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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發 반도체 투자, 내년 '큰 판' 열린다”...장비업계 '슈퍼사이클' 훈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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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發 반도체 투자, 내년 '큰 판' 열린다”...장비업계 '슈퍼사이클' 훈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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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 훈풍이 내년 장비 업계에도 불 전망이다. 반도체 제조사들이 2026년 하반기 대규모 설비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늘어나는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증설로, 슈퍼사이클이 내후년에도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KLA는 반도체 제조사들의 설비 수요가 내년 하반기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반도체 장비 '빅5'에 꼽히는 이들 3사는 최근 열린 한 투자 콘퍼런스에서 한 목소리로 “고객사들과 향후 몇 년간 로드맵을 논의하고 있는데, 내년 하반기 수요가 집중될 것”이라고 전했다.

브라이스 힐 어플라이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파운드리 첨단 공정에서 강한 성장이 내년 하반기 집중되고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D램도 동반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팀 아처 램리서치 최고경영자(CEO)도 “고객들의 투자 계획을 종합적으로 반영해볼 때 하반기 쏠림 현상을 예상한다”며 “클린룸과 같은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데 수요가 점차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이언 히긴스 KLA CFO는 “결국 팹이 언제 준비되는지 등에 투자가 달려 있다”며 “내년에는 상반기보다 하반기 성장이 더 강력할 것으로 예상하고 2027년에는 웨이퍼 팹 장비(WFE) 시장 규모가 1500억 달러(약 220조원)에 달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이 2026년 하반기를 지목한 건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신규 팹 가동을 예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2~3나노미터(㎚) 공장 확장이 예정돼 있다. 회사는 올해 가동을 시작하는 2㎚ 가오슝 팹22 P1에 이어 내년 P2 가동을 계획 중이며, 또 3㎚로 알려진 미국 애리조나 팹21 P2가 2027년 가동을 앞둬 설비 투자가 내년 집중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미국 테일러팹 2나노미터(㎚) 양산을 시작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투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며, SK하이닉스도 2027년 상반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가동을 앞두고 설비 투자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2㎚ 파일럿 라인을 구축한 일본 라피더스는 2027년 대량 양산을 통한 파운드리 시장에 진입한다는 계획이어서 반도체 장비 업계가 훈풍을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AI발 반도체 슈퍼사이클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반도체 장비 업계는 큰 수혜를 입지 못했다. 신규 팹과 같은 대규모 증설보다 HBM용 후공정 패키징 투자나 첨단 미세 공정에 일부 이뤄져서다. 하지만 새로운 제조시설이 잇달아 가동을 시작하고, 여기에 D램·낸드플래시 등 범용 반도체까지 수요가 폭증하면서 투자 확대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메모리 업계 자본지출(CAPEX) 증가는 불가피하다”며 “당사의 내년 자본지출이 상당 규모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도 “반도체 제조사들이 공격적으로 생산능력 증대를 위한 투자에 나서면서 완연한 업사이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당분간 장비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요 반도체 제조사 생산시설 가동 계획

주요 반도체 제조사 생산시설 가동 계획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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