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고환율 흐름이 다시 뚜렷해지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보다 소폭 내린 1천474원대에서 출발했다.
장중 상승세로 전환하며 오전 11시를 전후해 1천480원을 넘어섰다.
장중 한 때 1천482원대까지 오르며 지난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후 상승 폭이 다소 줄었지만 1천470원대 후반에서 거래를 마쳤다.
환율 급등 주요 배경으로는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도와 글로벌 달러 강세가 동시에 작용한 점이 지목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순매도 흐름을 보였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원화 약세 압력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연말을 앞둔 달러 수요 증가와 해외 투자 자금 이동 역시 환율 상방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고환율 흐름이 이어지자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 대응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최근 국민연금과 체결한 외환스와프를 실제로 가동하며 시장 내 달러 수급 불안을 완화하는 데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외환스와프는 국민연금 대규모 현물환 매입 수요를 흡수해 환율 급등을 완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환율 변동성이 쉽게 잦아들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통화정책 방향과 글로벌 금융시장 흐름, 외국인 자금 이동 등 대외 변수에 따라 환율이 다시 1천480원대를 중심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환율이 1천500원선에 근접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고환율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영향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를 자극해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고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반면 수출 기업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경영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재 환율 흐름은 단기적인 수급 요인과 구조적인 달러 강세가 겹친 결과"라며 "외환시장 안정 조치와 함께 기업과 금융권 차원의 환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도 확대와 달러 강세 영향 원달러환율,외환시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