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상해 혐의로 구속…法 “도망 염려”
잠든 태국인 아내 얼굴에 끓는 물을 부어 중화상을 입힌 40대 한국인 남편이 구속됐다. 그는 당초 “다른 남자를 만날까 봐 범행했다”는 취지로 말했으나, 이후 “실수로 그랬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은 특수상해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A씨에 대해 전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전날 오전 10시30분부터 사전영장(미체포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A씨는 오전 9시50분쯤 경찰 호송차를 타고 법원에 도착했으며, 수갑이나 호송줄 없이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아무 말 없이 경찰과 함께 법정으로 들어갔다. 심사를 마친 뒤 A씨는 “아내에게 왜 그런 행동을 했느냐” “피해자에게 할 말은 없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호송차에 올라 유치장에 입감됐다.
태국인 아내 얼굴에 끓는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지난 16일 경기도 의정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오른쪽은 서울의 한 병원에서 치료 중인 피해 여성이 도움을 청하는 모습. 의정부=뉴스1·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은 특수상해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A씨에 대해 전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전날 오전 10시30분부터 사전영장(미체포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A씨는 오전 9시50분쯤 경찰 호송차를 타고 법원에 도착했으며, 수갑이나 호송줄 없이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아무 말 없이 경찰과 함께 법정으로 들어갔다. 심사를 마친 뒤 A씨는 “아내에게 왜 그런 행동을 했느냐” “피해자에게 할 말은 없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호송차에 올라 유치장에 입감됐다.
A씨는 지난 3일 정오쯤 의정부시 호원동의 한 아파트에서 잠들어 있던 30대 태국인 아내 B씨의 얼굴과 목 등에 커피포트로 끓인 물을 부은 혐의를 받는다.
이후 A씨는 B씨를 서울 성동구의 한 화상 전문병원에 데려갔고, 병원 측은 폭행이 의심된다며 당일 오후 9시쯤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2도 화상 등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6일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40대 남성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의정부=연합뉴스 |
A씨는 변호인을 대동한 피의자 조사에서 “넘어지면서 실수로 끓는 물을 쏟았다”는 취지로 고의성을 부인했다. 당초 A씨는 “B씨가 다른 남자를 만나 떠날까 봐 얼굴을 못생기게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 주장에 신빙성이 낮다고 보고 기존 상해 혐의 대신 끓는 물을 ‘위험한 물건’으로 판단해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사건 이후 경찰은 A씨에게 접근금지 및 격리 조치를 포함한 1호·2호 임시조치를 내린 상태다.
앞서 B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피해 사실을 알렸고, 태국 현지 매체 등이 이를 보도하며 사건이 공론화됐다. 게시물에는 “화가 나고 두려웠지만 병원비를 감당할 여력이 없어 남편을 따라 병원에 갈 수밖에 없었다. 남편이 사과했지만 더 이상 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는 내용과 함께 치료 중인 B씨의 사진이 담겼다.
일각에서는 B씨가 한국에 불법 체류 중인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B씨 측은 한국 전자여행허가증(K-ETA)을 소지하고 합법적으로 한국에 체류 중이라고 밝혔다. 폭행 사건에 대한 법적 조치와 함께 이혼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타니 쌩랏 주한 태국대사는 지난 8일 영사 직원들과 함께 B씨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 위로의 뜻을 전했으며, 향후 병원·경찰·통역사 등과의 연락 및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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