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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 1년 연장한다 [시그널]

서울경제 김병준 기자,박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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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 1년 연장한다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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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억弗 외환스와프도 내년말까지
가용수단 동원···'환율 방어' 총력전


국민연금이 원·달러 환율 상승 등 외환시장 불안 속에 전략적 환 헤지와 외환스와프 기간을 내년 말까지 연장한다. 10% 비율의 전략적 환 헤지에 전술적 환 헤지(5%)까지 적용 시 최대 15%의 비율로 환 헤지가 가능하다. 여기에 내년까지 한국은행과 650억 달러 외환스와프를 통해 환율 안정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보건복지부는 15일 ‘2025년 제7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개최하고 국민연금의 한시적 전략적 환 헤지 기간 등을 심의·의결했다. 먼저 기금위는 국민연금의 한시적 전략적 환 헤지 비율 조정 기간을 내년까지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기금위는 환율 급등 이후 안정화에 따른 환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전략적 환 헤지를 하는 방안을 올해 말까지 연장한 바 있다. 기금위는 또 전략적 환 헤지를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 가능하도록 탄력적 집행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해외 투자자산에 환 헤지를 적용할 경우 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는 효과가 있다. 국민연금이 내부적으로 예상한 것보다 원화 가치가 더 내려가면 보유한 해외 자산의 일부를 선물환(특정일에 사전에 약정한 환율로 매수·매도하는 거래)을 통해 파는 방식이다.

국민연금은 또 한국은행과 650억 달러 규모의 외환스와프 계약도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외환스와프 거래는 외환시장이 불안정할 경우 국민연금의 현물환 매입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 스와프 거래 기간 중 외환보유액이 거래 금액만큼 줄어들지만 만기 시 자금이 전액 환원되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감소는 일시에 그친다는 장점이 있다.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 헤지와 외환스와프 기간을 연장하고 외화채 발행까지 추진하면서 사실상 환율 방어를 위한 총력전에 나선 상황이다. 복지부 연금재정과는 최근 국민연금의 외화채 발행 필요성과 타당성 등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하면서 법 개정을 위한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시장에서는 외화채로 일부 해외 투자 자금을 직접 조달하면 현물환 시장에서 원화를 팔아 달러를 확보해야 하는 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 해외 투자 자금의 달러 매입 수요를 분산시켜 외환시장의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국민연금을 환율 방어에 동원한다는 비판은 여전한 상황이다. 환 헤지를 발동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상황에서 수익률이 줄어들고 환 헤지 비용을 일정 부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외화채는 부채 성격으로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는데 국민연금의 수익률이 줄어들 여지가 크다. 글로벌 금융 여건이 악화되거나 금리가 상승할 경우 국민연금의 상환 부담이 늘어날 수 있어 국민의 노후 소득을 책임지는 국민연금의 불확실성 리스크가 더욱 확대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일본 엔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전 거래일보다 2.7원 내린 1471원을 기록했으나 지속적으로 1470원 선을 상회하는 상황이다.

한편 기금위는 이날 ‘목표초과수익률 설정 방안’도 심의·의결했다. 목표초과수익률은 기금운용본부가 기준수익률을 초과해 달성해야 하는 수익률의 목표치다. 기금위는 초과 수익 창출의 필요성과 계속되는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을 균형 있게 고려해 2022~2026년 5년 누적 목표초과수익률을 0.248%포인트로 의결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은 1400조 원 수준으로 국내총생산(GDP)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국민연금 개혁에 따라 향후 그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과거에 만들어졌던 기금 운용 체계에 대해 재점검을 할 필요성이 있다”며 “연구와 기금위 논의를 통해 국민의 소중한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의 수익성을 지키면서 장기적인 시계에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조화롭게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가겠다”고 밝혔다.



김병준 기자 econ_jun@sedaily.com박신원 기자 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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