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W] 메모리 쇼크에 저가폰 직격탄
17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메모리 수급 불안에 따른 BoM(Bill of Materials) 비용 증가가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2026년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대비 2.6%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번 조정으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나타났다. 아너(HONOR), 오포(OPPO), 비보(vivo) 등 주요 중국 OEM은 기존 전망 대비 출하량 감소 폭이 가장 크게 수정됐다. 가격대별로는 200달러 이하 저가형 스마트폰이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으나, 중·고가 라인업까지 원가 부담이 확산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DRAM 가격 급등으로 저가, 중가, 고가 스마트폰의 BoM 비용은 각각 약 25%, 15%, 10% 수준으로 이미 상승했다. 여기에 메모리 가격이 2026년 2분기까지 추가로 최대 40%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BoM 비용은 현재 수준 대비 10~15% 추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MS 황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리서치 디렉터는 “200달러 이하 저가 시장은 연초 대비 BoM 비용이 20~30% 상승하며 가장 큰 압박을 받고 있다”며 “중·고가 제품군도 1015% 수준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평균판매가격(ASP) 전망도 상향 조정됐다. 2026년 글로벌 스마트폰 ASP는 전년 대비 6.9%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올해 9월 제시된 3.9% 성장 전망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비용 전가와 함께 제품 포트폴리오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저가 시장에서는 급격한 가격 인상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비용 전가가 어려운 OEM들은 저가 SKU를 줄이고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기 시작했고, 이미 출하량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제조사들은 사양 조정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카메라 모듈, 디스플레이, 오디오 부품, 메모리 구성 등을 하향 조정하거나 기존 부품을 재활용하고, 고사양 ‘프로(Pro)’ 모델 중심으로 수요를 유도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시장 대응 여력이 가장 큰 기업으로는 애플과 삼성전자가 꼽혔다. 양왕 애널리스트는 “규모의 경제와 고급 제품 비중, 수직 통합 역량을 갖춘 애플과 삼성전자가 향후 몇 분기 동안 가장 안정적인 위치에 있을 것”이라며 “중국 OEM들은 점유율과 수익성 사이에서 더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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