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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잘하셔서" 오유경 칭찬한 李…정은경은 웃지 못했다

중앙일보 남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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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잘하셔서" 오유경 칭찬한 李…정은경은 웃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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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16일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질문 및 칭찬에 따라 각 기관장의 희비가 엇갈리는 장면이 여럿 연출됐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 대통령의 첫 질문에서부터 애를 먹었다. 이 대통령은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 관련해 “횟수별로 제한이 있지 않나” “방법이 여러 가지 있지 않나” “시험관(체외수정) 방식만 지원하나, 다른 방식도 지원하나” 등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정 장관은 “두 가지 방식을 다 지원하고 있다. 시험관을 (지원)하기도 하고”라고 답했으나, “시험관 말고 다른 한 가지는 무엇이냐”는 이 대통령의 이어진 질문에 순간 당황한 듯 답하지 못했다. 담당 국장이 나서 “인공 임신, 신선 배아, 냉동 배아 등 세 가지 방식이 있다”고 답하며 상황을 수습했다. 현재 정부는 체외수정(신선 배아, 냉동 배아) 20회, 인공수정 5회 등에 대한 시술비를 각각 정해진 한도 내에서 지원하고 있다.

구급대원이 응급환자 이송이 가능한 병원을 빠르게 찾지 못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대책 관련해서도 정 장관은 진땀을 뺐다. 이 대통령은 “(응급실이) 일단 (환자를) 받아서 되는대로 응급조치라도 하는 게 정상 아니냐”며 “왜 119 구급대원이 환자를 싣고 병원을 찾아 돌아다녀야 하느냐”고 물었다.

정 장관은 “구급대원이 일일이 병원에 전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구급대원이 광역상황실에 전화하면 (적절한) 병원을 연결해 시간 안에 병원을 선정할 수 있게끔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응급환자 이송·전원을 통합 관리하는 ‘광역응급의료상황실’ 기능을 앞으로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설명한 것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지금도 몇 시간씩 뺑뺑이를 돌다가 죽지 않느냐”며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데 안 되는 것 아니냐”고 거듭 따져 물었다. 담당 국장의 부연 설명에도 이 대통령은 “시스템에 대한 이론적 논쟁을 하자는 게 아니다”라며 “부족한 것을 채워 별도로 보고해달라”고 주문했다.




반면 이 대통령은 식약처를 향해서는 “처장께서 워낙 일을 잘하셔서”라며 추켜 세웠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윤석열 정부 초대 식약처장에 임명된 뒤 최장수 임기를 이어왔다. 이재명 정부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이어 두 번째로 유임된 사례다.

이 대통령은 특히 지난 9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정부 전산망이 마비됐을 때, 별도 홈페이지를 만들어 민원을 처리한 식약처 담당자를 호명해 “아주 훌륭히 잘 처리했다”며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질병관리청에 대해서도 “워낙 잘하고 있어서”라며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다.

이밖에 국민건강보험공단도 웃었다. 이 대통령은 건보공단의 숙원이었던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권한 허용에 대해 “비서실에서 챙겨서 해결해달라”며 조속한 처리를 지시했다. 특사경 권한을 요구해온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감사합니다”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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