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딥테크 기업…육성 시스템 대표 성공 사례로
사업초기 시장성 검증·투자유치 등 전주기 지원 눈길
지난 5월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에 성공한 뒤 현재 시가총액 1조 원에 육박하는 'K-딥테크'의 성공 사례 인투셀/그래픽=이지혜 |
올해 5월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인투셀이 스타트업의 '워너비'(Wanna Be)로 등극했다.
16일 인투셀의 시가총액은 종가기준 1조원 수준으로 시총 순위 85위를 기록했다. 인투셀은 10년 전만 해도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소규모 스타트업이었다. 연구실에서 탄생한 기술은 시장에서 비로소 완성된다지만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 해도 100% 상용화되는 건 아니다. 전문가들은 혁신적 기술일수록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육성시스템으로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바이오 딥테크(첨단기술) 기업 인투셀은 육성시스템의 대표 성공사례로 꼽힌다. 박태교 인투셀 대표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하 특구재단)이 없었다면 지금의 성과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인투셀은 2015년 대덕특구에서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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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파스'와 'PMT 플랫폼, 난제를 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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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파스(OHPAS) 링커 기술 /사진=인투셀 |
인투셀은 'ADC'(항체-약물접합체) 기술을 기반으로 표적항암제를 개발했다. 이달 초 개발한 진행성 고형암 치료 후보물질 'ITC-6146RO'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이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ADC는 암세포 같은 특정 세포를 표적 삼아 강력한 항암약물을 전달하도록 설계된 치료기술이다. '게임체인저'로 불리지만 기술적 한계도 많다. 대표적인 게 '링커(linker) 기술'이다. 링커는 항체와 약물을 연결하는 화학적 구조물인데 링커가 안정적이어야 약물을 효과적으로 표적세포까지 전달한다. 그런데 세포에 진입한 링커의 안정성을 조절하는 게 매우 까다롭다. 약물 종류도 제한된다.
인투셀은 이를 해결했다. 다양한 약물을 탑재할 수 있는 독자 플랫폼 'OHPAS'(오파스)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페놀 계열 약물까지 ADC의 영역을 넓혔다. 또 정상세포 내 독성을 줄이고 약효를 높이는 'PMT' 기술을 더해 안정성을 높였다. 기술성 평가에서 'A등급'을 받으며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대기업과 파트너십도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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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구재단의 기술사업화 전주기 지원, 성공의 핵심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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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교 인투셀 대표(오른쪽)이 연구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인투셀 |
박 대표는 "창업 초기 기획부터 기술 고도화, 펀드 투자에 이르는 특구재단의 단계적 지원이 성장의 핵심엔진이었다"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특구재단은 그간 특구 기업을 중심으로 기술사업화 전주기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특구재단은 '특구육성사업'을 통해 인투셀의 창업 초기 시장성을 검증하고 '기술사업화 과제'를 통해 기술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구펀드와 특구펀드 운용사로부터 총 20억원의 투자도 유치했다. 매출보다 기술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결정한 투자로 인투셀이 상장까지 완주한 원동력이 됐다.
정희권 특구재단 이사장은 "인투셀의 성장은 지난 10년간 실현된 기술사업화 전주기 지원의 결과"라며 "특구 발(發) 딥테크 기업들이 국내를 넘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도록 체계적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한편 인투셀은 신약 후보 물질 'ITC-6146RO'를 기반으로 글로벌 대형 기술이전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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