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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오픈AI에 100억달러 투자 논의

매일경제 원호섭 기자(wonc@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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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오픈AI에 100억달러 투자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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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기업가치 5000억달러 눈 앞
AWS 서버 계약과 트레이님엄 칩 연계
엔비디아 독점 깨고 자금 확보 위해


아마존, 오픈AI에 100억달러 투자하나 [그림=챗GPT]

아마존, 오픈AI에 100억달러 투자하나 [그림=챗GPT]


세계 최대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이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100억달러(약 14조400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가 성사될 경우 오픈AI의 기업가치는 5000억달러(약 720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오픈AI가 막대한 인공지능(AI) 개발 비용을 충당하고, 동시에 엔비디아에 집중된 AI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16일(현지 시각)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아마존과 오픈AI는 지난 10월부터 이 같은 내용의 투자 협상을 진행해 왔다. 협상 내용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아마존의 이번 투자가 오픈AI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과 맺은 서버 임대 계약 비용을 지원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고 전했다. 오픈AI는 지난달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향후 7년간 380억달러(약 54조원) 규모 서버 임대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오픈AI는 현재 AI 모델 개발을 위해 AWS를 포함해 최소 5개 이상 클라우드 업체를 활용하고 있다.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AI 반도체 칩이다. 오픈AI는 이번 투자의 하나로 아마존이 자체 개발한 AI 서버용 칩인 ‘트레이니엄’을 도입해 사용하기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 세계 AI 칩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 칩 대신 아마존의 칩을 활용함으로써 하드웨어 공급망을 다변화하겠다는 의도다. 이는 아마존 입장에서도 자사 칩의 성능을 입증하고 새로운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다만 아마존이 오픈AI에 거액을 투자하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포괄적인 권한을 갖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MS는 현재 오픈AI 지분의 약 27%를 보유하고 있으며, 오픈AI의 최신 모델을 자사 클라우드 고객에게 독점적으로 판매할 권리를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아마존은 오픈AI의 모델을 AWS 고객들에게 직접 판매할 수 없다.

대신 양사는 커머스 분야에서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오픈AI는 챗GPT를 일종의 ‘쇼핑 허브’로 전환해 사용자를 소매업체와 연결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수익 모델을 구상 중이다. 아마존과의 협력이 성사될 경우 챗GPT 내에서 아마존의 쇼핑 기능이 구현되거나 아마존 앱에 AI 쇼핑 기능이 탑재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오픈AI가 이처럼 공격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은 AI 개발에 드는 천문학적인 비용 때문이다. 오픈AI는 향후 4년간 서버 구축과 인재 영입 등에 1000억달러(약 144조원) 이상을 소진할 것으로 자체 추산하고 있다. 이미 MS, 오라클 등과 수천억달러 규모 서버 계약을 맺은 상태이며, 자체 데이터센터 건립과 독자적인 AI 칩 개발에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번 협상은 ‘적과의 동침’이 일상화된 실리콘밸리의 복잡한 역학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아마존은 오픈AI의 경쟁사인 앤스로픽에 이미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고 자사 칩을 공급하고 있다. 반대로 MS는 오픈AI의 최대 투자자이면서 최근 앤스로픽에도 투자를 단행한 상황이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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