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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 연출 “찾았다”라고 외친 ‘로저’ 유태양…오디션에 숨겨진 비밀은? [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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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 연출 “찾았다”라고 외친 ‘로저’ 유태양…오디션에 숨겨진 비밀은? [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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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째 시즌 오디션 참가…허락되지 않은 시간
2년 후 한국 프로덕션 25주년·10번째 시즌 ‘낙점’
김호영 추천→전원 동의→포기→재도전
내년 2월22일까지 코엑스 아티움 공연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유태양이 두 번의 도전 끝에 뮤지컬 ‘렌트’ 한국 프로덕션 25주년 및 열 번째 시즌 기념 공연의 ‘로저’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사진 | 신시컴퍼니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유태양이 두 번의 도전 끝에 뮤지컬 ‘렌트’ 한국 프로덕션 25주년 및 열 번째 시즌 기념 공연의 ‘로저’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사진 | 신시컴퍼니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누구든 원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세상은 이를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서 인간은 결승선을 향해 부딪히며 도전한다. 끝이 보일 것 같진 않지만, 꿈을 잃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 목표 지점에 도착해 마침내 닻을 내린다. 유태양(28)은 뮤지컬이라는 광활한 바다에서 돛을 올려 그곳을 향해 항해 중이다.

2016년 그룹 SF9으로 가요계에 데뷔한 유태양은 전 세계에 K-팝의 위상을 알린 대표 아이돌이다. 그해 연기에도 도전한 유태양은 2021년 뮤지컬 ‘알타 보이즈(ALTAR BOYZ)’를 통해 공연계 영역을 확장했다. 이후 ‘은밀하게 위대하게’ ‘드림하이’ ‘삼총사’ ‘블러디 러브’ 등에 출연하며 뮤지컬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글로벌 팬덤을 형성한 유태양이지만, 그가 진심으로 원한 뮤지컬 작품이 있었다. 바로 뮤지컬 ‘렌트’다.

뮤지컬 ‘렌트’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현대화한 작품으로, 창작자 조나단 라슨과 실제 그의 친구들 이야기를 52만 5600분으로 기억한다. 미국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모여 사는 예술가들의 사랑과 열정, 분노와 좌절, 희망과 환희의 시간을 무대 위에서 그린다.

극 중 유태양이 연기하는 ‘로저’ 역은 음악을 사랑하지만, 상처와 자책감으로 인해 스스로 자신을 가둔 젊은 예술가다. 어딘가 암울한 인생처럼 보이지만, 사랑으로 충분히 치유될 수 있다는 산증인으로 등장한다.

유태양은 뮤지컬 ‘렌트’의 ‘로저’ 역을 따내기 위해 제작사에 직접 연락해 오디션 기회를 획득했다. 사진 | 신시컴퍼니

유태양은 뮤지컬 ‘렌트’의 ‘로저’ 역을 따내기 위해 제작사에 직접 연락해 오디션 기회를 획득했다. 사진 | 신시컴퍼니



◇ 오디션장에 나타난 ‘로저’…닿을 수 없었던 ‘무대’

유태양과 ‘렌트’의 인연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엔젤’ 역을 맡은 김호영(42)의 추천을 받아 오디션에 지원했다. 새벽 2시에서야 마친 음악방송 의상을 벗고 새로 단장해 오디션장으로 향했다.


그는 이날의 기억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김)호영이형이 잘 어울린다며 오디션을 권유했을 때 내가 이 역할을 해도 되나 싶었다. 아직 준비가 덜 된 것 같아 반신반의한 마음이 컸지만, 오디션을 보고 나서 확신이 들었다. (‘렌트’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장은 무겁고 살벌한 오디션이라기보다 대화의 장과 같은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유태양은 “‘나’라는 사람을 알고 싶어 하는 분위기였다. 다른 것보다 ‘나’를 보기 위한 시간이었다. 짧았지만, 확실하게 작품이 각인된 날”이었다고 회상했다.

유태양을 직접 만난 앤디 세뇨르 주니어 연출 역시 “‘로저’를 찾았다”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열심히 준비한 시간에 비해 스스로 준비가 덜 됐다는 나약한 생각이 그의 뇌리를 스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개인 스케줄 조율이 어려운 상황까지 그의 도전을 막았다.


아쉬운 마음에 발길을 돌린 유태양은 2023년 아홉번째 시즌 공연을 직접 관람하며 “내가 저 자리에 있었다면 어떤 느낌이었겠느냐는 생각에 무대를 체감하고 싶었다. 그리고 다음 시즌엔 무조건 ‘로저’로서 작품에 참여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시간을 버텼다.

유태양이 출연 중인 뮤지컬 ‘렌트’는 내년 2월22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티움에서 공연된다. 사진 | 신시컴퍼니

유태양이 출연 중인 뮤지컬 ‘렌트’는 내년 2월22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티움에서 공연된다. 사진 | 신시컴퍼니



◇ ‘기회’를 ‘기적’으로 만든 항해사의 초대장

이로부터 2년 후 ‘렌트’가 한국 프로덕션 25주년 및 열 번째 시즌 기념 공연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토록 기다렸던 오디션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그래서 유태양 스스로 기회를 만들었다. 직접 제작사 신시컴퍼니에 연락해 오디션에 참가했다.

당시 유태양의 전화를 받은 한 관계자는 “2년 전과 다른 느낌이었다. 이 배우가 유태양이었냐는 생각이 들었다. 이 갈고 온 느낌을 받았다”라며 “3명의 ‘로저’ 중 한 명을 찾지 못해 개별 오디션을 진행했다. 유태양은 공식 오디션의 스텝을 밟고 올라온 기운이 느껴졌다”라고 설명했다. ‘로저’ 역 중 유일하게 기타를 칠 수 있는 ‘로저’라는 점도 높은 점수를 획득하는 데 한몫했다.


이렇게 ‘렌트’ 역사의 현장에 유태양이 중심에 서 있다. 그는 이토록 바랐던 ‘로저’로서 현재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그의 스토리도 직접 써 내려갔다. 온전히 ‘로저’에 흡수돼 관객들의 심금을 울려 ‘진짜 로저’라는 찬사를 받으며 흥행 열풍에 이바지하고 있다.

유태양만의 ‘로저’에 대해 “뭔가 새롭게 만들거나 없는 걸 지어내지 않아도, 그냥 내가 하는 대로 하면 된다는 걸 깨닫게 한다. 새롭게 뭔가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기타를 연주하면 되고 해왔던 대로 힘들면 힘들어하고 분노하고 폭발하면서 가식 없는 모습을 보인다”라고 소개했다.

공연에 오르는 무대가 매번 새롭다는 유태양이다. 그는 “어쩌면 나도 있는 그대로 그냥 살아봐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나한테 있어 부족한 부분들만 봐왔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잘하고 있는 게 아닐까? 좀 더 나를 믿어도 되지 않느냐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유태양은 ‘렌트’를 통해 그의 앞에 어떠한 폭풍이 몰아쳐도 다시 돛을 올리는 힘을 얻었다. 그는 “어떠한 ‘로저’로 기억되기보다 ‘유태양의 로저’를 다시 보고 싶다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 노래·연기를 잘했다기보다 나의 ‘로저’를 한 번 더 보고싶어 한다면 감사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희망의 온기가 피어나는, 올겨울 산타클로스의 선물 같은 ‘렌트’는 내년 2월22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티움에서 공연된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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