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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수사 180일 '명장면'...尹 구속에 국무위원 줄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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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수사 180일 '명장면'...尹 구속에 국무위원 줄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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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15일 내란 특검이 180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하며 막을 내렸다. 6개월 동안 내란 특검 브리핑을 거의 매일 진행해온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마지막 브리핑에서 끝내 눈물을 보이며 그간의 숨은 노고를 짐작케 했다.

박 특검보는 내란특검의 마지막 언론 브리핑에서 6개월간 내란특검 수사의 의미에 대해 "대통령제 하에서 헌법적 책무를 다시 한번 확인한 수사였다"며 "과거뿐 아니라 현재, 그리고 앞으로 국무총리나 국무위원, 국회의원 지위에 오른 이들이 공적 업무에서 요구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을 경우 정치적 책임뿐 아니라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역사적인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 출범 18일 만에 尹 구속영장 청구…첫 승부수는 '신병 확보'

내란 특검의 180일 수사 기간 중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장면은 지난 7월 6일 내란특검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순간이었다. 수사를 개시한 지 불과 18일 만에, 특검 수사의 최정점에 있는 윤 전 대통령의 신병 확보에 나섰던 것이다.

이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으로 석방된 지 약 넉 달 만에 다시 구속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뉴스핌DB]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뉴스핌DB]


수사 초기부터 이례적으로 신병 확보에 나선 배경을 두고, 법조계에선 조은석 특검의 수사 스타일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조 특검의 수사 스타일은 수사 초반 핵심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해 수사의 주도권을 쥐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었다. 당시 영장이 기각될 경우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음에도,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신병을 확보나선 것은 조 특검의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10일 재구속됐다. 지난 3월 7일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으로 석방된 지 124일 만이었다. 법원은 핵심 쟁점이었던 증거인멸 우려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비교적 짧은 수사 기간 속에서 내란특검은 수사 초반부터 윤 전 대통령의 신병 확보에 성공하며 수사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


◆ 국무위원에 책임 묻는 수사…구속영장 기각 속에서도 기소 이어가

이후 내란특검은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계엄 전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들의 책임을 묻는 수사를 이어갔다. 지난 8월 19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구속기소했다.

내란특검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8월 27일 법원에서 구속영장을 기각했고, 이에 특검은 이틀 뒤인 8월 29일 한덕수 전 총리를 불구속 기소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 [사진=뉴스핌DB]

한덕수 전 국무총리. [사진=뉴스핌DB]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10월 15일 박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내란특검은 수사 종료를 3일 앞둔 12월 11일 박 전 전장관을 불구속 기소하는 한편 한덕수 전 총리에 대해 추가 기소를 단행했다.


애초 법조계 일각에선 특검이 국무위원들의 헌법적 책무에 형사적 책임을 묻는 데 대해 의견이 엇갈렸다. 계엄 선포 전후 행위에 따라 계엄을 돕는 역할을 했다면 방조나 공범으로 처벌할 여지가 있다는 해석이 있는 반면, 헌법상 책무와 형법상 내란죄의 구성요건은 다르기 때문에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한 폭동의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는 한 내란 가담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마지막 브리핑에서 수사 과정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 한덕수 전 총리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꼽았다. 박 특검보는 "고위 공직자들이 권한에는 민감한 반면, 책임과 책무에는 둔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수사를 통해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이들의 헌법적 책무를 한 번쯤은 각인시키고 싶었는데, 한덕수 전 총리 등 국무위원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 "尹, 권력 독점 위해 계엄 선포"…김건희는 "관여 사실 없다"

"윤석열은 권력을 독점하려고 계엄을 선포했다. 김건희 여사가 계엄을 함께 모의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내란특검이 180일간의 수사 끝에 내린 결론이다. 마지막 브리핑에는 조은석 특검이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조 특검은 오전 10시 예정이던 브리핑에 4분 빠른 오전 9시 56분 등장해,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6개월간의 수사 결과를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조은석 특별검사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5.12.15 choipix16@newspim.com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조은석 특별검사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5.12.15 choipix16@newspim.com


조 특검은 "윤석열은 2024년 4월 총선 이전부터 비상계엄을 준비했고, 북한의 무력 도발을 유인해 계엄을 선포하려 했으나 실패했다"며 "이후 군을 동원해 무력으로 입법권과 사법권을 장악하고 정치적 반대세력을 제거해 권력을 독점·유지할 목적으로, 2024년 12월 전후의 정치 상황을 국정 마비로 규정하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밝혔다.

김건희 여사의 계엄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내렸다. 박지영 특검보는 "지난해 8~11월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비상계엄 관련 모임에 참석한 군 사령관들을 모두 조사하고 통신 내역 등을 확인했으나, 김 여사가 계엄 관련 모임에 참석하거나 관여한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검은 김 여사 개입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 측근들로부터 "계엄 선포 이후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크게 다퉜고, 김 여사가 '너 때문에 다 망쳤다'며 강하게 분노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abc12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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