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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불패는 이재명 정부도 마찬가지…환자들 지켜주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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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불패는 이재명 정부도 마찬가지…환자들 지켜주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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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환자기본법 제정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 허윤희 기자

16일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환자기본법 제정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 허윤희 기자


“의료계, 정부, 국회 모두 의정갈등에서 벗어나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는데, 우리는 아직 여기에 머물러 있습니다. 속상하고 답답해요.”



16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환연) 대표를 만났다. 우비를 입고 손팻말을 든 채 그는 1인 시위 중이었다. 환자단체들은 지난 7월22일부터 돌아가며 1인 시위를 이곳에서 벌였다. 꼭 100일째(평일 기준)이자 마지막날 1인 시위는 안 대표가 맡았다.



안 대표는 “지난 1년 7개월 동안 이어진 의정갈등을 경험하면서 국회도 정부도 환자들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며 “결국 우리 환자들을 지킬 수 있는 건 ‘환자보호 3법’뿐”이라고 말했다. 손팻말에도 ‘환자의 투병과 권익증진 위한 환자기본법 신속 제정하라’란 23음절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환자보호 3법은 환자가 환자 관련 정책 결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환자기본법’과 정부의 의료 대란 피해 보상 의무를 담은 ‘의료 대란 피해보상 특별법’, 필수 의료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개정 의료법’을 가리킨다. 이 중 환자기본법과 피해보상법은 발의된 지 1년 남짓 동안 국회에 계류돼 있다.



“전공의 수련개선 법안 등 의료계 요구 법안은 급물살 타며 처리됐어요. 하지만 환자들의 절규가 담긴 법안은 여전히 상임위(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죠.” 옆에 있던 안상호 한국선천성심장병 환우회 대표도 “정부나 국회나 전공의 복귀를 위해 의료계 달래기에만 관심이 있었지 환자들 목소리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의정갈등 기간) 아이 수술이 밀려 피눈물을 흘렸던 가족들 피해는 누구도 책임을 안 져요.”



환자 운동을 20년 간 이어온 안기종 대표는 현 정부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환자보다 보건의료계에 더 큰 혜택을 주는 보건의료 정책과 입법에 맞서 수십년 간 환자운동을 해왔지만 현 정부들어서도 ‘의사 불패’가 반복되는 걸 보게 됐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때 시작된 의정 갈등으로 의료 현장과 학교를 떠났던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새 정부들어 복귀했으나 응급실 등 필수 의료 공백을 메우는 정책은 속도가 더디고 인공지능과 개인 건강정보를 활용한 의료 산업 육성 정책은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 ‘환자는 없다’는 게 1인 시위 100회를 마치는 환자단체들의 시각이다. “환자 운동가란 자부심은 줄고 고통만 더 커졌어요.” 안 대표의 한마디다.



16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환자보호 3법’ 입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허윤희 기자

16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환자보호 3법’ 입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허윤희 기자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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