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재활시설 17번 입소…자전적 영화 아버지와 제작하기도
영화감독 롭 라이너가 아내 미셸, 아들 닉과 함께 2014년 4월 2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41회 채플린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2014.04.28.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영화감독 롭 라이너(78) 감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아들 닉 라이너(32)는 과거 인터뷰에서 10대 시절 방황을 겪었었고, 아버지와 관계가 어려웠었다고 밝힌 바 있다.
15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닉 라이너는 약물중독과 노숙생활 등 방황하는 시기를 겪었다. 15세 이후 17번 재활시설에 입소했던 닉은 시설 복귀를 거부하고 거리를 전전하며 청소년기를 보냈다.
2016년 미 연예전문매체 피플 인터뷰에서는 "길거리에서 밤을 지새우기도 했고, 몇 주씩 노숙 생활을 하기도 했다. 정말 끔찍한 경험"이라며 "완전히 운이다. 주사위를 던지고 살아남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의 경험은 2015년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초연된 영화 '빙 찰리'의 영감이 됐다.
닉이 공동각본을 쓰고 라이너 감독이 제작을 맡은 이 영화는 닉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아 할리우드 스타의 10대 아들이 마약중독 문제를 겪다 재활시설에 입소하는 과정을 그렸다.
당시 닉은 빌드시리즈 인터뷰에서 이 영화가 "내 인생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주인공의 여정이 여러 면에서 자신의 삶을 반영했다고 전했다. 라이너 감독 역시 영화 속 아버지가 자신을 대략적으로 기반으로 했지만, 자신이 "그만큼 멍청한 사람은 아니었기를" 바란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영화는 대체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두 사람은 이 영화가 그들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라이너 감독은 영화 제작 과정에서 "내가 닉이 겪은 일을 더 명확하게 보고 더 깊이 이해해야만 했다. 닉도 내가 경험했던 것들을 봐야 했다고 생각한다"며 "분명히 우리를 더 가깝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닉도 어렸을 때 아버지와 많이 유대감을 형성하지 못했지만,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아버지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시나리오 작가로서 이미 차기작 집필을 시작했다고 밝혔던 닉은 이후 경력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지난해 가디언 인터뷰에서 라이너 감독은 자녀들이 진로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라이너 감독은 "내 아들은 32세이고 딸은 26세"라며 "둘 다 직업을 원하고, 둘 다 재능이 있다. 내가 적극적으로 도와야 할까? 아니면 물러서야 할까? 그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라고 고민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나는 일단 그들이 길을 찾으면, 그건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닉은 올해 초 아버지를 응원하기 위해 라이너 감독이 연출한 영화 '스파이널 탭 2' 시사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 14일 닉은 여동생 로미(28)가 자택에서 흉기에 찔린 듯한 상처를 입은 라이너 감독 부부의 시신을 발견한 뒤 살인 혐의로 체포됐다. 닉은 보석 없이 로스앤젤레스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다.
라이너 감독과 닉은 전날(13일) 토크쇼 진행자 코난 오브라이언의 집에서 열린 연말 파티에서 말다툼을 벌였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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