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가능성과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라는 대외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빠르게 위축되는 모습이다.
◆엔화 긴축 우려에 가상자산 급락…비트코인 8만9000달러선 붕괴
14일(현지시간)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3시 30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16% 하락한 8만9307달러(약 1억27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한때 8만8000달러(약 1억2500만원)선까지 밀리며 지난 8일 이후 처음으로 8만9000달러(약 1억2700만원)선이 붕괴됐다. 현재 비트코인은 9만달러(약 1억2800만원)를 밑도는 수준에서 약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알트코인의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3100달러(약 440만원)선을 위협받고 있으며, 바이낸스코인(BNB), 솔라나(Solana), 리플(XRP) 등 주요 알트코인들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특히 리플은 2달러 지지선이 무너지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샀다.
이번 하락장의 핵심 원인으로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지목된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통화 정책을 긴축으로 선회할 경우 저금리인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해온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대거 청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델타 익스체인지의 리야 세갈 애널리스트는 “2024년 이후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매번 비트코인의 20~30% 하락을 유발했다”며 “투자자들이 이에 대비해 방어적인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미국의 거시경제 불확실성도 하락 압력을 가중시켰다.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핵심 경제 지표 발표가 지연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 방향성을 확인하려는 관망세가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 흔들리자 ‘롱 베팅’ 직격탄…8만6000달러 지지 시험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9만~9만3000달러(약 1억2800만~1억3200만원) 구간 안착에 실패하면서 추가 조정 가능성이 열렸다고 보고 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1차 지지선을 8만6000달러(약 1억2200만원)로 제시했다. 유명 가상자산 분석가 알리 마르티네스 역시 “8만9000달러(약 1억2700만원)가 붕괴됨에 따라 다음 지지선은 8만6000달러(약 1억2200만원)가 될 것”이라며 “이 선마저 무너질 경우 더 깊은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격이 급격하게 출렁이면서 상승장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의 자금이 강제로 처분되는 대규모 ‘청산’ 사태도 속출했다.
리야 세갈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이번 하락으로 약 11만6000명의 투자자가 강제 청산을 당했으며, 손실 규모는 2억9500만달러(약 4200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 상승을 예측했던 물량(롱 포지션)에서만 2억1300만달러(약 3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해 시장의 공포 심리가 극에 달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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