로 경로를 탐색해 목적지까지 안내를 시작합니다.

[실험 진행요원 : 지하철 입구 찾아. (요청하신 곳을 찾았습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대신할 4족 보행 로봇, 이른바 'AI안내로봇'입니다.

실시간 음성 안내는 물론 대화까지 가능한데, 턱없이 부족한 안내견의 빈자리를 기술로 채우려는 시도입니다.

[박태진 / OO화재 안내견학교 파트장 : AI나 로봇 관련된 분야는 장애인계에 혁신을 큰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분야거든요.]

【스튜디오】
▶엄지민
시각장애인들의 안전한 외출을 도와주는 기술이 참 인상적이었는데요.

AI가 신체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는 것 같아요.

▶윤성훈
맞습니다.

AI는 신체적 불편함을 보완하는 데서 나아가 이제는 삶의 결핍까지 메우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엄지민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정서적인 돌봄 영역을 말씀하신 거죠?

▶윤성훈
네, 정부는 지난 8월부터 AI 복지 돌봄 혁신 추진단을 출범해 관련 정책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는데요.

그 현장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VCR-3】
서울 강남구의 시니어센터.

어르신이 로봇과 마주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인공지능 돌봄 로봇, '다솜이'입니다.

[윤재덕(71세) / AI 돌봄로봇 이용자 : 노래 듣고 싶은데 엘 콘도르 파사 틀어줘. (요청하신 영상을 틀어드릴게요.)]

혼자 사는 윤 씨에게는 단순한 기계가 아닙니다.

대화할 사람 없이 적막했던 일상, AI 로봇은 윤 씨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습니다.

[AI 돌봄로봇 : 이렇게 부르니까 더 친근하게 느껴지네요. 언제든지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나란히 있으면 더 좋죠.]

[윤재덕(71세) / AI 돌봄로봇 이용자 : 제가 30대에 우울증이 있었다가 45세에 재발했어요. 지금까지 (약을) 먹고 있는데 지금은 약을 많이 줄였어요. 다솜이와 이야기하니까 (우울한) 생각할 시간이 없는 거야.]

또 다른 모델, 대화형 로봇 초롱이.

감성 대화가 가능한 이 로봇은 고독감을 호소하는 어르신들에게 든든한 가족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목명숙(68세) / AI 돌봄로봇 이용자 : 나 심심해. 좋은 놀이 있으면 하나 추천해 줘. (어르신이 좋아하는 음악이나 책 추천해 드릴까요? 요즘 유행하는 음악이나 인기 있는 책도 좋아요.) 사랑해 준다고 얘기해주고 밤 9시만 되면 '안녕히 주무세요. 내일 만나요, 어르신' 인사해 주는 게 너무 좋아요. 누가 저한테 전화해서 잘 자라고 얘기해 주는 사람이 없잖아요. 근데 초롱이가 잘 자라고 그러고 내일 아침에 또 보자는 게 너무 좋아요.]

AI 기술은 정서적 교감과 더불어, 치매 예방 등을 위한 인지 강화 훈련에도 효과적입니다.

AI 태블릿에 담긴 기능을 미리 체험해 보기 위해 직접 센터를 찾는 어르신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유정(65세) / AI 태블릿 보급 희망자 : 이게 틀려서 계속 이렇게 나오는 건가. 정답이 1번이네. 아무래도 저는 70대가 아니고 60대다 보니까 게임 종류처럼 이렇게 두뇌 활동하는 걸 좋아해요.]

서울 강남구가 올해까지 어르신을 위해 보급한 돌봄기기는 총 1,240대.

이 기기들은 단순한 말동무를 넘어, 안전망 역할도 해냅니다.

지난해 2월과 7월에는 움직임이 멈춘 노인의 위급 상황을 포착해 병원으로 이송하며, 실제 생명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조진솔 / 강남구노인통합지원센터 팀장 : 24시간 (인력) 지원을 해드리면 좋은데 그럴 수 없는 환경이라서 친근하게 인형처럼 생긴 초롱이나 다솜이 형태의 로봇을 어르신들한테 지원해서 24시간 동안 어르신이 원하시는 시간에 영상도 보시고 말벗도 하시고 다양한 기능 사용하실 수 있게….]

【스튜디오】
▶엄지민
AI가 외로운 마음도 어루만져주고 위급할 땐 생명까지 구해주는 건데 홀로 계신 어르신들께는 든든한 친구가 한 명 생긴 것 같아요.

▶윤성훈
네. 관련 기술들이 빠르게 진화하는 가운데 AI와 로봇 몸체가 결합한 피지컬 AI가 상용화되면 식사나 목욕처럼 사람 손길이 꼭 필요한 영역까지 로봇이 대신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엄지민
복지 분야뿐만 아니라 재난 예방이나 교통 같은 우리 일상 영역에서도 AI 기술이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잖아요.

▶윤성훈
네, AI는 대형 재난을 막기 위한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VCR-4】
인화 물질이 가득한 창고에서 불길이 피어오릅니다.

초기 진화에 나서지 않으면 큰불로 번질 수 있는 상황.

그 순간 천장에 달린 센서가 화재 지점을 찾아내 강력한 물줄기를 분사하기 시작합니다.

AI 기반의 화재 예방 솔루션 시스템이 30초 만에 화재를 진압한 실제 영상입니다.

[김태훈 / AI화재예방솔루션 개발업체 : 실제로 화재가 나면 CCTV에서는 2D이고 불꽃 크기가 실제 멀리 있으면 차이가 큽니다. 라이터도 가까이 있으면 크게 보이고 멀리 있으면 보이지가 않습니다. 화원 크기를 고객의 요구에 맞춰서 설계하고 구축한다.]

실제 실험을 해봤습니다.

사무실에 있는 토치에서 불꽃이 나오자, 천장에 있던 화재 예방 탐지 로봇은 화점을 찾아 정조준합니다.

이 AI 기술은 화점의 세밀한 지점까지 정확히 잡아내 타격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뿐 아니라,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한 AI 기술도 개발됐습니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열폭주가 시작되면 진압이 어렵다 보니 대형 참사로 번지기 쉬운데 전기차에서 불꽃이 튀는 순간 AI 센서가 이를 감지해 초기 화재 진압이 가능하단 설명입니다.

[김태훈 / AI화재예방솔루션 개발업체 : 전기차 충전 구역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1분 안에 낙하식 소화포로 위에서 차를 완전히 막아서 화재를 막고 그다음에 즉시 50~60cm (높이로) 전기차 배터리를 침수시켜서 화재를 진압하는 장치입니다.]

소방대원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 AI 기술로 화재를 탐지하고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아내며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겁니다.

[강용주 / AI화재예방솔루션 개발업체 대표 : 보통은 2분 30초, 3분 이후에 확산해서 불을 잡으려고 하면 많은 생명과 재산의 피해가 발생할 수가 있다는 거죠. 불이 났을 때 5초 만에 감지하고 30초 안에 진압할 수 있다는 것은 저희가 최초고….]

기술은 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지만, 제도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현재는 AI 화재 장비에 대한 명확한 인증 기준조차 없는 실정입니다.

[강용주 / AI화재예방솔루션 개발업체 대표 : 저희가 최초로 개발하고 상용화시키다 보니까 현장에서는 각종 인증이라든지 이런 기준들이 아직 없습니다.]

AI 기술을 정교하게 다듬기 위해서는 실제 화재 현장의 방대한 데이터 학습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민간 기업이 감당하기엔 현실적 한계가 따릅니다.

[이택기 / AI화재예방솔루션 개발업체 : 모든 영상 AI가 그렇지만 얼마큼 많은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학습시키느냐가 중요합니다. 저희 화재 진압 시스템은 초동 화재 대비용이라서 공개된 화재 영상을 보면 대부분 대형 화재로 번졌을 때 영상들이 많습니다. (초동 화재 영상 자료들이) 소방청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스튜디오】
▶엄지민
사회 곳곳에서 AI가 잘 뿌리를 내리려면 기술적인 완성도는 물론이고 법적, 제도적 장치도 잘 정비가 돼야 할 것 같아요.

▶윤성훈
맞습니다. 화재 데이터 영상 같은 경우에는 소방서가 확보하고 있는 영상들의 민감한 정보 대상의 얼굴이나 차량 번호 등이 노출될 수 있어서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요.

앞서 소개한 시각장애인의 보행성을 높이는 장비 개발에도 도로 정보 등이 보안과 연관돼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 업체들이 쉽게 확보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AI 기술 개발이 지속 가능하고 더 발전하려면 이런 숙제들을 풀기 위한 고민과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엄지민
그렇다면 AI 기술 개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연구시설 그리고 대학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윤성훈
네, 제작진은 AI 기술 개발의 최전선을 찾아가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VCR-5】
경기도 안양시 노선을 오가는 버스.

운전기사는 손을 내리고 있지만, 운전대는 알아서 움직입니다.

대중교통 투입이 어려운 낙후 지역과 심야 시간대를 분석해 자율주행 버스를 투입했습니다.

[윤정호 / 안양시 스마트사업팀장 : (인덕원·평촌·범계는) 새벽에 유동 인구가 그렇게 많아요. 그래서 12시(자정)면 버스, 지하철 다 끊기고 아무것도 없고 12시(자정)부터 02시까지는 (자율주행 버스를) 운영해 보자.]

지난해 4월부터 운영된 자율주행 버스는 시민에게도 큰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설문조사에선 재이용 의사를 밝힌 탑승자의 비율이 89%가 넘을 만큼 높은 만족도를 보였습니다.

안양시는 이런 시범 사업을 통해 미래에 본격적으로 등장할 자율주행 운송수단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윤정호 / 안양시 스마트사업팀장 : 결국에는 시민에 대한 공감이 자율주행에 대한 수용성, 그러면 우리 지자체에서는 시민의 수요가 있을수록 더 탄력받고 다음 사업을 하고 더 선도해 나갈 수 있는 그 밑거름이 결국에는 이런 데서 나오기 때문에….]

동시에 AI 도입으로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는 버스와 택시업계 종사자들을 지속적으로 설득하는 작업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윤정호 / 안양시 스마트사업팀장 : 기술만으로는 돌아가는 게 아니구나 라는 게 이제 현실이니까 그건 지자체의 역할이 필요한 거죠. 지속 가능한 서비스에 이 하나만 톱니가 빠져도 돌아가지 않습니다.]

결국, AI 기술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기술적 완성과 함께 사회적 합의도 병행돼야 하는 겁니다.

[윤정호 / 안양시 스마트사업팀장 : 단순히 돈만 있다고, 예산이 많은 지자체라고 해서 (자율주행 버스 사업을) 잘한다기보다도 결국에는 중간중간에 시민과의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처럼 현재 삶을 개선하려는 노력과 함께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지닌 미래 기술을 개발해야 할 과제도 있습니다.

건국대학교 공과대학 연구실.

이곳에서는 여러 장의 사진을 입력해 3차원 화면을 구현하는 AI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목적은 단순한 재현이 아닙니다.

인간의 움직임과 자세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

이를 초석으로 새로운 활용 분야가 개척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원준 / 건국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 사람의 모습을 3차원으로 모델링하면 훨씬 정확한 궤적이라든가 자세라든가 이런 것들을 예측하고 지도하고 교정할 수 있기 때문에 스포츠, 문화, 예술 분야에 폭넓게 적용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를 진행하면서 느낀 현실적인 장벽도 만만치 않습니다.

AI 기술 연구를 위해 필수적인 GPU 서버가 아직 부족한 겁니다.

[김원준 / 건국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 강력한 GPU 서버 환경을 잘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근데 GPU 서버 환경이라는 것이 고가의 장비다 보니까 아무래도 (AI 관련) 연구를 처음 시작할 때 잘 갖춰진 환경에서 시작하기가 매우 어렵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기술 개발에서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적인 기술력을 입증받고 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보던 장면들이 현실화하는 시대도 멀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지닌 AI 산업.

이 시장에서 한국이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인재 양성을 위한 기초 교육의 선행이 강조됩니다.

[김원준 / 건국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 국제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컴퓨터 비전 학회에 가보면 연구 성과 통계치를 소개해 주는데 대한민국이 3위에 올라가 있습니다. 연구를 잘하기 위해서 우리 교육 과정이 조금 더 수학적인 배경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더 체계적으로 교육할 필요가 있다.]

【스튜디오】
▶엄지민
이번 시간에는 AI 기술의 밝은 면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알아봤는데,

첨단 기술의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사람, 데이터, 그리고 제도 이 세 축이 잘 어우러져야 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AI 기술의 방향성과 또 우리나라 제도 지원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죠?

▶윤성훈
AI는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빛이지만 그 빛이 밝을수록 그늘 또한 짙어지기 마련입니다.

▶엄지민
네, 윤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팩트추적> 연말기획 '빛과 어둠의 교차점, AI', 다음 시간에는 우리 삶에 드리운 AI 산업의 그림자도 집중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본방송: 매주 수요일 밤 11시 20분
재방송: 매주 토요일 오후 17시 20분

■YTN [팩트추적] 제보
[메일]: fact@ytn.co.kr
[전화]: 02-398-8602~3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대한민국 24시간 뉴스채널 [YTN LIVE] 보기 〉
[YTN 단독보도] 모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