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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의식 없는 10세 어린이 병원 12곳 ‘뺑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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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의식 없는 10세 어린이 병원 12곳 ‘뺑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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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응급실 뺑뺑이로 사람죽는 현실…대책 별도 보고하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부산의 한 소아과 병원에서 치료 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초등생이 '소아 병상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다른 병원 12곳으로부터 수용을 거부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른바 이런 ‘응급실 뺑뺑이’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을 보건복지부에 주문했다.

16일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1분쯤 부산 사하구의 한 소아과병원에서 치료받던 A 양(10)이 의식이 저하되고 호흡곤란 증세를 보인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A 양을 이송할 병원을 찾았으나, 연락을 받은 대학병원 등 12곳 모두 '소아 병상 부족' 등을 이유로 거부했다.

A 양은 약 1시간 21분 만에 부산진구의 한 2차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러나 A 양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고, 스스로 호흡이 불가능해져 다시 다른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병원에 당시 환자를 받지 못한 이유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환자가 치료받을 응급실을 찾지 못해 길 위에서 전전하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응급실 뺑뺑이로 119구급차 안에서 죽어가는 사람이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원래는 대한민국에 응급실 뺑뺑이 개념이 없었다. 옛날에는 병원이 진료 거부를 못 하게 돼 있었다"며 "(지금은 환자가 병원을 못 찾아) 다른 도시로 갔다는 얘기도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일단 병원은 119구급대원이나 가족보다 (치료에) 낫지 않나"라며 "응급조치라도 하며 다른 병원을 수배해 전원하는 게 정상 아니냐"고 되물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화해 (환자를) 분산하는 제도는 응급실 과밀화 때문이었다"며 "최종 치료가 안 되면 (결국) 어딘가에 댐이 형성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그 제도가 긍정적으로 작동하는 게 아니라 지금은 응급환자를 거부하는 시스템으로 작동하지 않나"라며 거듭 대책을 물었고, 정 장관은 "환자와 병원을 매칭하는 콘트롤타워, 광역상황실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나름 시스템을 만들어 놨지만, 일부 작동이 안 되는 것이 현실 아닌가. 현실은 여전히 구급차를 타고 환자가 돌아다니는 문제가 있다"며 대책을 마련해 별도로 국무회의에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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