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한국 축구의 차세대 윙어 양민혁(포츠머스FC)이 세계 최고 클럽 레알 마드리드와 연결되며 유럽 축구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아직은 ‘가능성’의 영역이지만, 레알이 직접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만으로도 상징성은 충분하다.
스페인 매체 ‘피차헤스’는 15일(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가 미래를 내다보는 영입을 준비하고 있으며, 그 대상 중 한 명이 잉글랜드 무대에서 성장 중인 한국인 윙어 양민혁”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이번 영입은 즉각적인 1군 전력 보강이 목적이 아니다. 레알은 잠재력이 큰 젊은 선수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장기적으로 육성하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며 “과도한 주목을 피한 채 조용히 진행되는 계산된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민혁이 레알 유니폼을 입게 되더라도 곧바로 1군에 합류하는 시나리오는 아니다. 구단은 그를 카스티야(레알 마드리드 2군)에 배치해 스페인 무대 적응과 체계적인 성장을 돕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현재 카스티야는 라리가 하이퍼모션(2부) 승격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양민혁의 스피드와 돌파 능력이 공격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양민혁은 강원FC 시절부터 폭발적인 스피드와 저돌적인 드리블, 과감한 슈팅과 정확한 패스를 겸비한 차세대 윙어로 평가받아 왔다.
데뷔 시즌이던 강원에서 12골 6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 영플레이어상과 베스트11을 동시에 석권한 이력은 그의 잠재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활약을 발판 삼아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했지만, 프리미어리그의 벽은 높았다.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그는 지난 1월 퀸즈파크 레인저스(QPR)로 임대돼 경험을 쌓았고, 올 시즌에는 보다 많은 실전을 위해 포츠머스로 향했다.
시즌 초반 5경기 연속 결장하며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10월 왓퍼드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반등에 성공했다. 이어 미들즈브러전 결승골, 레스터 시티전 도움까지 기록하며 확실한 존재감을 남겼다.
이러한 상승세 속에서 양민혁은 약 8개월 만에 A대표팀 명단에 다시 이름을 올리며 커리어의 또 다른 전환점을 맞았다. 현재 그는 포츠머스에서 공식전 13경기 2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피차헤스’는 “기록뿐만 아니라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 그리고 피지컬 강도가 높은 챔피언십 무대 경험을 레알 마드리드 코칭스태프가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적 조건 역시 ‘미래 투자’ 성격이 짙다.
피차헤스는 “레알이 고려 중인 이적료는 최대 700만 유로(약 121억 원)”라며 “500만 유로의 고정 이적료에 성과에 따른 옵션 200만 유로가 포함된 구조”라고 설명했다. 젊은 선수 영입 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레알 특유의 방식이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호드리구 고이스처럼 잠재력 있는 유망주를 조기에 영입해 월드클래스로 키워온 레알 마드리드의 행보를 떠올리면, 양민혁을 향한 관심 역시 결코 뜬금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물론 챔피언십에서 꾸준히 출전 중인 양민혁에게 카스티야 합류가 최선의 선택일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세계 최고 클럽의 공식 제안이 현실화된다면, 그 유혹을 쉽게 외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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