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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좀 데려가 줘"...'온몸에 구더기' 숨진 아내, 부사관 남편에 쓴 편지

머니투데이 박효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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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좀 데려가 줘"...'온몸에 구더기' 숨진 아내, 부사관 남편에 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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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13일 방송분. '사랑, 구더기 그리고 변명-파주 부사관 아내 사망의 진실' 편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13일 방송분. '사랑, 구더기 그리고 변명-파주 부사관 아내 사망의 진실' 편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온몸에 구더기가 생길 정도로 상처가 났던 아내를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30대 육군 부사관이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7일 뉴스1과 육군에 따르면 군검찰은 지난 15일 살인 혐의로 30대 육군 부사관 A씨를 기소했다.

군검찰은 주된 공소사실로 살인, 예비적 공소사실로 유기치사를 적용했다. 주된 공소사실로 기소하되 이것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한 것이다.

군검찰은 A씨에게 부작위(마땅히 해야 할 행위를 하지 않은 상황)에 의한 살인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은 제2 지역 군사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A씨는 지난 8월부터 아내 몸에 욕창이 생겼는데도 치료나 보호조치를 하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기 파주시 육군 기갑부대 소속으로 상사인 A씨는 지난달 17일 오전 8시18분쯤 파주시 광탄면에서 "아내의 의식이 혼미하다"고 119에 신고했다.


신고받고 출동한 구급대는 집안에서 전신이 오물에 오염된 30대 여성 B씨를 발견했다. 하지 부위에선 감염과 욕창으로 인한 피부 괴사가 진행 중이었다. 감염 부위에선 구더기도 나왔다.

B씨는 고양시 일산서구 한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심정지 증상을 보였고, 다음 날 결국 숨을 거뒀다. 병원 측은 방임이 의심된다며 B씨 남편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조사 결과 B씨는 지난 8월부터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거동이 불편해졌고 온몸에 욕창이 생겼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내 상태를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 지인은 "감식반이 냄새 때문에 집에 들어갈 수 없었다는데 배우자였던 A씨는 '함께 살던 아내의 몸이 이렇게까지 된 줄 몰랐다'는 어이없는 이유를 대며 죄를 부인하고 있다"고 했다.

SBS에 따르면 B씨가 최근까지 A씨에게 쓴 편지와 일기장에서는 "나 병원 좀 데려가 줘, 부탁 좀 해도 될까", "죽고 싶다. 죽어야 괜찮을까"라는 내용이 담겼던 걸로 전해졌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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