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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방중 뒤 中설탕 1000만 달러치 北건너갔다…체제 유지용 '주민 선물' 비축했나

중앙일보 이유정.정영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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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방중 뒤 中설탕 1000만 달러치 北건너갔다…체제 유지용 '주민 선물' 비축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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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당 총비서가 지난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을 진행했다고 5일 보도했다.  뉴스1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당 총비서가 지난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을 진행했다고 5일 보도했다.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3일 중국 전승절(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을 맞아 방중한 이후 북·중 간 설탕 교역량이 올 들어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탕은 쌀과 함께 김정은의 주요한 체제 유지 수단인데, 김정은이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수출 물량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17일 통일부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의 북·중 교역 상품 가운데 중국에서 북한으로 유입된 설탕의 양은 8월 2729t에서 9월 1만 2601t로 4.6배 늘어났다. 금액으로는 각기 149만 4000달러 상당(약 22억원), 720만 1000달러(106억원)이다. 10월에도 설탕 수입량은 5507t(309만 8000달러 상당)을 기록했다. 9~10월에만 1만 8108t이 북한에 들어갔다. 액수로 보면 약 1029만 달러(약 152억원)어치다.

김정은이 9월 초 방중한 이후로 같은 달 북·중 설탕 교역 물량이 크게 늘어난 건 고위급 합의가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통일부 관계자는 “9월에는 북한의 대중국 설탕 수입량이 월 기준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면서 “같은 기간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설탕을 무상 지원 받은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과거 김정은이 노동당 대회나 연말 연시 등 체제 선전이 필요한 시기가 되면 설탕과 곡물을 주민에 나눠준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가공식품·소비재 등 경공업이 취약한 북한에선 설탕 자체 생산 능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주민들에게 설탕·당과류 등을 체제 충성심을 유도하는 통치 수단으로 활용해왔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10월 당 창건 80주년 기념일을 맞았고, 내년 1~2월쯤에는 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있다. 대규모 설탕 확보는 이를 겨냥한 물량 비축 목적일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이 설탕을 러시아 파병 부상자·전사자 가족의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지난 12일 평양 4·25문화회관 광장에서 러시아 파병 공병 부대의 귀환식을 하는 등 파병 관련 민심을 관리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 측에서 먼저 올해 당 창건 행사 등을 이유로 설탕 수입 확대를 중국에 요청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북·러 협력이 가속화하고 있지만,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설탕 등 생활 필수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발 수입량이 늘어나는 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김정은 동지의 참관 아래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착공식이 23일 수도 평양에서 숭엄히 거행됐다″고 보도했다.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김정은 동지의 참관 아래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착공식이 23일 수도 평양에서 숭엄히 거행됐다″고 보도했다. 뉴스1



한편 김정은은 17일 아버지 김정일의 사망 14주기(2011년 12월 17일)를 맞아 평양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정은을 비롯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당·정 간부들이 "위대한 장군님(김정일)께 영생축원의 인사를 삼가드리었다"면서다. 이어 참가자들은 "장군님의 애국업적을 전면적국가부흥의 장엄한 새 전기로 빛내 나가시는 김정은 동지의 사상과 영도를 일심충성으로 받들어나갈 굳은 맹세를 다짐"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2022년을 제외하곤 매년 이 시기 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정영교·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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