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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무료로 하면 격 떨어져"…'국중박' 유료화 탄력 받나

중앙일보 강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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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무료로 하면 격 떨어져"…'국중박' 유료화 탄력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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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국가유산청 업무보고
"궁능 입장료 20년간 동결…현실화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온 국민이 세금으로 관리비를 내주고 방문하는 소수가 혜택을 누리는 것 아닌가. 최소한 사용 비용 부담은 해주는 게 실질적인 형평에 맞는 거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문화체육관광부 업무 보고에서 이렇게 말하며 국립중앙박물관(이하 국중박) 및 궁능(궁궐과 왕릉) 관람료 현실화 필요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올해 600만 관객을 돌파한 국중박 측에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효과를 언급하면서 “관람객을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냐”고 물었다. 국중박 측은 최대 성수기 땐 안전 관리가 우려될 정도라고 답했고 최휘영 문체부 장관도 “내년부터 예약제 도입과 함께 유료화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 대통령은 “무료로 하면 격이 떨어진다. 귀하게 느끼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유산청에도 지난 20년간 4대 궁 입장료가 1000원~3000원으로 동결돼 온 점을 거론하면서 “설득 과정을 거쳐서 (관람료를) 일부 현실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최근 서울시와 국가유산청 간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종묘 인근 개발 논란’과 관련해선 “(국가유산청이 추진하는) 규제를 받게 되면 어떻게 되느냐”며 관심을 드러냈다. 국가유산청은 최근 종묘를 세계유산지구로 지정 완료했고 종묘 개발 규제의 근거가 될 세계유산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오는 18일 재입법 예고한다. 허민 청장이 “내년 3월 개정안을 통과시키면 (서울시가 추진하는) 초고층 개발이 안 된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어쨌든 결론이 안 난 거죠”라고 확인했다.

최휘영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K팝 공연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5만석 규모의 돔구장 건설 계획을 밝혔다. 최 장관은 “단기적으로는 내년에 지방에 있는 체육시설들을 (공연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중기적으로 서울, 고양 등 지자체에서 아레나 건설을 시작하고 있다. 2027년이나 2028년께 몇 개의 아레나가 만들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또 침체된 한국 영화 산업을 활성화를 위한 ‘극장 가치의 재발견 프로젝트’를 시행해 극장 관객수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문화 예술은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공적 기능이 있어 정부 영역의 지원이 정말 중요하다”며 “간섭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수장고 유물 관리 문제’를 언급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종묘·경복궁 사적 이용’ 논란을 간접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유산) 관리 상태가 사적으로, 비정상적으로 되는 것은 문제”라면서 “모든 행정은 국민의 눈에 맞아야 한다. 장관이든 대통령이든 특권층이 아니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강혜란 문화선임기자 theother@joongang.co.kr,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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