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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서 '한국말 장모님 밖에 몰라'…4시간 전 미국에는 '중대사고' 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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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서 '한국말 장모님 밖에 몰라'…4시간 전 미국에는 '중대사고' 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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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늘(17일) 연 '쿠팡 침해사고' 청문회에는 김범석 쿠팡 의장과 박대준 전 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쿠팡 측은 국회가 요구하는 자료 상당수를 제출하지 않았고,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신임대표와 브랫 매티스 쿠팡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는 의례적인 답변한 늘어놓았습니다. 그런데, 청문회를 불과 4시간 앞둔 시점, 쿠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중대한 사이버 보안사고'라는 제목의 공시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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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쿠팡 침해사고' 청문회. 통역사를 대동한 브랫 매티스 쿠팡 정보보호최고책임자는 한국말을 할 줄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브랫 매티스 쿠팡 최고정보보호책임자 통역사]

“브랫 매티스님께서는 물론 '장모님', '처제', '아내', '안녕하세요', 정도의 한국어를 구사하지만 사실 여기서 의원님들이 논의하는 내용을 알아들을 수 없을 거라고 사료됩니다.”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의장이 나오지 않은 이유를 물었지만 해롤드 로저스 쿠팡 신임대표는 엉뚱한 대답만 했습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코리아 신임대표]

"국민 여러분들께 이 사고와 관련하여 심려와 우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서 깊이 사과드립니다. 저는 이 자리에 어떤 질문이든 받으러 나왔습니다.”

김 의장을 포함해 박대준 전 대표 등 핵심 증인들이 나오지 않았고, 국회가 요구한 자료도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청문회 4시간 전인 오늘 아침 6시 13분, 쿠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EC에 공시를 올렸습니다. '중대한 사이버 보안 사고'라는 제목의 공시에서 쿠팡은 지난달 18일 최대 3300만 개 고객 이름과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인지했고, 한국 규제 당국이 재정적 처벌을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나 공시를 올리고 4시간 뒤, 로저스 대표는 청문회에서 신고 의무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코리아 신임대표]


“이런 유형의 정보 같은 경우 미국 개인정보법상 신고 의무가 있는 사고가 아닙니다. 그래서 저희가 공시할 의무는 없었습니다.”

쿠팡은 이 공시를 8-K 양식으로 보고했습니다. 이는 주가나 투자 결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대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 이를 즉시 알릴 때 사용됩니다. 중대한 사이버 보안 사고라는 제목으로 공시했으면서 공시 의무는 없었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늘어놓은 겁니다.

이런 가운데 배경훈 과학기술부총리는 공정거래위원회와 쿠팡의 영업 정지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오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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