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서울경제 언론사 이미지

'K방산의 두뇌' 한화시스템, KDDX·천궁 앞세워 매출 5.4조 정조준

서울경제 구미=심기문 기자
원문보기

'K방산의 두뇌' 한화시스템, KDDX·천궁 앞세워 매출 5.4조 정조준

서울흐림 / 2.3 °
▲구미 신사업장 가보니
2800억 투자해 축구장 13개 크기 준공
2020년 수주 KDDX 전투체계 교차검증
‘K-패트리어트’ 전투체계·레이다도 생산
K2·K9 사격지휘체계로 수출 신화 일조
무진동클린룸·자동화 자재관리실 구축해
다품종 소량생산 생산 시스템에 최적화
2032년 구미사업장 매출 5.4조 목표 제시


12일 찾은 경북 구미시 한화시스템(272210) 신사업장. 한화시스템이 2800억 원을 투자해 축구장 13개 크기로 준공한 신사업장 내 개발시험장에 들어서자 ‘ㄷ’자로 이어붙인 모니터마다 한화시스템 연구개발(R&D) 직원이 한 명씩 붙어 마치 실제 함정에서 전투 체계를 운용하듯 일하고 있다. 모니터 뒤로는 전투 체계의 서버 역할을 하는 대형 캐비닛이 줄지어 서 있었다.

이는 단군 이래 최대 함정 사업으로 불리는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에 실제 투입되는 전투 체계다. 한화시스템은 2020년 국방과학연구소와 5400억 원 규모의 KDDX 전투 체계(CMS) 및 다기능레이다(MFR) 사업 계약을 체결하고 함정의 두뇌 역할을 할 전투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KDDX 사업 추진을 놓고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경합 중이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KDDX 전투 체계와 다기능레이다는 한화시스템이 공급한다.

한화시스템은 대공전·대함전·전자전·대지전 등 다양한 전투 상황에서 함정의 지휘 및 무장 통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체계를 개발했다. 함정의 스텔스 능력을 향상시키는 통합마스트도 구축해 적외선 탐지 추적 장비, 피아 식별기 등 최첨단 장비도 구축했다.



제조동 2층에는 K방산 신화를 이끈 주역인 대공방어 체계 천궁과 군에서 사용하던 2대의 천궁-Ⅰ을 천궁-Ⅱ로 개량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한화시스템은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인 천궁-Ⅱ의 다기능레이다를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 신형 레이다는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알려진 천궁-Ⅱ의 핵심 센서로 모든 방향에서 접근하는 적 전투기와 탄도미사일을 동시에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다.

박혁 한화시스템 레이다사업센터장 전무는 “북한의 장사정포같이 산발적으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하나하나 분석해 추적해 요격탄을 쏴 올릴 수 있다”며 “인공지능(AI)을 넘어서 어떤 표적이 왔을 때 어떤 요격 체계를 사용해야 가장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의 최첨단 기술력은 수출로 이어졌다.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와 1조 3000억 원 규모의 천궁-Ⅱ 다기능레이다 수출 계약을 맺었고 2024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1조 2000억 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올 10월에도 이라크와 8600억 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한화시스템은 구미 신사업장에서 스테디셀러인 K2 전차와 K9 자주포의 눈과 두뇌 역할을 하는 사격 통제 및 사격 지휘 체계도 생산하고 있다. 사격 통제 시스템은 표적 탐지부터 탄도 계산, 포신 조준과 발사까지 관할하며 전차의 명중률과 전투력을 좌우한다. 폴란드로 수출된 K2 전차에도 한화시스템의 국산 사격 통제 시스템이 탑재됐다.

한화시스템은 이 같은 K방산의 브레인을 구미 신사업장에서 다량 생산해내고 있다. 다품종 소량 생산의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육해공 방산 제품에 탑재되는 다양한 전자광학 제품과 레이다 부품을 제조 중이다. 이를 위해 한화시스템은 방산 업계 최대 규모인 1500평 규모의 최첨단 클린룸과 700평 규모의 자재 관리실을 구축했다. 전자광학 제품은 조금이라도 초점이 어긋나면 제품 성능이 크게 저하될 수 있기 때문에 진동이 없는 환경에서 초점을 맞추는 작업이 필수다.

한화시스템은 K방산의 두뇌를 담당하는 첨단 방산 전자 제품을 만드는 구미사업장에서 2032년까지 매출 5조 40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전사 매출 2조 8037억 원 중 방산 부문이 2조 988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보다 두 배 넘는 외형 성장세를 이뤄내겠다는 포부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신사업장은 자주 국방을 위한 국내 전력화 사업에 집중하는 동시에 글로벌 안보 수요 확대에 맞춰 기술 개발과 생산 확대를 위한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미=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