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선택지는 정말 많았지만 다른 프리미어리그 팀으로 갈 생각은 전혀 없었다"
손흥민(LAFC)이 다시 한번 친정팀 토트넘 홋스퍼에 대해 큰 애정을 드러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구단 토트넘은 17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손흥민과 토트넘, 그 마지막 이야기'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상을 공개했다.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뛴 손흥민은 지난 8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LAFC로 이적하면서 10년 만에 토트넘과 결별했다. 손흥민이 이적을 결심한 후 토트넘은 손흥민의 마지막 순간들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상을 제작했다.
손흥민은 2015년부터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공식전 453경기에 출전해 173골 101도움을 올렸다. 지금까지 수많은 토트넘 선수들이 우승을 위해 클럽을 떠났음에도 잔류해 팀을 지켰고, 지난 시즌 트로피까지 들어올리면서 구단 최고의 레전드 중 한 명이 됐다.
토트넘은 지난 5월 스페인 빌바오에 위치한 산마메스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1-0으로 승리해 우승을 차지했다.
맨유를 꺾으면서 토트넘은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만에 트로피를 거머쥐었고, 1984년 UEFA컵(유로파리그 전신) 우승 이후 41년 만에 UEFA 클럽대항전에서 우승했다.
이날 손흥민은 토트넘 주장으로서 시상대 위에 올라가 UEFA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다.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은 토트넘 커리어를 포함해 손흥민이 프로 데뷔 처음으로 거머쥔 메이저 대회 우승이다.
손흥민은 UEFA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자타 공인 토트넘 레전드 중 한 명으로 등극했다. 지금까지 토트넘 역사상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들어 올린 주장은 앨런 멀러리(1971-1972 UEFA컵)와 스티브 페리맨(1983-1984, UEFA컵) 그리고 손흥민까지 단 3명이다.
구단 역사에 이름을 남겼음에도 손흥민은 UEFA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한 후 팀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했을 때, 내 곁에는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들만 있었다"라며 "나는 편안한 자리에 오래 머무는 게 잘 맞지 않다. 그래서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정말 신뢰하는 분들에게 의견을 많이 물어봤고, 모두 내 결정을 진심으로 기뻐해줬다. 내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모두 지지해준다고 했다"라며 "그래서 결승전 이후에 클럽에 내 뜻을 전했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타이밍이 완벽했다. 토트넘에서의 마지막 경기는 빌바오였고, 토트넘 커리어를 마무리하기에 가장 좋은 때였다고 생각했다.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그 경기에서 말이다"라고 전했다.
이적을 결심한 후 손흥민은 여러 클럽들과 연결됐지만, 토트넘을 상대하는 일을 피하기 위해 프리미어리그 구단 이적을 배제하는 놀라운 충성심을 보였다.
손흥민은 "선택지는 정말 많았다. 하지만 다른 프리미어리그 팀으로 갈 생각은 전혀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또 "그만큼 이 클럽을 존중하고, 다른 유니폼을 입고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라며 "나는 토트넘을 위해서만 뛸 거다. 토트넘을 상대로 뛰고 싶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프리미어리그 내 이적을 배제한 손흥민은 미국 MLS 무대로 떠나기로 결심했다. LAFC는 지난 8월 손흥민을 이적료 2650만 달러(약 391억원)에 영입하면서 MLS 이적료 신기록을 세웠다.
손흥민은 MLS 무대에서도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그는 정규 시즌에 10경기에서 9골 3도움을 올리며 2025 MLS 신인상 후보에도 포함됐고,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데뷔 시즌에 13경기 12골 4도움을 기록하는 인상적인 한 해를 보냈다.
여전히 프리미어리그에서 경쟁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토트넘을 상대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해외로 이적한 손흥민은 많은 토트넘 팬들을 감동시켰다.
토트넘도 손흥민을 위해 최근 특별한 행사를 마련했다. 지난 8월 한국에서 친선전을 치른 뒤 곧바로 미국으로 떠났던 손흥민은 평소 토트넘 홈팬들과 작별 인사를 하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는데, 토트넘이 손흥민을 구단 홈구장으로 초대하면서 팬들과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선물했다.
손흥민은 지난 10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슬라비아 프라하(체코)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지 6차전 경기에 초대를 받아 홈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토트넘 팬들 앞에 서자 손흥민은 "안녕 여러분. 내가 여기 왔다. 여러분이 날 잊지 않았기를 바란다. 정말 놀라운 10년이었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난 항상 스퍼스다.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며 "이곳은 언제나 내 집이다. 여러분을 절대 잊지 않겠다. LA도 언제든 방문해달라. 그러면 정말 기쁠 것"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방문 일정에 맞춰 손흥민 벽화까지 제작했고, 다큐멘터리 영상까지 공개하면서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긴 유산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사진=토트넘 유튜브 /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