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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이학재 겨냥 "'사랑과 전쟁'은 바람피우는 법 가르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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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이학재 겨냥 "'사랑과 전쟁'은 바람피우는 법 가르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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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보고 생중계 방식 논란에
"공개 행정 원칙은 법에 있어"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지식재산처·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세종=왕태석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지식재산처·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세종=왕태석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범죄를 저지르는데 쉬쉬하라는 거냐"며 외화 밀반출 철저 단속 지시에 이견을 드러낸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토교통부 등의 업무보고에서 이 사장에게 책갈피에 거액의 외화를 숨겨 가는 밀반출 수법을 단속할 수 있는 방안을 물었다. 이 사장이 명확히 답하지 않으며 말을 돌리는 듯한 모습에 이 대통령은 "말이 참 길다"라고 질책했다. 이후 이 사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불법 외화 반출은 공항공사가 아닌 세관 업무라며 "걱정스러운 것은 이 일로 책갈피에 달러를 숨기면 검색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온 세상에 알려진 것"이라고 이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지난해 관세청과 인천공항공사 간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미화 1만 달러 이상 외환 반출에 대한 단속은 인천공항공사가 맡기로 한 사실을 언급하며 "외화 반출 단속은 세관 업무"라는 이 사장의 주장을 바로잡았다. 앞서 본보가 확보한 인천공항공사와 인천공항세관 간 '경비 및 검색 업무에 관한 상호협정 양해각서'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의 경비 검색 범위에 미화 '1만 달러 초과의 외화'가 포함돼 있다.

이 대통령은 잘 알려지지 않은 외화 반출 수법이 홍보된 모양새가 됐다는 취지의 이 사장 주장에 대해서도 "일부가 그걸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는데 쉬쉬하면서 그들에게 기회를 주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럼 (불륜 등 이혼을 소재로 다루는 방송 프로그램인) '사랑과 전쟁'은 바람피우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냐"고도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여기(업무보고)는 정치적 논쟁의 자리가 아니다"라며 "그걸 왜 이렇게 악용하느냐"고도 했다. 국민의힘 3선 의원 출신으로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 출마설 등이 나오는 이 사장이 업무보고를 자신의 정치적 홍보 수단으로 삼으려 한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1분 전 얘기와 1분 뒤 얘기가 달라지거나, 업무보고 자리에서 발언을 하고는 뒤에 가서 딴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런 사람은 어떤 공직도 맡아선 안 된다"고도 했다.

생중계 방식 논란에 "공개 행정 원칙은 법에 있어" 일축


이 대통령은 생중계 방식의 업무보고가 논란의 씨앗이라는 일각의 지적에도 "직접 민주주의가 점점 더 강화돼 가지 않느냐"라며 "(국민들은) 이런 부당하고 불공정하고 불투명하고 이런 거 용인하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이 대통령은 "공개 행정 원칙은 법에 있지 않느냐"며 "그런데 왜 공개하는 것을 그렇게 탐탁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느냐. 당연히 공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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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