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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사학비리 의혹’ 동덕여대 재단 전면 재수사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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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사학비리 의혹’ 동덕여대 재단 전면 재수사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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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자대학교 학생들이 지난 9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정문 앞에서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학생 의견 반영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후 교문에 손팻말을 붙이고 있다. 정효진 기자

동덕여자대학교 학생들이 지난 9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정문 앞에서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학생 의견 반영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후 교문에 손팻말을 붙이고 있다. 정효진 기자


검찰이 경찰에 동덕학원 조원영 이사장 일가에 대해 전면 재수사를 하라고 요구했다. 동덕학원은 동덕여자대학교의 학교법인으로, 조 이사장 일가는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됐는데 경찰은 수사 후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17일 여성의당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은 지난 10일 경찰에 조 이사장과 자녀인 조진완 총무처장, 조진희 동덕아트갤러리 이사 등 6명에 대해 재수사를 요청했다.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의 교비 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앞서 서울 종암경찰서는 동덕여대 비리 의혹 사건과 관련해 김 총장만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고, 조 이사장 등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 처분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같은 경찰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수사 보완을 요청했다.

조 이사장 일가를 둘러싼 핵심 의혹들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동덕학원이 2016년 교비회계 18억7900만원을 들여 매입한 서울 평창동 고급 주택이 대표적이다. 이 주택은 조 이사장 가족이 1999년부터 실거주한 곳으로, 매입 당시 16억3000만원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었다. 학교는 “교육시설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주장하며 경매로 해당 주택을 매입했고, 취득세 감면도 받았다.

경찰 불송치 이유서를 보면, 동덕학원은 “사택 거주를 유지하려는 목적은 아니었다”며 “노후한 동덕박물관과 함께 철거해 교육용 건물을 신축할 계획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당 주택에는 2019년까지도 이사장 가족이 거주했고, 언론의 사학비리 의혹 제기 이후에야 공사가 시작돼 2021년 ‘동덕문화원’으로 조성됐다. 학교 측은 초기에는 “거주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가 이후 “임차료를 내고 있었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경찰은 “사적 동기가 일부 내포됐을 여지는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착공 시점까지만 가족이 거주했고 임차료도 지급된 점을 고려할 때 배임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혐의 결론 내렸다.


이사장 자녀들에게 지급된 급여와 각종 수당도 재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수사 결과, 아들 조진완 총무처장에게는 급여·행정연구비·겸직수당 등이, 학교 내 카페를 운영해온 딸 조진희 이사에게는 ‘식음료사업 직책수당’으로 2020년 2800만원, 2021~2024년 매년 4800만원이 지급됐다. 조 이사에겐 ‘갤러리 직책수당’으로도 2020년 1020만원, 2021년 4080만원, 2022~2024년 매년 4200만원 이상이 지급됐다. 경찰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면서도 “적정 범위를 초과한 과도한 금액으로 볼 수 없어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향신문이 지난 9일 경찰에 ‘과도한 금액이 아니라고 판단한 근거’를 물었지만 종암서 관계자는 “수사 사안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조 이사장 일가가 학교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인 서울 서초구 방배대우아파트를 2022년부터 무상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무상 임대한 의혹, 조 총무처장이 2015년부터 6억여원 규모의 노무·법률자문료 등을 교비회계에서 지출한 의혹 등이 있다.

김 총장이 검찰에 송치된 사안은 승진 규정 적용과 관련한 법률비용, 직원 징계 자문료, 교육시설 점거 대응 법률비용 등을 교비회계에서 지출했다는 혐의다. 그러나 막상 해당 회계 업무를 승인·총괄한 조 총무처장은 불송치됐다. 불송치 이유서에는 총무처장이 어떤 이유로 혐의를 벗었는지 기재돼 있지 않다.


박진숙 여성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총장만 책임을 지는 ‘꼬리 자르기’ 수사로 보인다”며 “실질적 권한을 행사한 이사장 일가는 모두 무혐의로 빠져나갔다는 점에서 종암경찰서의 부실 수사가 드러난 셈”이라고 밝혔다.

여성의당은 지난 9일 전면적인 보완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 2706명의 진정서와 의견서를 서울북부지검에 제출했다. 동덕여대 학생들 역시 ‘김명애 총장 엄격 수사 촉구 탄원 운동’을 진행해 왔다.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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