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15일 페이스북 캡처 |
더불어민주당이 15일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겨냥, “대통령의 업무 지시에 따를 의지도 없고, 공공기관장으로서 책임 있게 조직을 운영할 뜻도 없다면 자리를 내려놓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했다. 이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일관성 없다”고 비판했다.
김지호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 업무보고 자리에서 대통령이 직접 질의하고 지시한 사안에 대해, 당시에는 명확한 설명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던 공공기관장이 사후에 SNS를 통해 대통령의 공적 업무지시를 공격하고 반박하는 모습이 과연 공공기관 사장으로서 적절한 태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토교통부 등 업무보고에서 이 사장에게 “(출국 검색 때) 1만 달러 이상 못 가져가게 되는데, (수만 달러를) 100달러짜리로 책갈피처럼 끼워서 나가면 안 걸린다는 주장이 실제로 그런가”고 물었다. 이에 이 사장이 구체적 답변을 하지 못하자 이 대통령은“참말이 기십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지금 딴 데 가서 노시느냐, (취임하신 지) 3년이나 됐는데 업무 파악을 정확하게 못 하고 계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3선 의원 출신의 이 사장은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3년 6월 임명됐다.
논란이 커지자 이 사장은 14일 페이스북에 “불법 외화반출은 세관의 업무이고, 인천공항공사의 검색업무는 칼, 총기류 등 위해품목”이라고 해명했다. 자신의 담당 분야가 아닌 걸 이 대통령이 질문했다는 뜻이었다. 그러면서 ‘책갈피 달러 검색 여부’에 대해 “인천공항을 30년 다닌 직원들도 보안 검색 분야 종사자가 아니면 모르는 내용”이라며“걱정스러운 것은 온 세상에 ‘책갈피에 달러를 숨기면 검색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업무 지시는 개인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국민 안전과 행정 책임을 강화하라는 공적 요구”라면서 “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여론전으로 대응하는 것은 공공기관 운영을 사적으로 처리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이 사장은 자신의 언행이 공공기관의 신뢰를 훼손했는지 깊이 성찰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후 김 대변인의 브리핑을 첨부한 페이스북 글에서 “민주당에는 일관된 철학이라는 것이 없다”며 “그때그때 좋아 보이는 말들을 모두 쏟아내다 보니, 결국 서로 이어지지 않는 주장들이 붙어 프랑켄슈타인이 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민주당은 공무원들에게 부당한 지시에 대해서는 당당히 이의를 제기하고, 소신 있게 공직 생활을 하라고 말하지 않았나”라며 “그 상징으로 박정훈 대령에게 상훈까지 수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한편으로는 공무원들에게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하라며 등을 떠밀어왔다”며 “이 두 가지를 결합해 보자”고 했다. 그러면서 “환단고기나 띄우려는 수준의 대통령의, 범죄 수법으로 아는 척하는 부당한 갑질에 대해 SNS에 문제를 제기하고, 자신의 입장을 해명하며 나라 걱정까지 덧붙인 이 사장의 행동은 오히려 민주당이 권장해 온 모습에 가장 부합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제 와서 이를 문제 삼는다면 스스로 해왔던 말과 행동을 부정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 글에 앞서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선 이 대통령을 향해 “팥쥐 엄마가 의붓자식 콩쥐에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강요했던 것처럼, 전 정부 인사라는 이유로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게 본인 업무 범위도 아닌 것을 물어보고 제대로 답을 기다리지도 않은 채 낙인찍어 괴롭히는 모습은 팥쥐 엄마도 울고 갈 갑질이었다”고 비판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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