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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발전사 왜 나눴는지 의문···대왕고래, 생산원가 계산도 안해봤나"

서울경제 송종호 기자,세종=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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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발전사 왜 나눴는지 의문···대왕고래, 생산원가 계산도 안해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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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통폐합·구조조정 시사
"경쟁시키니 되레 재해 늘어" 지적
이학재 겨냥 "뒤에 가서 딴 얘기"
무책임 공직자 "도둑놈 심보" 직격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한국전력산하 발전 공기업이 5개사로 나뉜 데 대해 “왜 이렇게 나눴는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의문을 표했다. 정부가 2040년 탈석탄을 추진함에 따라 발전 자회사 통폐합이 거론되는 가운데 공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업무보고 자리에서 “(공기업) 사장만 다섯 명이 생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과거 2001년 전력 산업구조 개편 당시 발전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한전의 발전 부문을 떼내 남동·동서·중부·서부·남부발전 5개사 및 한국수력원자력으로 분리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당초 목적이었던 경쟁 촉진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하며 “경쟁시키니 인건비를 줄이려고 해서 (발전사에서) 산업 재해가 많이 나고 그러는 것 아니냐”고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허위 보고를 한 공기업들도 질타했다. 이날 오전 진행된 산업통상부·중소벤처기업부 등 업무보고 자리에서 “업무보고 자리에서 발언을 하고는 뒤에 가서 딴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정조준한 것이다. 이 사장은 12일 업무보고에서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이 대통령에게 질타를 받은 뒤 주요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자회견을 통해 반박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자리가 주는 온갖 명예와 혜택은 다 누리면서도 책임은 다하지 않겠다는 그런 태도는 천하의 도둑놈 심보”라며 “정치에 물이 너무 많이 들어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쏘아붙였다.

이 대통령의 질문 세례는 경제성 확인에 실패한 ‘대왕고래’ 시추탐사를 실시했던 한국석유공사도 피해가지 못했다. “생산 원가는 얼마로 추산했었냐”는 이 대통령 물음에 석유공사는 “변수가 많아서 추정치가 없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계산을 안 해봤다는 것인가. 변수가 많으면 개발을 안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아무 데나 막 파는 것이냐. 변수가 많아 개발 가치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사업에 수천억 원을 투입할 생각이었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은 또 석유공사가 자산 20조 원, 부채 21조 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라는 보고를 들은 뒤 “이를 벗어나기 위한 실현 가능한 방안이 뭐가 있느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부실 자산을 매각하는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답변이 나오자 “불량 자산을 판다고 자산 상태가 개선될 것 같지 않다. 어차피 현재 자산 평가에도 (불량 자산이라는 점이) 반영돼 있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아 구속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따라다닌 채용 비리 의혹 기관인 강원랜드도 집중 타깃이 됐다. 도박 중독 폐해가 줄어들고 있다는 강원랜드의 보고를 받은 뒤 이 대통령은 통계적 근거를 물었지만 정확한 데이터를 제시하지 못하자 사장 직무대행에게 “연구는 하고 있느냐”고 묻고 폐해의 증감 여부와 정책적 노력을 대통령 비서실에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세종=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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