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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닥터] 뇌종양 환자, 생명 뿐 아니라 삶의 질까지 지키는 것이 목표

이데일리 이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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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닥터] 뇌종양 환자, 생명 뿐 아니라 삶의 질까지 지키는 것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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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작은 절개로 큰 치료 효과 기대… 눈썹 위 2㎝ 절개…“흉터 없이 기능 보존”
‘최소침습 뇌종양 수술 · ;사이버나이프 방사선수술’… “안전성과 정밀성 모두 잡아”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최근 의료계에서는 환자의 회복 시간을 줄이고 기능 손상을 최소화하는 ‘최소침습(minimally invasive)’ 뇌종양 수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가운데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신경외과 조성진 교수는 눈썹 위 2㎝ 절개만으로 복잡한 뇌종양을 제거하는 기술과 절개 없이 방사선으로 종양을 치료하는 사이버나이프 방사선수술(SRS) 분야를 이끌며 주목을 받고 있다.

◇눈썹 위 2㎝ 절개…“흉터 없이 기능 보존”

조성진 교수는 국내에서 상안와 눈썹절개 최소침습 접근법(supraorbital eyebrow approach)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발전시킨 대표 의료진이다. 그가 발표한 연구 “안와상 접근법을 이용한 전두개저 및 부뇌하수체 병변 치료: 단일 기관 경험을 통한 통찰(Supraorbital Approaches for Anterior Skull Base and Parasellar Lesions: Insights From a Single-Center Experience)”에서는 전두기저부(anterior skull base), 접형동주변(parasellar) 등 깊고 접근이 까다로운 병변을 대상으로 다년간의 임상 성적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접근법은 종양 제거율이 높고, 시야 확보가 우수하며, 뇌 견인(traction)의 최소화로 뇌 손상 위험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눈썹에 피부를 절개하기 때문에 수술 후 흉터 노출이 거의 없고, 미용적 만족도가 높으며 회복도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조 교수는 “기존 개두술은 절개 범위가 넓고 회복에 시간이 걸렸지만, 최소침습 접근법은 마취시간을 단축하고, 환자의 회복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다”며 “특히 고연령층이나 직업 복귀가 중요한 젊은 환자 또는 미용적 부담이 큰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절개 없이, 로봇이 0.5㎜ 단위로 추적


조 교수는 사이버나이프 방사선수술 분야에서도 손꼽히는 전문가다. 사이버나이프는 로봇팔이 종양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고에너지 방사선을 조사하는 기술로 전신마취가 필요 없고, 절개가 없으며 0.5㎜ 단위의 정확도를 구현한다.

특히 고령 환자나 기저질환이 많은 환자처럼 수술 위험이 큰 경우에도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 조 교수는 대한신경방사선수술학회(KNRS)에서 3대 회장을 맡아 국내 사이버나이프·감마나이프·트루빔·젭엑스 등 정위방사선수술 전체 분야의 임상 교육과 연수강좌 체계를 정비하고, SRS 치료 표준화를 이끌어 왔다. 더욱이 전이성 뇌종양, 청신경종, 수막종, 뇌하수체 종양, 뇌동정맥기형 등 다양한 질환에서 높은 종양 제어율(local control), 치료 후 기능 보존, 합병증 최소화라는 장기 성적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최소침습 + 방사선수술 병합 전략… “안전성과 정밀성 모두 잡아”


조 교수는 단일 치료보다 ‘수술 + 정위방사선수술’ 병합 전략이 재발률 감소와 기능 보존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일명 ‘Dual Strategy’ 로 불리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최소침습 개두술을 통해 종양을 최대한 제거하고, 남아 있는 종양이나 접근이 어려운 깊은 병변을 사이버나이프로 정밀하게 조사하는 형태다. 이러한 환자 맞춤형 치료는 수술의 안전성과 방사선의 정밀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최근 국내외에서도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환자가 두려워하지 않는 진료”를 목표로

조 교수는 “뇌종양 진단은 환자와 가족에게 큰 충격이고, 그 두려움을 줄여주는 것이 의사의 역할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진료 과정에서 환자의 이해를 돕는 설명, 치료 과정 투명성, 기능 보존 중심 철학을 가장 강조한다.

30여 년간의 임상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조 교수는 국내 뇌종양 분야에서 최소침습 수술과 방사선수술의 ‘두 축’을 모두 갖춘 드문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끝으로 “환자의 생명 뿐 아니라 삶의 질까지 지키는 것이 목표로, 앞으로도 더 안전하고 더 정밀한 치료를 위해 연구와 교육을 멈추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조성진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뇌종양 환자에게 치료법과 수술후 관리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성진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뇌종양 환자에게 치료법과 수술후 관리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