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남부 지역을 강타한 폭풍으로 대형 유통매장 앞에 설치돼 있던 자유의 여신상 복제품이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15일(현지시간) 타임스나우와 프리프레스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리우그란지두술주 과이바 시 일대에 시속 최대 90㎞에 달하는 강풍을 동반한 폭풍이 몰아치면서 하반(Havan) 메가스토어 앞에 세워져 있던 높이 24m의 자유의 여신상 복제품이 쓰러졌다.
브라질 민방위 당국은 사고 당시 해당 지역에 강풍 경보를 발령했으며 순간 최대 풍속은 시속 80~90㎞ 수준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을 촬영한 영상에는 거대한 조형물이 강풍에 밀려 서서히 기울다가 이내 중심을 잃고 주차장 바닥으로 넘어지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문제가 된 자유의 여신상 복제품은 2020년 설치된 구조물로 높이 11m의 콘크리트 기단 위에 세워져 있었다. 붕괴 이후에도 기단부 자체는 비교적 큰 손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사고 직전 매장 직원들과 인근 주민들이 상황을 인지하고 신속히 대응하면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직원들은 즉시 주변 차량을 이동시키고 접근을 통제해 추가 재산 피해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이바 시장 마르셀루 마라나타는 “극심한 기상 상황 속에서도 빠른 대응이 이뤄지면서 인명 피해를 피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하반 측은 “안전 수칙에 따라 즉시 해당 구역을 폐쇄하고 잔해 제거 작업을 진행했다”며 “매장 운영에는 별다른 차질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브라질 전역에 설치된 자사 자유의 여신상 복제품은 모두 기술·공학적 기준과 전문 인증을 충족하고 있다”며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내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폭풍은 고온 현상 이후 찬 공기가 급격히 유입되면서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민방위 당국은 휴대전화 긴급 재난 문자 시스템을 통해 주민들에게 강풍과 구조물 붕괴 위험을 경고했으며 주(州) 내 다른 지역에서도 우박 피해와 지붕 파손, 국지적 침수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임혜린 기자 hihilinn@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