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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설 조작 방송' BBC 상대 100억 달러 소송

머니투데이 김종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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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설 조작 방송' BBC 상대 100억 달러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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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트럼프가 2021년 1월 의사당 폭동 선동한 것처럼 연설 내용 짜깁기 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멕시코 국경 방어 메달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멕시코 국경 방어 메달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공영방송 BBC에 100억 달러(14조7000억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1년 1월 의회의사당 폭동 사건을 직접 부추긴 것처럼 BBC가 연설 내용을 짜깁기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취지다.

AP통신, 미국 NBC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들은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연방법원에 BBC에 100억 달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BBC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난해 10월 자사 다큐멘터리 코너 파노라마를 통해 '트럼프: 두 번째 기회?'라는 제목의 영상을 제작, 송출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지난달 BBC 내부 고발 문서를 입수했다며 해당 다큐멘터리 제작진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조작해 트럼프 대통령이 2021년 미국 국회의사당 폭동을 직접 부추긴 것처럼 묘사했다고 보도했다.

다큐멘터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국회의사당으로 걸어갈 것이다. 그리고 저는 여러분과 함께 있겠다. 우리는 같이 싸울 것이다. 우리는 지옥에서처럼 싸울 것이다"라고 한달음에 연설한 것처럼 그려졌다. 그러나 실제 연설에서 "의사당으로 걸어갈 것"이라는 발언과 "우리는 같이 싸울 것이다"라는 발언 사이에는 50분 이상 시간 차이가 있었다.

특히 다큐멘터리에서는 "우리는 지옥에서처럼 싸울 것"이라는 발언이 국회의사당 폭력 점거를 직접 선동하는 것처럼 묘사됐는데 실제 연설에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부정을 주장하며 이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발언 중 나온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연설 중 "여기 계신 모든 이들이 국회의사당으로 행진해 평화롭고 애국적인 목소리를 낼 것이라 확신한다"며 평화 집회를 독려한 대목이 있음에도 BBC가 이 대목을 방송에 내보내지 않은 것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작 보도 의혹으로 각각 BBC 사장, 보도국장 직을 맡고 있던 팀 데이비와 데보라 터니스는 회사에 사표를 제출했다. BBC 측은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개인에게 보낸 이메일과 공개 정정보도문을 통해 사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깎아내릴 목적으로 보도 내용을 조작했다는 의혹은 부인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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